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해 주신 것에 답변 드릴게요. 답변을 보시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snowing
SCM은 상당히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우선 멘티님에게 SCM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제 막 학기를 앞두고 계신다면 SCM이 얼마나 큰 개념인지 아실 겁니다. SCM은 물류, 조달, 생산, 재고 등 많은 것을 포함합니다.
구매는 말 그대로 사양에 맞게 업체를 발굴하고 구매하는 조직이지만, SCM은 제품을 원재료 생산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까지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 후엔 유지, 보수, 폐기도 해야 하죠.
회사 전체가 SCM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개념들을 다 숙지한 후, 지원하려는 회사의 SCM 조직이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파악하여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SCM 프로세스 중 한두 가지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면서 이름만 SCM이라고 명명하는 곳이 있거든요. 구매 업무를 주로 하면서 업체 발굴, 협력사 선정 업무를 병행한다고 SCM 팀이라고 하는 대기업도 꽤 많습니다.
멘티님은 프레젠테이션하며 사람을 설득하는 직무를 원한다고 하셨는데, 이건 어떤 직무를 하든 하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이를 위해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한데요.
SCM 직무도 다른 팀과 협업할 일이 많으니 멘티님의 성향과 맞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어느 포지션에서든 좋아할 것입니다.
Ⓒpixfly
다만 문서 작업보다 외부 활동이 더 좋다고 하신 점은 조금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SCM의 태생 자체가 현실을 데이터로 반영하여 개선점을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현장을 알아야 데이터를 읽을 수 있으니 출장을 자주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회사와 직무에 따라 다릅니다.
구매도 제가 다니는 제조업 회사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업체가 제품을 회사에 가지고 오기 때문에 출장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한 시간 정도 옆 사무실에 가서 미팅하고 보내드리는 정도입니다.
큰 건의 경우에는 외부에 나가서 확인해야겠지만 이마저도 1년에 한두 번 정도 있는 일입니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구매와 SCM은 사무직이니 취업 전에 이 점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네요.
참고로 프레젠테이션 소통 업무와 외부 출장이 많은 직무는 영업 직무입니다. 아니면 기업문화팀에서 CS 강사를 하신다면 원하는 업무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류운영 사업의 동맥
다음으로 회사와 관련된 질문으로 넘어갈까요? 현재 H 사는 기본적으로 자동차 부품과 자동차 모듈, 자동차 AS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점차 전장화되고 있어, 스마트카나 커넥티비티카로 전환될 경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부품과 IT를 접목한 여러 기술 개발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즘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자동차의 신기술을 개발하는 일입니다.
또 신입사원이 하는 일을 물어보셨는데, 모든 팀의 신입사원들이 그러하듯 가장 가벼우면서 실무를 배울 수 있는 일을 합니다.
저는 물류운영팀에 속해있는데요. 주요 역할은 국내외 H 사 사업장의 물류가 원활히 흘러가도록 현장에서 이슈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물류창고의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유지보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게차 같은 물류 장비의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정말 현실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은 이런 일이 생소할 테니 먼저 물류 현장과 친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초반에는 교육을 받는 일이 많고, 점차 업무를 받아 처리하게 됩니다.
또 신입사원은 업무가 정해져 있지 않고 팀 상황에 따라 배치되는 식입니다. 만약 물류 장비를 담당하는 파트에 사람이 부족하다면, 신입사원의 첫 역할이 물류 장비 담당 보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질문하신, 회사에서 협업하는 유관부서에 관해서도 말씀을 드릴게요. 먼저 물류창고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여러 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H 사에는 모든 재고를 관리하는 재고 조직이 따로 있고, 모든 물류를 담당하는 물류 조직, 그리고 협력 업체들이 부품을 잘 만들어 공급하는지 관장하는 조달 조직 등이 있습니다.
ⒸYuriy Golub
이 조직들이 어떻게 협업하는지 하나의 예로 설명하겠습니다.
고객이 A라는 부품을 찾는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런데 재고가 없으면 재고팀에서 A 부품의 발주를 냅니다. 그럼 조달팀에서 주문을 접수하고 A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에 부품 생산을 요청합니다.
그 후 협력사가 물류 팀 관할 물류 창고로 납품을 하면, 물류 팀은 그 부품을 고객이 기다리는 전국 각지의 사업소로 보내줍니다.
아주 기초적인 프로세스를 말씀드렸는데요, 이게 무난한 상황 같지만 아주 스트레스가 많은 과정이기도 합니다.
만약 A라는 부품이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부품일 경우라도 조달팀은 어떻게든 부품을 수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고팀은 부품 발주를 냈는데 아직 들어오지 않는 것인지 답답해하죠. 이외에도 현장에는 이슈가 아주 많습니다.
SCM 이론과 현장 실무는 전혀 다릅니다
이제 멘티님이 취업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해 봐요. 멘티님이 물류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기본 스펙으로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굳이 그것을 위해서 졸업을 유예하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유예하지 않고 관련 공부를 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멘티님이 여러 산업군에 관한 기본적인 공부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멘토님이 배운 SCM 지식이 각 산업군에 어떻게 적용이 될지 고민은 해두셔야 합니다.
재고 관리 직무로 예를 들면, *FMCG 산업군의 샴푸, 비누, 립밤, 아이스크림 등은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관리자는 유통기한을 잘 관리해야 하죠.
그러나 자동차 산업군의 자동차 부품은 강철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깨지거나 부식되지 않도록 포장만 잘 해두면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목숨과도 같은 이슈가, 다른 사람에게는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같은 SCM 산업군입니다.
이렇듯, 크게 카테고리를 묶어두셔도 좋고 해당 산업군과 제품의 특성을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SCM 측면으로 접근하면 정말 할 말이 많아지거든요.
그리고 구매는 조금 다르지만, SCM과 물류는 현장 경험이 필수입니다. 글로만 배우는 것은 너무도 이상적입니다. 솔직히 산업공학의 SCM 과목에서 배우는 내용과 회사 실무는 아주 다릅니다.
하지만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낫겠죠. 그래서 이론을 아는 상태에서 현실을 조금 깨달은 상태가 취업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snowing
SCM의 핵심은 최화, 효율화, 원가 절감입니다. 이것을 알아야 직무 관련 활동을 하며 배울 수 있습니다. 또 나중에 자소서 작성할 때나 면접을 볼 때 이를 활용할 수 있죠.
구직 활동을 할 때는 멘티님이 지금까지 달려오신 길을, 지원하는 포지션에 적합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정리를 해두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현실적으로 실무진들은 화려한 대외활동을 한 사람보다 2개월이라도 관련 부서 인턴 경험을 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에 답변을 하며 마무리할게요. 저는 대체로 회사 생활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저에게 회사란, 저를 더 발전하게 하는 곳이고 여러 경험을 쌓게 해주는 곳입니다.
물류와 SCM의 특성상 가끔 바쁠 때가 있지만 매우 만족합니다. 그리고 제 비전은, 물류의 여러 면을 이곳에서 익혀나가는 것입니다.
멘티님도 원하는 진로로 취업하셔서 꿈을 키워나가시면 좋겠습니다. 만약 답변을 읽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나 추가 질문이 있다면 다시 글 남겨주세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일용소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