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복무 중인 22살 학생입니다. 저의 직업적 목표는 세대를 거스르고 모든 사람이 감동할 수 있는 무대를 연출하는 것입니다.
공연 연출가를 고민하게 된 계기는 팝 가수 Westlife를 좋아하게 된 이후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이 가수의 노래를 들었고 내한공연에 두 번 참석해 이들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공연도 관람해보고 유튜브로 지속적으로 콘서트를 간접경험 하면서 점점 그 가수가 아닌 공연무대 자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 내가 웨스트라이프를 좋아하니까 조명도 멋있어 보이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가수의 공연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노래에 맞춰 여러 종류의 조명이 터지는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훗날 이런 조명을 움직이고 무대를 제작하고 연출하는 공연연출가를 직업으로 삼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섣부른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의 원래 직업적 목표는 자동차 개발 연구원입니다.
현재 편입을 준비 중이고 자동차 개발 연구원이 되고자 부대 내에서 나름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하지만 한번뿐인 인생 정말로 가슴을 울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제 모토이기에 공연연출가도 심각하게 고려 중입니다.
현재 공연, 문화계에 종사하고 계신 멘토 분들의 소견을 참고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업을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수빈 멘토의 답변
무대의 맛에 빠져 댄서에서 제작PD가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제작PD 일을 하는 멘토입니다. 행사를 연속해서 하느라 답변을 이제야 하네요.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어떤 건지 저도 너무 잘 알 것 같아 더 신중하게 되네요.
일단 저는 댄서로 15년 넘게 무대 위에서 활동하다가 전향을 해서 현재 6년째 제작 PD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아무도 없는 곳에서부터 시작했고요.
가슴을 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모토. 저도 그 하나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춤이 좋아 춤에만 미쳐서 살았습니다. 댄서를 직업으로 인정받기까지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지요. 댄서에서 전향한다고 했을 때도 응원보다는 ‘되겠어?’라는 의심뿐이었습니다.
무대 위에 설 때의 떨림과 제작 PD로서 무대 뒤에서 느끼는 떨림은 각기 다르지만, 그 무대 맛 때문에 힘들고 지쳐도 포기하겠단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공연연출가, 끌리는 분야를 확실히 결정하세요
이 일은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다는 게 특색이자 매력입니다. 기획/무대/음향/조명/연출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공연과 행사를 만들어냅니다. 분야가 다양한 만큼 각자가 끌리는 분야가 확실한 것이 도움됩니다.
요즘은 멀티플레이어들을 원하는 추세라 조명뿐만 아니라 다른 기술도 다룰 줄 안다면 큰 무기가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제작 PD 업무도 하지만 춤을 춘 경험이 있어 현장에서는 연출 PD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멘티님은 조명 쪽에 끌리는 것으로 보이네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무대, 기술 분야는 하루아침에 습득 가능한 일이 아니다 보니 오랜 시간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여성이자 워킹맘으로서 버티기 힘든 상황들도 사실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일에 자부심이 있고, 유일하게 제가 미쳐서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지금도 매일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 일은 무엇보다 현장감이 중요한데 사실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오래 버티는 스태프가 잘 없는 게 사실입니다. 겉보기에 화려해서 시작했다가 밤낮없는 생활, 일정하지 못한 수입 때문에 대부분의 스태프가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죠.
저 또한 학창시절 공부와 춤 갈림길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늘 따르겠지만, 직장 구하는 일보다 평생 내가 미쳐서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