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어와 디자인을 전공하고 이제 졸업을 준비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취업에 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이왕 취업한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국내 4대 배급사와 중소기업에 지원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영화나 마케팅, 배급과 관련할만한 경험이 하나도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은데요. 멘토님도 다른 일을 하시다가 배급 일을 하셨다기에 어떻게 영화업계에 진입하실 수 있었는지, 따로 교육을 받거나 하신 일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영화 마케팅이지만 배급이나 기획 등 영화와 관련된 일이라면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인데요. 혹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려면 뭘 하면 좋을지 추천해주실만한 게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참고로 저는 불어 자격증과 어학 성적, 디자인과 앱 관련 수상 내역이 3가지, 영화 동아리 경험이 있습니다. 답변해주시면 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감사드려요. 감기 조심하세요.
💬 김동국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저 역시 멘티님과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영화 비즈니스 업계가 보이지 않는 장벽이 높아 진입이 쉽지 않은 대표적인 폐쇄적 직군 중 하나이죠.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할 용기가 있나요?
제 경우를 기준으로 조언을 드리자면, 일단 저는 영화 관련 경력을 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영화제 자원봉자사에 지원했고, 운 좋게 면접에서 공석이었던 마케팅 팀장의 자리를 제안받게 되었죠. 그후 기획팀 팀장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좀 더 넓은 스펙트럼의 경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는 이전에 했던 영업과 단편영화 연출, 사진 관련 경력등 다양한 경력들이 작용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영화 비즈니스 관련 수업을 들었습니다. 성동구에서 하는 영화 비즈니스 전문가 과정 1기를 수료하였고, 로카에서 하는 배급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다른 다양한 영화 비즈니스 관련 수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 한번 찾아보시고 본인 스케줄에 맞는 수업을 취사 선택하시면 될 거예요.
그리고 밑바닥부터 시작했죠. 영화제가 끝나고 연장 계약이 아닌 작은 '수입배급사'를 선택하여 무보수 인턴 과정을 보냈습니다. 무보수가 올바른 형태가 아니지만, 그때 그만큼 간절했던 저의 특단의 조치였습니다.
위와 같이 크게 3가지 과정을 1년 반 동안 보내면서 영화 비즈니스와 접점을 찾았고 그러던 중 운이 좋아 지금의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80% 이상이 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영화산업에 수많은 신규 회사들이 등장해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회가 많다고 보셔도 되지만 그만큼 영화산업에 위기가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은 금물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마케팅 직무는 특히 눈을 조금만 낮추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많은 영화 마케팅 대행사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어 신입을 주기적으로 뽑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은 연봉에 높은 업무강도로 인해 많은 신규인력들이 이탈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케팅 대행사에서 중소 투자배급사 혹은 메이저로 이직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니 3~5년 만 대행사에서 버틴다면 이직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회사가 그러하지만 영화비즈니스 사업 역시 똑같은 회사입니다. 환상을 가지고 입사를 한다면 눈앞에 당면한 현실에 좌절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영화를 좋아해 영화 단편을 만들고 시나리오도 쓰며 힘겹게 영화산업에 들어온 저도 지난 달에 육아휴직을 하였으니까요.
제 경우 다른 측면이 원인이 많이 작용 하였지만 멘티님의 경우에도 막연한 영화비즈니스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실망을 할까 봐 걱정이 되어 이렇게 오지랖에 가까운 이야기를 합니다.
두서없이 적은 글이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정말 간절하다면, 밑바닥부터 시작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길은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반대로 간절함이 아닌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이라면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언제라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글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