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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업계 동향, 실제로는 어떤가요?
메이드인 출판사 · 편집부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28살 청년입니다. 어쩌면 헤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학사 졸업을 한 이후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휩쓸려 이력서를 넣다가, 작년부터는 '번역가'와 '국외 여행 인솔자'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졌는데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좀 더 구체적으로 ‘영상, 출판 번역’, ‘출판사’, ‘여행사(국외 인솔자, 현지 가이드)’ 분야로 구직을 시작했고, 운 좋게도 여러 기업으로부터 면접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중 유아동 도서 출판사가 있는데요. 면접에 가기 전 제가 출판 기획 업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unsplash

 
1. 먼저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출판 업계의 동향입니다. 출판 시장이 부진하다는 뉴스는 항상 접하지만, 사실 고객으로서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조카를 보더라도 제가 어렸을 때처럼 유아동 도서를 전집으로 사거든요. 그래서 실제 업계의 규모와 동향이 어떤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업계가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전자책 시장은 커진 것은 아닐까요? 또 최근에는 동네 책방이 부활한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이런 쪽의 상황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2. 출판 기획 업무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출판 기획 부서에서는 어떤 콘셉트의 작품을 출간할지 목표를 정하는 일, 그에 맞는 도서를 찾는 일, 수입 및 번역, 디자인, 인쇄 등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기획하고 실행하게 되나요?
 
3. 출판 기획에 꼭 필요한 역량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역량 부분에서 제가 자소서에 적은 내용은 총 세 가지인데요. 우선 외국어 활용 능력과 번역 과정을 수료하며 맞춤법 활용 능력을 키운 점을 적었고요. 고객 대면 업무 담당 아르바이트 경력이 많아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중점적으로 썼습니다. 이에 대한 멘토님의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제 질문은 여기까지인데요. 작년부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Skitterphoto


공부하다가도 저보다 이 일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제 열정이 부족한 것 같이 느껴졌고요. 지금의 저보다 훨씬 경력이 많고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한 연륜 있는 멘토들을 보면, 내가 과연 저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자신감도 떨어졌어요.
 
정말 일을 찾기가 이렇게나 힘들 줄 상상도 하지 못했네요. 일단은 모든 것이 경험이 된다 생각하고 순간순간의 선택에 오롯이 스스로 판단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멘토님의 답변 기다릴게요.

💬 권기우 멘토의 답변

멘티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렇게 뚜렷한 목표를 갖고 계시니 누구도 멘티님이 헤매고 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질문도 정리를 잘해 주셨네요. 그럼 답변은 큰 그림부터 작은 그림 순으로 드려 볼게요.
 
멘티님이 질문에서 불황 뉴스를 언급하셨는데요. 그렇게 출판 시장이 부진하다는 뉴스가 나오는 이유는 실제로 출판 시장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에요. 10~15년 전부터 업계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의 불황이라는 식의 말을 하지 않고 있어요. 매년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불황을 작년부터 크게 체감하고 있어요.
 

ⒸHave a nice day Photo


업계 전체 규모, 기업 하나와 비슷한 수준

이번에는 업계 규모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학생 시절부터 책을 일상적으로 보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출판 업계를 오해하곤 하는데요. 2016년 기준 국내 출판 산업의 총 매출 규모는 약 7조 8130억 원이에요. 이 매출 규모가 커 보일 수도 있지만, 기업에 비교한다면 결코 큰 규모가 아닙니다. 대기업 그룹에 속한 한 개의 기업이 내는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거든요.
 
주식 상장 기업을 무조건 기업 규모의 기준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 전체 출판사 중 주식 상장된 출판사는 아동서적 전문인 삼성출판사와 예림당 두 곳뿐이에요. 유명 출판사로 알려진 민음사, 문학동네, 창비 등도 주식이 상장되어 있지 않죠.
 

도서정가제 이후 끊임없는 매출 추락

규모를 말씀드렸으니, 최근 상황을 말씀드려 볼게요. 업계 동향을 거시적으로 보면, 2014년 도서정가제 이후 추락한 도서 판매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관련 정책 변화로 인해 업계 총매출의 10~20%가 사라졌다는 이야기죠.
 
이런 상황은 통계에서도 드러나는데요.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별 서비스업 생산지수’를 보면, 서적출판업의 경상지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2015년을 100으로 놓았을 때, 2013 = 109.0 / 2014 = 108.7 / 2015 = 100 / 2016 = 95.7 / 2017 = 87.2 / 2018 = 87.2(추정치)로 나타나고 있어요.


Ⓒthodonal88

 

전자책의 비중은 전체 1%에 불과해요

다음으로 전자책에 관해 말씀드릴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자책은 출판사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요. 2016년 전자책 매출액은 835억 6900만 원으로, 종이책 매출액의 1.1%에 불과했어요. 출판사 매출 중 종이책 매출과 전자책 매출의 비중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나죠.
 
전자책 독자분들이 출판사에 전자책을 종이책과 함께 출간해 달라거나, 발전된 기술을 적용해 달라는 등 많은 요구를 하고 있지만, 출판사가 전자책에 투자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2016년 전자책 출판사의 평균 매출액은 연 7800만 원이에요. 아무리 전자책 시장이 커졌다고 해도 전자책만으로는 기업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거죠. 일인 출판은 사장의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것이 보통이고요.
 

사실, 동네 서점은 죽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동네 책방 부활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멘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독립 서점이 한창 미디어에 보이는 것은, 그만큼 동네 서점이 죽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이에요.
 
전국 서점 수는 2007년 3247곳, 2013년 2331곳, 2015년 2116곳, 2017년 2050곳으로, 10년 새 40% 가까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최근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정부에 서점 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죠.


ⒸWorldWide

 

출판의 전체 기획 업무를 맡는 편집자 

 두 번째 질문에서는 출판 기획 업무에 대해 물어보셨는데요. 출판 기획 업무는 보통 기획과 편집으로 나뉘어요. 그중에서 기획 부서에서 하는 일은 멘티님이 질문에서 정확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기획에서는 콘셉트와 목표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수입, 번역, 디자인, 인쇄 등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하는데, 이 일을 하는 사람을 편집자라고 부릅니다.
 
편집은 원고의 교정 교열, 넓게는 디자인까지 포괄하는 작업이고요. 입사 초기에는 주로 편집을 해요. 물론 기획안은 입사 때부터 쓰기는 하지만, 책을 만들 기획 능력을 갖추려면 몇 년 정도 경력을 쌓아야 해요.
 
편집자에게 맡겨지는 전반적인 업무는 회사에 따라 다르므로, 되도록 면접 때 출판사의 조직 구성과 업무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질문하시는 게 좋습니다.
 

외국어 수준은 높지 않아도 정서법 필수 

마지막 질문은 출판 기획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가이네요. 출판 기획의 목적은 독자가 출판사의 책을 구입하도록 만드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읽고 싶은 책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출판사에서는 능력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책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죠.
 
제가 보기에 멘티님은 출판사 취업에 필요한 업무 능력을 이미 갖추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다만 정서법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아요. 이와 관련해서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최신판 정도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럼 멘티님이 자소서에 적으신 역량에 관해 조금 더 살펴볼게요.
 

ⒸThought Catalog


첫째로 외국어 활용 능력 부분인데요. 외국어 원서(외서)의 한국어 판권을 계약하는 일은 보통 에이전시에 맡기는 것이 보통이고요. 규모가 있는 외서 전문 출판사의 경우 담당 에이전트가 따로 있으므로 비즈니스 외국어 수준을 필요로 하지는 않아요.
 
편집자에게 필요한 외국어 업무는 외서를 리뷰하거나 국내 출간 시 판매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편집을 진행하며 번역자의 번역 원고가 정확한지 원서와 대조하는 정도에요. 출판사는 보통 영어, 일어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 편집자를 선호하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둘째로는 맞춤법 활용 능력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편집자는 보통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을 선호해요. 그러나 이 역시 필수는 아니고요. 다만 타 전공 출신인 경우 정서법을 제대로 공부해야 해요. 그래서 맞춤법 활용 능력이 있다는 것은 출판사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정서법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문예창작 전공자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고요. 입사 시에 한국어 능력에 대한 실기시험을 보는 곳도 있어요.


Ⓒyanalya

 

조건을 생각 말고 마음을 따라가세요

끝으로 멘티님이 개인적으로 걱정하시는 부분에 관해 조금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이 거기에 열정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뭔가를 좋아하는 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그러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시고, 마음이 움직이는 만큼 따라가시길 바라요.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열정도 금세 식으니까요.
 
또 다른 사람의 경력을 부러워하실 필요도 없어요. 어차피 시간은 가니까요.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꾸준히 하면 프로가 됩니다. 다만 나중에 어떤 선배가 될지에 대해서는 꼭 생각해 보시면 좋겠네요.
 
멘티님이 마지막에 하신 ‘일단은 모든 것이 경험이 된다 생각하고 순간순간의 선택에 오롯이 스스로 판단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라는 말이 제 가슴을 흔드네요. 어쩌면 저한테도 필요한 말인지도 모르겠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일을 찾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그렇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저도 출판계가 참 어렵다고 저렇게 써 놓았지만, 돌아보면 여기서 10년 넘게 잘 일하고 있네요.
 
제 답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세부적인 부분이 더 궁금하시면 다시 질문 주세요. 항상 좋은 날 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권기우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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