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칼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솔직한 이야기.
"사회복지사 자격증이나 따볼까?"
주변에서 많이 듣는 말이었다. 특히, 힘들다고 한숨을 쉬면서 넋두리를 하는 사람들로부터 듣는 게 우선순위 중 첫번째였으며, 두번째는 퇴직을 앞두고 있는 중년 남여 직장인들 사이에서 들은 말이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왜 따려고 하십니까?"
"할 것도 없잖아. 그리고 국가자격증이니까 여러모로 쓸모도 있을 것이고, 퇴직 후에 요양원이나 센터 등에서 일하면서 사는 것도 편안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쁠 건 없잖아."
사회복지사인 나에게는 수도 없이 듣던 말. 그렇다.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단지 그러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인식되어진 것이다.
혹시라도 취준생 여러분들 사이에서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면서 그러한 자세로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할 거면, 사회복지사 마라."
어느 직업이나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사회복지사 또한 그러하다. 사회복지사란 무엇인가? 단순히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착한 사람들만 할 수 있고, 마음만 있으면 될 수 있는, 그러한 직업인 것일까? 아니다. 사회복지사는 그러한 요건만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회복지사는 한 사람의, 한 집단의, 한 지역의, 한 국가의 전반적인 흐름에 민감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직업집단이다. 대학교 또는 대학원에서 이들이 공부하는 양 또한 다른 학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 못지 않게 공부할 것들이 많다. 사회복지사를 따려면, 전공과목 8과목을 이수하는 것을 최우선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이 과목들은 후에 사회복지사 1급 국가자격증 시험에도 나온다. 인간의 행동양식에 따른 그 원인과 해결책, 그리고 인간의 생체주기별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부터, 각종 미디어 서치와 분석, 결과를 토대하는 공부, 각종 행정과 법, 정책까지. 필요에 따라서는 의학용어도 공부를 해야 하고, 국제의 흐름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사회복지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복지국가의 형태로 자리잡혀 있지 않아서 다른 나라들의 정책과 흐름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는 그렇게까지 공부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요? 학점은행제나 사이버 대학 등에서 따고 신청하면 자격증 바로 주잖아요. 그럼 되지 않아요?"
점점 사회복지시설에서도 1급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을 원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러하지 않은 시설들도 있지만, 복지관이나 재단 등 흔히 말하는 '메이저'급의 기관이나 시설에서는 1급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영어 성적까지 원하고 있다. 사회복지를 하는데, 무슨 영어까지 필요하냐고 할 수 있지만, 글로벌이라고 얘기하는 시대에서 사회복지 또한 글로벌의 추세로 가고 있다. 점점 사회복지에서도 영어를 원하고 있다. 아니, 거의 필수로 가고 있다.
사회복지는 클라이언트, 즉 고객을 상대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우선이어야 하는 일이다. 그저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해당 클라이언트의 문제와 관련하여 상담과 조사 등을 해야 하고, 회의를 통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며, 계약을 하고 진행하고 평가를 하는 것. 이것이 사회복지사의 주된업무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서 저런 말이 나오는 걸까? 이는 사회복지의 역사에서 비롯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각종 외국의 복지단체로부터 통합적인 지원을 받는 KAVA(카바)라는 단체가 출범을 하여 지원을 받게 되었으나, 1970년대부터 이 단체가 해체를 하게 되면서 조금씩 정부가 사회복지정책들을 주도하게 되었다. 즉, 당시 외국으로부터 받은 사회복지의 마인드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유입이 되었으며,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을 향한 이미지 또한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복지는 어려운 사람들을 향해 도와주는 일' '착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사람들' '봉사심이 있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이러한 역사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정부는 그다지 중요성을 갖지 못하였고, 그저 사업비를 지원해주면 알아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만 여겨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 속의 흐름에 따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복지예산은 점차 증가를 하고 있다. 복지에 대해 요구를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만큼 사회복지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해주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 평생 개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사회복지사가 먹고 사는 게 힘들다고 한다면, 주변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을 선택해서 사서 고생하냐?" "너희가 있는 일은 봉사하는 마음으로만 있는 거 아니냐" "돈보다 너의 마음이 중요한 거 아니었어?"
다시 한 번 현장에서 뛰는 사회복지사로서 얘기를 한다. 사회복지사도 직업이며, 우리도 급여를 받고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사회복지사 또한 자신의 직무대비 인정과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마인드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고민들을 이들은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취준생들이나, 공부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는 직업이 사회복지사라는 것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봉사심, 마인드가 착해서 사회복지사가 된 것이 아니다. 성격은 불같고, 또라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성격의 남자가 사회복지에 뜻을 품고 왔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필자는 사회복지를 공부할 것 같다. 아, 물론 복수전공으로 다른 공부를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