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5살 취준생 멘티입니다.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했고 S 전자에 정말 꼭 입사하고 싶습니다.

전자 분야 쪽에 관심이 있어 트렌드 파악 등은 꾸준히 해 왔지만, 전공 부분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한 막연함이 있습니다.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수원 디지털시티 앞에서 인터뷰도 진행해 보았지만 상세한 것까지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세부적으로 연구개발팀이 나뉘어 진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멘토님께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어 질문을 남깁니다.

1. S 전자 무선사업부에서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정확히 어떤 업무를 처리하시나요?)

2. 업무에 있어서 반복적으로 처리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3. S 전자에서만 통용되는 언어가 있나요??

4. 무선사업부 안에서도 여러 팀으로 나뉘어 지는데 어떤 쪽이시며, 그 업무는 상세히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아는 바가 없어 부족하고 모자란 질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토님의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우선 이렇게 잇다를 통해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고 많은 멘토 중 저를 선택해 질문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S 전자 입사를 ‘꼭’ 하고 싶어 하는 분이니만큼 답변이 ‘꼭’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사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업무의 개념에 있어 막연한 두려움 혹은 생소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지요. 저도 정말 수많은 멘토링에 참여해 보았고 진로와 취업에 대해 상담도 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취업준비생)은 취업을 하고 싶은 회사가 정해지면 오직 입사만을 바라보고 달려가곤 한답니다. 정작 회사에 들어간 후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어떤 직무를 맡아 내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실질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인가?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 내에서의 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를 파악하려 하는 모습은 남들에 비해 한발 앞서 나가는 훌륭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정말 정말 칭찬해주고 싶어요.

심지어 디지털시티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니... 엄청난 열정이로군요. 혹시 무작위로 오가는 직원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한 것인가요? 업무에 지치고 바쁜 사람들이다 보니 멘티의 질문에 상세한 답변을 바로 바로 해 주기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 점은 이해를 부탁드리면서 본격적으로 질문에 답해 볼까요?

일과를 설명하기 전, 알아야 할 것이 'S 전자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이겠지요? 잘 알고 있다시피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사업부 별로 만드는 제품군이 다르고 이 중 무선사업부는 휴대전화 단말기와 태블릿 PC를 만들고 있지요. 자, 그럼 답이 쉽게 나옵니다. S전자 무선사업부 직원의 하루 일과는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만들어 내고 판매하여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위해 돌아갑니다. 

너무 당연한 대답이죠. 자 그럼 스마트폰을 개발했던 저의 엔지니어 시절로 돌아가 구체적인 하루 일과를 알려 드릴게요. 사실 연구개발에 있어서 '하루치의 업무 할당량'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문제 해결의 연속이지요.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시험을 통해 재현하고, 갖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을 해 나가며 성능을 개선시키는 것이 하루 일과랍니다. 

출근을 하면, 검증 담당 부서에서 등록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파트원이 모여 이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논의를 합니다. 그리고 각자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해야 할 일을 배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죠. 실험실에서 하루 종일 측정만 할 때도 있고, 성능이 개선된 부품의 설계를 위해 PC 모니터를 보며 부품 도면을 이리저리 수정해 보기도 합니다. 

부품 발주를 위한 금액 처리 등의 행정적인 업무 또한 빼놓을 수 없죠. 정말 제대로 설명하라면 며칠 밤낮을 새어 가며 이야기해도 모자랄 만큼,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답니다.

연구개발에서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일이란 것은 바로 ‘문제해결’이겠지요? 어떤 신모델을 개발하던 초기 단계에는 끊임없이 문제점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개발팀 소속이던 시절 사운드 파트를 담당하였습니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최적의 음량으로, 최저의 노이즈와 선명한 음질로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지요. 

그런데 그 많은 종류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모두 귀로 듣고 대충 조절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안 되지요. 전문적인 측정 장비가 있습니다. 음량은 몇 dB 이상, 노이즈는 dB 이하, 신호 대 잡음비 또한 일정 기준을 넘지 않아야 성능 기준에 통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운드 엔지니어 시절에는 이 측정 장비를 가지고 음향 측정을 매일같이 반복했습니다. 디스플레이 담당자는 휘도와 채도 측정, WiFi 담당자는 신호 세기 측정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지요. 엔지니어들은 이렇게 실험, 측정, 결과 도출에 항상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희끼리의 은어가 물론 있지요. 그러나 지금 설명을 한다 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예요. 그런데 이러한 용어들은 입사하고 S 전자의 식구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 미리 입사 준비 차원에서 알아둘 필요는 없답니다. 오히려 무선사업부의 주력 제품 스마트폰에 쓰이는 기술 용어를 공부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5G, IoT, LTE Band, 5GHz WiFi 같은 용어들 말이죠. 이와 더불어 최근 IT 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키워드를 공부한다면 완전 금상첨화겠지요? 

자, 비단 무선사업부만이 아닌 일반적인 제조업을 생각해 봅시다.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팔아야 해요.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잘 팔릴까 구상을 해야겠지요? 바로 상품기획 팀이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구상이 완료되었으니 실물로 만들어야 하겠지요? 이 역할은 개발팀이 담당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만든 제품이 아무런 검증도 없이 소비자들에게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혹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라도 터지면? 따라서 품질을 담당하는 팀이 있고요,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겠지요? 이 부분은 바로 마케팅과 영업팀에서 담당합니다. 

그럼 지금 제가 속한 곳은 어디냐? S 전자 무선사업부가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부품을 직접 제작할까요? 디스플레이나 스피커, CPU를 포함한 회로 보드 심지어 조그만 나사 하나 까지도요? 갤럭시 노트를 예로 들어 볼까요? 수천 개의 부품 중 무선사업부에서 직접 생산하는 부품의 종류는 바로... 0개입니다. 

모든 부품을 협력사에서 구매해 와야 하지요. 저는 바로 이러한 역할을 맡은 '구매팀'에 있습니다. 구매하는 부품의 단가가 낮을수록 원가는 떨어지고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에 구매팀은 회사 이익 창출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일단은 이렇게 대략적인 답변을 남겼는데요, 사실 멘티께서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100% 속 시원한 답은 아닐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무래도 글을 통한 질문과 답변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도 늘 기회는 있으니까, S 전자 입사라는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길 바라고 추가 질문에도 계속 답변을 해 줄 테니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하세요. 멘티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