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지방 소재 국립대학교 경영학부를 전공하고 있는 4학년 학생입니다. 중간에 휴학을 한 번 해서 현재 24살이에요.
원래는 교사가 꿈이었지만, 성적에 맞춰 대학교에 오게 되었고 경영학부의 다른 학생들처럼 취업 준비를 하는 도중에 저의 꿈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요.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알바를 하며 아이들을 보는 게 행복했기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에 계속 미련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늦은 나이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지금까지 해왔던 취업 준비를 계속하는 것과 다시 수능을 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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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적지 않은 관계로 이번 선택이 삶에 큰 영향을 끼칠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교대도 요즘 전망이 좋지 않다, 아이들 수가 줄어서 교대 입학해도 취업이 쉽지 않다 이런 말이 많더라고요.
만약 25살에 교대에 진학하게 되면 29살에 졸업을 하게 되는데요. 그 나이에 취업이 가능한지 걱정됩니다. 선생님이란 직업은 취업의 대상이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취업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더라고요. 늦은 도전이기에 더욱더 망설여지고 고민이 됩니다.
29살이 되었을 때 또다시 취업난을 겪게 된다면 저를 믿고 교대 진학에 도움을 주신 부모님께도 너무 죄송할 것 같고요. 정말 초등학교 선생님의 전망이 좋지 않나요? 현직에 계신 멘토님의 소중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조은혜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이번에 1학년 담임을 처음 맡다 보니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상황들을 헤쳐나가야 하는 시점이라, 답변이 늦은 부분 양해 부탁드립니다.
질문해 주신 내용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지금쯤 빠른 동기들은 벌써 취업 소식을 들려주고 있겠네요. 또 누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소식을 들으며 수시 원서 접수를 하던 때처럼 마음이 쉽사리 잡히지 않으시겠군요.
경영학과라면 다양한 분야로 진출이 가능한 학과이니만큼 어느 쪽이 나에게 잘 맞을지, 지금 준비하는 직무가 맞게 선택한 것인지도 고민이 많으시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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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현장에서는 인성 교육이 가장 중요해요
저의 입장에서 교사는 만족도가 매우 높은 직업입니다. 저는 MBTI 검사를 하면 ESTP 유형, 에니어그램 검사를 하면 8유형이 나옵니다. 또한 홀랜드 흥미 검사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것이 E 기업가형입니다.
종합하자면 외향적이고 큼직큼직하게 일을 하며, 사람들에게 나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치는가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라고 하겠습니다. 어린 나이의 학생들에게 저의 피드백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쩌면 인생을 바꿀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의외로 기업에서 일하는 것보다 저의 적성에 잘 맞는 듯합니다.
초등교사로 재직하며 가장 만족스러운 일은 심리정서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저의 조언대로 잘 따라오고 노력하여 학교 적응의 어려움을 극복할 때입니다. 중고등학생과는 달리 사회적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는 초등학생의 특성상, 수업이 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성공적인 초등교사로 여겨지는 사람을 보면 '본인의 학급을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나가는 사람'인 경우가 많고요. 막상 초등교사가 되시면 마주하는 것이 국영수 학습보다는 인성에 대한 부분이 큽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돌보고', '키워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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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따라 교사가 부족한 곳도 있습니다
임용이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사실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사실이 아닙니다. 교대의 재정이 문제가 되면서 교육부에서는 교대의 정원을 학교가 자체적으로 조절하게 했는데요. 경상도권(부산, 대구, 진주)의 경우 입학생 수를 크게 늘렸고, 그래서 임용고시에서 재수하는 학생들이 다소 있었습니다.
공주 교대 같은 경우를 보면요. 충남은 오히려 교사가 부족해서 임용 TO가 해당 지역 교대의 졸업생 수를 모두 흡수할 정도는 됩니다. 만약 교대를 진학하실 경우 공주 교대가 유리할 듯합니다.
첫째로 멘티님은 이미 4학년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내신 유효기간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주 교대 같은 경우 비교내신을 적용하여 수능 성적을 내신 성적으로 추산하여 반영하기 때문에 재수생에게 유리합니다.
둘째로 각 지역 교대마다 해당 지역에 임용고시 가산점을 받습니다. 그러나 공주 교대를 나왔다고 해서 꼭 충남으로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고, 모든 지역에 응시가 가능합니다. 저 또한 공주 교대를 졸업하고 경기도로 임용고시를 쳐서 수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입학과 졸업 후의 진로까지 함께 이점이 있다고 보입니다.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
그리고 멘티님께서 경제적인 부분을 고민하시는데요. 교대의 특성상 학비가 한 학기에 200여만 원 전후입니다. 이 정도 비용은 교사로 3년만 재직한다면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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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에서 멘티님은 스스로 SWOT 분석을 해보시고 교대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저의 경우 노동부 워크넷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적성검사와 대학 상담소에서 받아본 MBTI, 에니어그램 등이 진로를 확정 짓는 데 큰 도움이 되었거든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현실적 상황이 가장 크다고 보이네요.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24살은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저와 같은 학번으로 입학했던 분 중에 31살이신 분도 있었고 34살이신 분도 있었어요. 한 분은 신문방송학과를, 다른 한 분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일하다가 오셨는데 두 분 다 훌륭히 교사가 되셨습니다.
제가 드린 적은 정보가 결정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어떤 결정을 하든 멘티님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