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정보통신공학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미 원서를 내고 서류 합격도 하고 인적성 검사까지 보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는 어느 쪽으로 지원할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 강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보통신공학에서는 컴퓨터공학과처럼 코딩을 집중적으로 하지도 않아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긴 했지만 코딩 능력도 부족하고요.  

ⒸRomix Image

IT분야 기업은 개발할 줄 아는 사람 위주로 뽑을 텐데, 저는 실제 업무에 투입되어도 바로 개발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역량이 아직 많이 부족해 서류 쓸 때도 자신감이 없네요.

정보통신학과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고 싶은데 어떤 부분을 어떻게 준비할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언어 C나 C++, JAVA 언어라도 공부해야 할까요?

멘티님. 지금 시기가 자신감이 떨어지고 정말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jcomp

 

일단 멘티님께서 질문하신 것은 자신에게 어떤 분야가 맞을지를 모르겠다는 것인데요, 어떤 분야가 맞을지는 멘티님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재미라는 요소가 가장 큰 가치라면, 재미있게 느끼는 분야가 맞으실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멘티님이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임회사 개발자가 될 수도 있고,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 산업에서 전산직을 할 수도 있고요. 만약 가장 중요한 가치가 경제 여유라면 보상이 확실한 대기업 또는 외국기업과 같은 쪽으로 지원해야 하고, 만약 안정성과 여가시간이 중요한 가치라면 공무원 또는 관공서  분야로 지원해야겠죠. 

 

물론 가치관만으로는 맞는 분야를 찾기는 힘듭니다. 자신의 강점과 하고 하고 싶은 직무가 명확하다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죠. 저같은 경우엔 자유로움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개발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IT 기업에 지원을 했습니다.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직무 선택이나 기업 선택이 훨씬 쉬워질 겁니다. 만약 가치를 찾았는데 그 가치에 맞는 지원 분야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언제든지 추가 질문을 주시면 도움드릴 수 있는 데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

 

 

또 강점을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강점이란 멘티님이 이 세상 누구보다 잘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멘티님의 성격이나 능력 등 내면 요소에서 갖는 특징 중  좋게 발현되는 것 정도입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멘티님은 정보통신학부라는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고 싶으시죠? 이 이유와 고집이 멘티님의 장점이 될 수도 있지요.  만약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이라 선택했다면, 취업을 통해 경제적 독립을 하려는 책임감이 본인의 강점으로 해석될 수 있고, 만약 전공 수업을 들을 때 흥미가 있어서 선택하셨다면, 그 직무에 해당하는 과목이 잘 맞았다는 것이므로 강점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 지난 20년 동안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나, 스스로 느꼈던 특징들이 모두 해석하기 나름에 따라 강점이 될 수 있지요. 

 

사실, 저는 멘티님께서 제게 주신 질문들을 보고 이미 멘티님의 강점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멘티님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할 줄 알고,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용기를 내어 도움을 청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를 더 하려고 하고, 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Hafiez Razali

 많은 학생들이 멘티님과 같은 고민을 할 텐데 생각보다 주변에 질문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거나 생각을 한다고 행동으로 옮기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게 강점을 찾으면 자소서를 쓰거나 면접할 때 구체 사례와 함께 업무/직무 연관성을  갖도록 설명하면 됩니다.

 

멘티님께서는 현재 자신감이 매우 떨어졌다고 하셨는데요, 저도 취준 시기에 멘티님과 똑같았답니다. 저도 그랬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멘티님의 상태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일시적인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IT 분야에는 개발자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멘티님께서 코딩을 잘 못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취업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대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사원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직무와 연결되는 주요 과목을 열심히 했는지와 회사 문화와 잘 어우러질지가 중요합니다. 

 

실제 업무에  신입사원이 투입되자마자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기초 지식만 갖추면 업무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서 업무에 투입하니 걱정하지 말아요.

 ⒸHanna Kuprevich

 

 

- QA (Quality assurance): 프로그램을 테스팅하는 직무입니다. 프로그램 개발이 모두 끝나면 프로그램 사용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실행하여 프로그램 버그나  문제를 찾는 일을 합니다. 조직에 따라 개발을 필요로 할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 프로그램 기획자: 말 그대로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지,  사용성을 어떻게 할지 계획하는 일입니다. 전공이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소프트웨어를 기획하는 것이다보니 IT 쪽 학과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전산공무원: 국가 행정기관에서 전산 일을 하는 공무원입니다. 개발을 안하진 않지만 문서 작업 같은 행정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멘티님의 학과도 해당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통 컴퓨터 관련 학과 4년제를 졸업하면 전산공무원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됩니다. 공무원은 공무원 시험과 정보처리기사와 유사한 전산쪽 시험을 모두 통과하면 된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것은 찾아보세요.

 

-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DBA): 데이터베이스라는 수업을 들었고 이 수업에 관심이 있다면 DBA 시험을 보고 이쪽 직무로 갈 수 있습니다. 수업료가 적지는 않지만,  과정을 거치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있습니다. 유사한 것으로 네트워크 관리자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IT 분야 직무가 굉장히 많은데요, 잇다에 다른 멘토님들께도 질문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freepik

 

만약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단순히 자신감이 없어 걱정이라면 아래 사항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회사의 개발자가 되고 싶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IT 기업 개발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IT 개발자는 아래 말씀드리는 핵심 기초 과목 6가지와 학교에서 배운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만 있으면 됩니다.

 

핵심 기초 과목은 기초 컴퓨터 프로그래밍, 자료 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입니다. 저도 이중 네트워크는 수업을 듣지 않아 잘 모르는데요. 제가 있는 부서와 큰 연관이 없어서 괜찮았습니다. 

 

만약 사용자에게 보이는 화면을 개발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front-end)로 지원한다면 운영 체제나 데이터베이스 지식은 크게 필요없을 수도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개발할 정도의 실력이란 삽입 정렬, 퀵 정렬, 이진 트리 등 알고리즘 수업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프로그램으로 작성해 수행하는 정도를 말합니다. 이 정도 수준을 갖추고 여러 알고리즘 문제를 풀며 면접 준비를 하면 충분합니다. 

 Ⓒunsplash

 

멘티님께서 어떤 프로그램 언어를 공부해야 할지 질문하셨는데, 만약 정말 개발자가 되길 원하고 IT 회사에서 일하길 원하신다면 C 계열이나 JAVA 중 가장 흥미 있는 것 아무거나 한 가지를 공부하세요.

 

한 가지를 꼭 집어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는 어느 회사와 어떤 팀에 가는가에 따라 둘 중 하나만 쓸 수도 있고 둘 다 안 쓸 수도 있고 둘 다 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시스템 개발자와 IOS 개발자는 C 계열을 더 많이 쓰고 웹 개발자나 android 개발자는 JAVA 계열을 더 많이 씁니다.

 

멘티님의 질문에 딱 떨어지는 답을 드리는 대신 많은 질문을 다시 드렸는데요. 이 답변을 고민해 보시고 추가 질문을 주시면 보다 구체적으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힘 내시고 건강 관리도 잘하세요. 멘티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