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영문학을 전공하는 3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HR 쪽으로 진로를 고민 중입니다. 저는 문과 출신이 많이 진출한다는 분야를 제 나름의 기준으로 나누어봤습니다. 바로 숫자를 다루는 재무/회계 등의 비즈니스 영역과 사람을 대하는 경영전략/인사 분야입니다.
Ⓒsupawat bursuk
저 스스로는 숫자보다는 사람을 다루는 일에 더 가깝다고 느낍니다. 공공컨설팅 관련 대외활동을 하면서 사람에게 직접 닿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이 마음을 실천하고자 아프리카 해외 봉사를 계획 중이고, 업무 역량을 키우겠단 생각으로 HR 실무자 간담회나 콘퍼런스도 참석할 생각입니다.
의욕은 앞서는데 정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일반 문과 출신이 어떻게 HR 분야에 진입할 수 있을지, 제가 경험한 대내외 활동에서 어떤 점을 더 보완하면 좋을지, 멘토님께서 HR 인턴을 뽑으신다면 어떤 역량과 경험을 중요하게 보실지 여쭙고 싶습니다.
바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조범현 멘토의 답변
반갑습니다. 우선 HR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점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 분야는 가장 어렵고 힘든 직무 중 하나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춘 멘티님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HR 분야 진입방법은 크게 3가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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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1. 높은 경쟁률 뚫고 HR 직무 신입으로 입사
첫째는 HR 직무 신입으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가능만 하다면 가장 최선의 진입 방법입니다. 다만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경영지원은 인문계 전공생, 특히 여학생들이 가장 입사를 희망하는 직무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HR, 인사 분야의 인기는 매우 높습니다.
반면 기업에서는 HR 직무로 신입직원을 잘 뽑지 않습니다. 경력직을 뽑거나 사내 직원을 인사부서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입 직원은 많아야 1~2명 뽑습니다.
제가 취업 준비를 하던 당시에도 이 분야의 신입 채용 공고를 찾기 힘들어 고역이었습니다. 취업준비생에게 인기 많은 대기업의 경우 어학, 대외활동 등 스펙 과열화가 상당히 심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기에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현실의 어려움을 인지하되 신입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남은 대학 기간 동안 열심히 준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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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2. 직무순환제도를 노리자
두 번째 방법은 선발인원이 많은 다른 직무로 입사해 추후 HR 부서로 배치받는 것입니다. 신입보다는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사내직원을 인사부서로 보직 변경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직무순환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서 처음부터 내가 원하는 직무에 배치를 못 받더라도 이 제도를 통해 HR 부서로 이동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은 신입 채용공고에 HR 부서를 따로 두지 않습니다. 경영지원으로 선발을 하죠. 이는 내가 합격을 하더라도 꼭 HR 부서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은 사내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발탁해 인사부서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두 번째 진입방법의 치명적인 단점은 직무순환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방법 3. HR 컨설팅 회사에서 대기업으로 이직
마지막 진입방법은 HR 컨설팅 회사에 입사 후 경력을 쌓은 뒤 대기업의 인사부서로 이직하는 것입니다. 좀 돌아가야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반 기업보단 HR 컨설팅 회사 신입으로 진입하는 게 수월한 편입니다. 대기업보다 급여가 적고 일이 고되기는 하지만 실력과 경험, 경력은 확실히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재직 중인 회사에도 이 방법을 통해 온 대리, 과장급 직원이 있는데,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원 시절 진로 고민을 할 때도 교수님들께서 이 방법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세 가지 진입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제 생각에는 첫 번째 방법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습니다. 물론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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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의 지름길
제가 만약 HR 인턴을 채용한다면 특별한 역량이나 경험을 갖춘 사람보다는 성실하고 적극적인 사람을 뽑을 것입니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도울 자세가 되어 있는 친구라면 얼마든지 환영할 것 같습니다.
대외활동 부분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이왕 할 거면 본인이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외활동을 고르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이 어디인지, 어느 직무를 하고 싶은지 탐색하는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할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아직도 매일 아침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발송하는 채용 공고를 챙겨서 봅니다. 그리고 궁금한 기업이 생기면 기업 정보 공유 사이트를 통해 근무환경이 어떤지 알아봅니다. 그리고 HR 관련 카페에서 조언을 얻기도 하죠.
이런 식으로 내가 가고 싶은 기업과 직무를 적극적으로 파악하면,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을 때 누가 조언해주지 않아도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막연하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라고 자주 물어봅니다. 그러면 답변도 막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목표가 명확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요즘 가장 즐겨듣는 노래가 정인의 <오르막길>이라는 노래인데요, 이 노래처럼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오른다면 결국은 어느 길로 가든 정상에서 만날 것입니다.
멘티님도 적극적으로 HR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업과 직무를 탐색해보길 바랍니다. 제가 재직 중인 회사처럼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좋은 숨겨진 보물 같은 기업도 꽤 많습니다.
멘티님만의 목표 기업을 설정한다면 산 정상에서 만나듯 언젠가 HR 분야에서 만날 날이 있을 것 같습니다.ᅠ좀 더 구체적인 질문이 생긴다면 얼마든지 더 질문해주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