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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크리에이터 시장의 현황과 성공요건
멘토
미디어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3학년 2학기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원래 영화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 혹은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진로에 확신이 없어서 혼자 있을 때 몇 번 습작만 하는데 그쳤을 뿐 관련 이력이나 경험이 없습니다.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선 보조 작가를 거쳐야 하는데, 열악한 노동 환경 때문에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중간에 그만둔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지금 마케팅/기획 취업 프로젝트 대외활동을 하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관련 직무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콘텐츠 관련 업종이 현재 대세며 급부상할 것이란 정보를 얻은 덕이죠.


ⒸJakob Owens

 
현재 전통적인 광고 외에도 웹 예능, 웹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한때 드라마 작가를 꿈꿨기에 웹 드라마 분야에 진출하고 싶습니다. 특히 웹 드라마, 다큐멘터리, 사운드트랙, 웹 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제작하는 콘텐츠 기획/제작사로  ‘72초 TV’의 사례를 접하며 이쪽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곳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며 "꼭 장편 TV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어도 이렇게 아기자기하면서도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웹 드라마'도 여러 콘텐츠 중의 하나이며 콘텐츠 간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라서 한 분야만 고집하는 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른 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72초 TV 외에 어떤 콘텐츠 회사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현재 하는 취업 프로젝트를 끝내면 어떤 대외활동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콘텐츠 제작 분야에 취업하려면 어떤 과정과 조건이 필요한지, 멘토님의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백욱희 멘토의 답변

성공한 채널의 2박자, MCN 시스템과 브랜디드 시스템

먹고사는 생업과 좋아하는 일의 연이어 하다 보니 이제야 글을 보고 답변 남깁니다. 도움이 될지 몰라도 부족한 저에게 자문을 구하셨으니 지금까지 유튜브 채널을 11년 동안 운영한 경험과 느낌을 녹여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3년 전부터 1인 미디어 시장이 급성장 하며 콘텐츠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카테고리별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성과 창의성을 갖춘 브랜드 크리에이터는 간혹 가다 나옵니다. 


Ⓒcon karampelas


이미 유명해진 72초 티비와 와이낫미디어, 딩고, 셀레브, 쉐어하우스 등은 수익화보다는 그들만의 브랜드를 세우는데 고초와 노력을 거치며 성장한 곳들입니다. 

현재는 청년들이 선망하는 프로덕션 콘텐츠 회사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아주 부지런하고 콘텐츠 만드는 일을 사랑하며 기획자나 창작자의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이룬 회사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콘텐츠 운영 회사는 변두리와 메이저 사이에서 미디어의 방향성을 고민하던 이들이 스타트업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의 MCN 업계는 기존의 콘텐츠 회사 엘리트들이 산업의 성장세를 보고 뛰어든 덕에 지금의 자리까지 성장했다고 보면 됩니다. 즉, 1인 미디어 기반의 MCN 시스템과 프로덕션의 브랜디드 콘텐츠 시스템이 맞물려 오늘 날의 유튜브 미디어 환경이 구성된 셈이죠. 

참고로 72초 티비의 콘텐츠는 특색 있는 영상과 구성 또 유행어를 사용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반면 ‘복사되는 콘텐츠’로 발전하다 보니 대놓고 따라 하는 브랜드들 때문에 흠집을 입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미디어 시장은 아직도 성장통을 앓고 있습니다. 

콘텐츠 운영의 성패는 ‘디테일’에 달려있다


ⒸJo Szczepanska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시다. 젊은 사람들은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영상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유명 크리에이터를 보며 자신도 영상도 쉽게 만들면서 돈도 쉽게 벌 수 있겠다는 착각에 빠져 이쪽에 뛰어드는 분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 일은 대중적인 코드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춘 누구나 접근하고 시도할 수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또한 성실함과 인내심, 전략적인 운영 기반 같은 디테일에서 성과 차이가 크게 납니다.  

만약 웹 드라마나 젊은 감각의 영상을 만들고 싶다면 '파워무비', '쥐픽쳐스', '티바이러스' '웃음코뿔소' 같은 채널들을 분석해보길 권합니다. 따라하라는 게 아니라 분석하라는 말입니다.

영상이 언제부터 브랜드와 연결이 되었는지, 영상 퀄리티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출연진들 간의 관계 등을 분석해봐야 안목이 생깁니다.


제작자가 되고 싶은가 주인공이 되고싶은가

요즘 취업은 하고 싶은데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이 많습니다. 저도 유튜브를 운영 하면서 직원도 채용하고 제자들도 양성해왔습니다. 또한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로 방향성을 잡고, 오랜 시간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dose media


하지만 개인과 팀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나는 어떤 영역에 걸맞은 사람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남을 찍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줄 때 쾌감을 느끼는지, 나 스스로가 쇼맨이 되는 게 좋은지부터 파악하는 게 시작입니다. 

만약 영상 찍는 걸 좋아한다면 내 기획력과 표현력, 연출력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학교 다니면서 꾸준히 만들어둘 것을 권합니다. 

일단 채널부터 만들어보세요. 영상 만드는 꿀팁만 따라하지 말고 나의 생각과 기획력을 어필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보세요. 내 포트폴리오를 자신 있게 소개 할 수 있을 때 멘티님의 가치를 알아보는 회사가 분명히 나타날 겁니다. 그 순간을 위해 내 영상을 만드는 실력을 끊임없이 연마하세요.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을 안고 삽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에요. 힘들고 어려운 분야지만, 제자들과 콘텐츠에 대한 소통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제 제자 중에서도 꾸준히 이 일을 하다가 취업에 성공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혼자 만든 영상이 2000편 이상 됩니다. 평균적으로 1년에 100~200개를 만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선물로 만들어 주고 싶어서, 제가 부족해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실력을 쌓으려고 끊임없이 영상을 만들고 또 만듭니다. 

유명 크리에이터로 성장하진 못했지만, 매번 새로운 시도와 기획을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이를 웃음과 정보를 녹인 실험적인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매일같이 반복합니다, 

제가 드린 조언들이 인생의 아주 도움이 안 될, 질문의 방향과 다른 답변일 수 있습니다. 다만 비슷한 고민을 미리 겪어본 꼰대의 경험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will h mcmahan


마지막으로 저의 마음 지침을 공유합니다. 

  1. 좋아하는 걸 생각하고 상상하자
  2. 창의적인 행동과 관찰과 기록을 반복하자
  3. 타인과 비교했을 때 내 장단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경쟁력을 찾자
  4. 적당한 열등감과 흥미와 의미를 가지고 스스로 헤쳐가는 용기를 지니자
  5. 대중이 좋아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자 
  6. 돈이 없고 환경이 좋지 않다며 핑계 대면서 뒷걸음질 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희망을 안고 살자
  7. 휴대폰 카메라라도 좋으니 사람들의 시선과 모습, 풍경, 순간의 장면들을 놓치지 말고 자주 담자
  8. 스스로와 남을 보듬으며 친화력을 키우자
  9. 어떤 말을 해야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록하고 정리하자. 또 대화를 많이 하면서 많이 듣고 관찰하자.

제 말들이 사소할 수도 있으나 작은 마음의 움직임이라도 있기를 바라는 제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저는 또 일해야 하니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답변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언제 한번 '우키는 TV' 찾아서 집요하게 기록하는 제 일상도 한번 보세요. 힘들 땐 언제든 글 남겨주시고요. 서로 모르지만 멘토님의 앞날 열심히 응원 하겠습니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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