집안 형편이 어려워 빠른 취직을 위해 학사졸 연구직을 알아보고 있었는데요. 마침 멘토님이 계시기도 한, S 기업(제약)에서 ‘학사졸 연구원’을 채용한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제 전공인 생화학을 살리면서도 학사 졸업 후 취직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교수님은 물론 같은 과 선후배들도 모두 연구직은 무조건 석사 이상만 가능하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학사만 졸업한 제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합니다. 회사에서는 결국 인턴 연구원 정도의 경험을 가진 학사졸을 뽑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석사졸과는 다른 어떤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채용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 전공을 좋아하고 이 전공을 살려 직업도 얻고 싶지만, 여러 세부 분야로 석사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달리 저는 정작 관심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세부 분야가 없어 미래가 두렵기만 합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학부만 졸업하고서 연구직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시는군요. 도움이 되도록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드려 볼게요.

그 전에 간단히 저희 회사에 대하여 말씀드리면요. 세포주개발 / 배양공정개발 / 정제공정개발 / 제형개발 / Device개발 / 분석법개발 / QC / QA / 마케팅 / SCM / 임상 / 허가 등의 부서가 있는데요. 그중 '세포주개발'이나 '분석법개발' 부서가 아마 지금 멘티님께서 본 학사졸 연구원을 채용하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학사졸업자를 연구직에 채용하는 이유는, 석사 인력과 학사 인력이 동등한 퍼포먼스를 내는 분야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보통 알고 계시는 '연구'하는 분야라고 하면 '분자 생물학' 수준의 연구를 의미하는데요. 실제 회사에서 이 인력의 비중은 10%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분야는 어떨까요? 일반 생물학 정도의 기초지식을 가지고 실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일반 생물학이 필요한 이유는 회사에서 판매하는 물질을 접하게 될 때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학사 인력을 채용하고 있고요. 진급이나 기타 조건은 학사졸과 석사졸이 동등합니다. 그렇다고 석사가 손해를 본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석사는 2년의 경력을 더하고 들어가게 되고, 인정된 경력에 맞게 연봉도 높죠.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도 멘티님과 비슷한 이유로 이곳에 학사로 취업했습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세부 분야가 없어 고민하고 계신다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요. 우선 회사의 연구 분야에 관해 더 알아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는 연구 분야라고 하는 분자 생물학 수준의 연구만이 아니라, 공정 개발이나 기타 분야에서도 인재를 구하고 있거든요. 꼭 알아보시고 진로 탐색을 하셨으면 합니다. 다만 '세포주개발'과 같은 세포 수준의 연구 부서는 실제로 석사/박사 비중이 높으니 감안하시고요.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다시 질문 주세요. 열심히 준비하시고, 멘티님의 앞날을 응원할게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