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막 영상에 눈 떠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평소에 멘토님 블로그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올려두신 작품들 보면 동기부여도 돼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최근까지 방황하다 이제 막 이것저것 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포토샵, 일러스트, 애프터 이펙트, 시포디 등 프로그램 다루는 것도 이 중에 포함되어 있고요. 독학도 해보고 친구랑 정보공유도 해봤는데 아직 기초가 부족해서 그런지 힘이 드네요. 

주변 사람들 대부분 독학으로 시작했다고 해서 독학 중인데 학원을 추천하는 분도 많더군요. 하지만 가격대도 부담되고 학원에 등록하면 휴학해야 하니 망설여집니다. 

학원에서 실무부터 배워야 할지 학교부터 마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적어도 2학년까지는 학교에 다니다가 휴학하고 학원을 가야할까요?

 

마음은 급한데 할 줄 아는 게 없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남들처럼 공모전도 나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툴을 완벽히 다를 줄 몰라요. 

학교보다 학원에 가는 게 옳은 길일까요? 공모전에 나가고 자격증 따는 것 외에 할 만한 대외활동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걱정이 앞서는 마음에 말이 길어졌네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멘티님. 제 블로그를 방문한 분이 멘티로 참여해서 고민을 털어놓은 사실에 감사합니다. 저도 멘티님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었고 주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도 했기에 제 경험과 아는 정보를 토대로 답변하겠습니다.

지금 완벽하게 할 줄 아는 게 없고 여러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힘들어하는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학년이면 기초적인 디자인 이론과 프로그램을 배울 시기입니다. 타고난 천재 아닌 이상 디자인 이론을 알고 프로그램 배웠다고 바로 잘하지 않습니다. 이보다는 배운 것을 응용해서 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 디자이너들도 기술적으로 완벽해서 일을 척척 해내는 건 아닙니다. 그들도 부족한건 배우고 채워나가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죠.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내는 학생들도 실력이 부족해도 계속 도전하고 이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디자인 툴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부족한 기술은 여러 작품을 만들어보면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1학년 때 After Effects 다를 줄 몰랐고 Cinema 4D는 세상에 존재하는 툴인지도 몰랐습니다. 대학교 4학년 전까지 일러스트레이터를 진로로 생각했기 때문에 영상학과였어도 영상 공부도, 작품 만드는 데에도 관심 없었습니다.

전 졸업하고 뒤늦게 모션그래픽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멘티님은 저학년 때부터 영상에 뜻을 두고 준비하려 하니 저보다 훨씬 빨리 시작하는 거네요. 졸업 전까지 디자인 공부 열심히 하고 다양한 작업을 하다 보면 영상 잘 다루고 능력 있는 디자이너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젊으니까 당장 못한다고 기죽지 말아요!

영상 분야로 취직하려면 독학으로 공부해야 할지 학원을 다녀야 할지 물어봤는데, 포트폴리오 학원은 필수 취직 코스가 아닙니다. 

독학의 좋은 예를 들어 볼게요. A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저학년 때부터 영상에 뜻을 두고 인터넷 영상 튜토리얼을 찾아보면서 프로그램 공부를 했습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스터디를 꾸려서 영상도 제작하고 피드백도 했고요.

A는 개인작품 제작, 외주 아르바이트, 대외활동 등의 활동을 통해 영상을 만들었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영상인 커뮤니티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능숙하진 못했지만 계속 작품을 만들다 보니 실력이 일취월장해서 커뮤니티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해서 하고 싶은 작업을 하면서 잘살고 있습니다.

A처럼 무엇인가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 독학으로도 취직할 수 있으니 학원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족집게 과외처럼 학원에서 빠르고 명확하게 원하는 걸 습득할 수는 있습니다만 멘티님 걱정처럼 비용이나 시간의 문제가 있기에 선뜻 권장하진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독학으로 공부하다 부족함을 느껴 모션그래픽으로 유명한 V 학원과 M 학원을 알아봤는데 한 과정에 200~300만 원 하는 수강료에 식겁했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유럽여행 한 번 더 가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큰돈을 투자해서 원하는 회사에 입사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우려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거금을 들이는 포트폴리오 학원을 적극적으로 권하진 않고요, 더 배우고 싶다면 비용 부담이 적은 국비 지원 교육과정을 추천해요.

저는 졸업 후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저렴한 모션그래픽 교육기관을 알아보다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아카데미에서 국가전략산업직종 훈련으로 하는 모션그래픽과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류, 면접전형 통과 후 9개월 동안 모션그래픽과정을 수강했죠. 

국비 지원 무료교육이었기에 경제적인 부담이 전혀 없었고 실무자들이 포트폴리오 준비를 도와준 덕에 결국 원하는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현재 재학 중인 멘티님에겐 9개월 동안 콘텐츠진흥원 아카데미 다니면서 취직준비한 제 경험이 직접적으로 와닿진 않겠지만 국비 지원으로도 괜찮게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말해봤어요. 

포트폴리오 학원 수강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니 구체적으로 짚어주는건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론 졸업 작품 만들기 전에 휴학해서 학원에서 기술력을 높인 다음 복학해서 졸업 작품을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와 학원에서 만든 작품을 잘 다듬어서 취업할 때 이용 할 수도 있고요.

저는 저학년 때부터 취직 준비를 하진 않아서 그렇게 실천은 못 했지만 이 방법으로 바로 취업한 케이스가 있어서 알려드려요. 독학, 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썼는데 저도 공부할 때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기에 구구절절 써봤어요.

이 분야는 관련 자격증, 공모전 수상경력보다 인턴/아르바이트/계약직/정규직 등 영상 관련 경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학년 때부터 취업 준비에 돌입하고 싶다면 자격증, 공모전 준비보단 관련 아르바이트나 인턴십을 최대한 많이 해서 경력을 쌓아두세요.

자격증, 공모전 외에 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은 많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에서 예를 들자면, 영화제나 각종 페스티벌, 전시회 영상 제작 스텝을 하면서 또는 방학기간 동안 영상 관련 단기 계약직 아르바이트/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영상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경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또 기업체나 국가기관에서 하는 서포터즈 중 영상 제작분야가 있다면 지원해서 영상도 만들고 대외활동을 해볼 수 있고요. 학교에서 연결해주는 디자인 인턴이나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취직에 도움 되는 경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말 원하는 기업에서 인턴공고를 냈다면 꼭 지원해보세요. 

영상 관련 경력을 쌓는 방법은 많으니 본인이 열심히 찾아보고 적합한 곳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세요.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지만 혼자 늘어놓는 것 같아 글은 여기서 줄일게요. 글재주가 부족해서 말이 다듬어지지 않은 점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더 질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