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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장교로 임관하는 금융 꿈나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SK증권 · 리서치센터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안녕하세요! 내년에 해군 장교로 임관하는 금융 꿈나무입니다. 지난 3년간 학교에 다니며 바다와 선박 공부를 해왔지만, 해양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대신 저는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과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팔며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선박금융 쪽에 관심이 있습니다.
 
멘토님의 사진에서 드러나는 당당한 모습이 너무 멋져 보여서, 저도 멘토님을 닮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품어보며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bleakstar
 
1. 금융업에는 PM, 보험, 은행 여신, 애널리스트, VC 상담, 무역공사 등 다양한 계열이 있을 수 있는데, 금융권을 희망하는 취준생들은 보통 세분화된 직군을 선택해 준비하는 편인가요? 각 분야를 꿰뚫는 핵심이 있다면, 그걸 배워 두었을 때 업계를 전반적으로 잘 파악하고, 제가 선망하는 분야에 인턴이라도 지원할 수 있을 것 같아 여쭤봅니다.
 
2. 기업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대학생 시절부터 각종 공모전, 스터디 등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멘토님은 학생 때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또한, 저 같은 경우 외지에 학교가 있고, 특수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상황이라 외부로 활발하게 다니기가 어려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있을까요?
 
3. 멘토님께서는 업무상 리서치를 많이 하실 텐데, 보고서 만드는 방법은 어떻게 습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4. 연구원과 애널리스트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업무 하시다 보면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필요할 텐데, 이를 어떻게 훈련하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5. 다른 기업의 연구소, 외국 저널 등에서 나오는 보고서와 기사 중에서 참고할 만한 것이 있다면 추천받고 싶습니다. 분석 모듈까지 파악하기는 힘들겠지만, 많이 읽어보고 제 의견을 글로 써보면서 합리적인 분석을 연습할 수 있을 것 같아 여쭤봅니다.
 
6.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금융권에 취업하려면 우리나라 취업과 비교했을 때 어떤 스펙이 더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제 긴 질문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멘토님의 조언을 기다리겠습니다.

💬 나승두 멘토의 답변

ⒸMny-Jhee

금융시장은 포화상태, 전문분야가 있으면 유리합니다

안녕하세요! 제 친한 친구들 중에 해양대학교 출신도 있고, 장교들도 있어서 멘티님이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지금처럼 패기 넘치는 모습과 용기, 희망 꼭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차근차근 답변해 보겠습니다.
 
요새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직군을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금융권에 진출하고 싶다는 꿈만 있었거나, 은행, 증권, 보험 정도의 큰 갈래의 구분만 했었는데, 요즘 들어서 멘티님 같은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먼저 금융 업계의 현실부터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에는 면적과 인구대비 너무 많은 금융회사가 존재하다 보니, 현재 금융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M&A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사양산업이라고 할 수 있겠죠. 따라서 멘티님처럼 전문 분야가 확실하게 있는 분은 금융권 취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입니다. 선박금융같이 독창적인 분야는 수요가 계속 있을 테니까요.
 
특히 전통적인 금융회사들보다 VC, PEF 같은 회사에서 다양한 투자 수단을 찾고 있는 만큼 본인의 꿈을 펼칠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인 업계라서 학벌을 따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무 능력을 주로 보니까 본인만의 전문 분야를 갖춰나간다면 당연히 가능성이 있어요.
 
Ⓒaijiro

경력 같은 신입, 일체유심조의 마음으로 준비하기

기업은 멘티님 말씀대로 바로 쓸 수 있는 인력을 굉장히 선호합니다. 신입을 채용하면서도 ‘경력 같은 신입’을 모집하는 아이러니가 있는 거죠.
 
따라서 취준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업무 지식을 제대로 쌓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선박 금융의 절차나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확실한 경험이 필요한 거죠. 관련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나 실무진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자격증, 인턴 같은 경험도 있으면 좋겠지만, 남들도 많이 하는 평범한 경험은 더 이상 튀는 스펙이 아닙니다. 실무를 어느 정도 숙지하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앞서 말한 것처럼 기업은 신입 같지 않은 신입을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공모전이나 스터디 같은 활동도 당연히 권장합니다. 다만 여러 경험에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어요.
 
이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일체유심조’라는 격언을 마음에 새기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효대사가 당나라 유학을 떠나는 길에 마셨던 맛있는 물 한 바가지가 알고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다는 이야기, 아실 거예요.
 
본인을 대학생이라는 신분에 가둬서, 앞으로 할 경험들을 취업 준비만을 위한 활동으로 규정하지 마세요. 본인이 실무자이고, 모든 경험이 실무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자세로 하나하나 접근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다르게 먹으면 멘티님이 하신 모든 경험에 효과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글쓰기 훈련

보고서 작성 팁을 물어보셨는데, 저 같은 경우 리서치 업무를 하다 보니 보고서를 상당히 많이 쓰게 됩니다. 제 경험상 가장 좋은 훈련방법은 직접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pexels

우선 책, 기사 등을 최대한 요약,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객관적인 사실 중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해 정리해보고, 거기에 본인 의견을 보태나가는 거죠.
 
다만, 참고할만한 책이나 기사, 보고서를 추천해드리기는 힘들 것 같아요. 모든 글은 가치가 있으니까요. 시간과 능력의 한계로 모든 것을 섭렵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독자의 기호에 따라 구분될 뿐이지, 질 자체의 좋고 나쁨을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모든 창작물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군인 시절 군대 내의 다양한 보고 문화를 경험하면서 요약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군 복무 시절 행정병이었는데, 군대에서는 주관적인 의견을 배제하고, 정확한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요약 능력에 도움이 됐던 거죠.
 
다시 얘기로 돌아와서, 요즘에는 에버노트나 블로그 같은 곳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모아두면 나중에 *메타언어 역할을 해서 나만의 빅데이터가 되기도 해요.
 
이어서 통찰력을 키우는 방법도 알려드릴게요. 흔히 애널리스트를 연구원, 연구위원이라고 부르는데,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주로 역사에 중점을 두면서 책을 읽고, 공부합니다. 제가 굳게 믿는 신념 중 하나가 ‘역사는 반복된다. 다만 그 형태가 달라질 뿐이다’라는 말이에요. 책이나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요약해보고, 본인의 의견을 추가해 과거, 현재와 비교해보면 통찰력을 키우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해외 지사에 도전하려면 비즈니스 영어실력을 갖추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홍콩, 싱가포르에 직접 도전하기보다, 국내에 있는 해외 기업들의 지사를 두드려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려면 아무래도 영어가 제일 중요하겠죠?
 
제가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것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은데, 비즈니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거예요. 심지어 외국에서 학교를 나왔어도 번역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실제로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본부에서는 언어 실력을 갖춘 인재가 별로 없다고 넋두리를 하기도 합니다.
 
금융 업계에서 종사하기 전에는 굉장히 문턱이 높아 보이고, 선망과 동경의 시선으로만 바라봤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엄청나게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지는 않아 보여요. 멘티님께서도 조금만 노력하신다면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겁니다.
 
해주고 싶은 말은 정말 많지만, 글에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하니 한계가 있네요. 손짓 발짓 해가면서 설명해야 더 쏙쏙 이해가 되실 텐데 아쉽습니다. 제 친구 중에 부산 해양대학교를 나와서 배를 오래 탔던 사람이 있는데,  그 친구 생각이 나서 멘티님께 더 정이 가는지도 모르겠네요.
 
힘들었던 학교 생활,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신 것 같은데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당분간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멋진 장교가 되길 바랍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 시기라서 군대에서 많이 답답할 수도 있을 텐데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지금처럼만 꾸준한 속도를 유지하신다면 누구보다 멋진 결실을 볼 것이라 확신합니다. 힘내세요!



*메타언어: 어떤 언어를 기술하거나 분석하는 데 쓰는 말. 영어 문법을 한국어로 설명할 경우에 한국어를 말한다.

나승두 멘토
SK증권 · 리서치센터
회계/재무/금융
SK그룹(SK증권) 공채로 입사하여 현재는
SK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스몰캡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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