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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마케팅, 관련 경험이 많은데도 면접에서 떨어집니다
SM C&C · 홍보팀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지라 글쓰기, PR, 소셜미디어 마케팅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은 접었지만, 한때 에디터도 희망했어요. 현재는 '글'과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삼는 직업을 꿈꾸고 있고요.

멘토님이 근무하고 계시는 D 광고 대행사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다양한 프로모션과 소셜미디어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더라고요. 저도 익히 알고 있던 프로모션을 이 기업에서 만들었다는 게 무척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홍보대행사 몇 곳을 지원했는데요, 홍보팀 인턴, 기자단 활동, 멘토링 참여, 객원 기자 등 홍보 관련 경험도 꾸준히 해왔고 면접에서 대답도 깔끔하게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합격하지 못해서 안타까웠어요. 


ⒸProstock-studio


포토샵이나 그런 기술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니면 영어 점수가 부족해서 그런지 마음만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멘토님은 이력서를 계속 쓰는 것과 정량적인 스펙을 좀 더 보완한 뒤 지원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멘토님 글 실력이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미술을 전공하셨는데 어떻게 홍보 대행사를 거쳐 지금의 커리어를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멘토님은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감, 능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나요? 사실 올해 26살이라 빨리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제 상황을 좀 더 상세히 말씀드렸네요.

저도 멘토님처럼 대외활동도 많이 했고, 그간 여러 경험을 통해 부딪치며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있었기에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어요. 하지만 요새 들어서는 차라리 정량적인 스펙을 더 키울 걸 하는 마음이 들어 괜히 스스로가 야속해지네요.

주변에 저와 같은 케이스가 없어서 멘토님께 더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드린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토님 복 받으실 거예요.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 정애지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질문을 많이해 주셨는데, 일일이 세세하게 답변드리면 밤을 새워야 할 정도의 장황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최대한 핵심만 요약해서 답변드릴게요.

팬 사이트 운영 경험을 자산으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방송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예능 PD가 되고 싶었는데 공부를 못해서 대신 그림에 소질 있으니까 차선책으로 영상디자인과를 가려고 했지만, 결국 비슷한 분야인 시각디자인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입학하고 보니 영상을 배울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해서 영상 연합동아리에 들어갔어요.

Ⓒyour
어쨌든 디자인을 전공했으니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밖엔 없었는데 막상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되어 있어서기획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디자인과를 졸업한 기획자를 뽑아줄 회사가 있을 것 같진 않아서 대외활동을 많이 했고요. 하지만 결국엔 디자이너로도, 기획자로도 애매한 경력으로 졸업했습니다.  

백수로 살던 어느 날, 인터넷 커뮤니티를 잘 알고 디자인과 영상 툴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채용공고를 발견했는데 아주 작은 홍보 대행사였습니다. 그때가 트위터 초기 단계였어요.

마침 그때 저는 대학교 3학년 말부터 아이돌 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서 취업했습니다. 하지만 그 회사의 대표가 직원을 무시하고 상식 밖의 행동을 많이 했던 통에 4개월 만에 그만두고 백수가 되었습니다.

한 3~4개월을 히키코모리로 지내다가, 보다 못한 친구의 소개로 운이 좋게 모 PR 회사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계약직을 제안 받았지만 퇴사하고 2달 후에 다른 PR 회사에 인턴으로 다시 입사했습니다.

ⒸWirul Kengthankan


관련 경력이 많은데 떨어지는 이유

멘티님 이력을 보니, 제가 대학 다닐 때보다 더 유의미한 활동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구직이 어렵다니, 요즘 취업 시장이 얼마나 냉정한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일단 정량적인 스펙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제가 취업하던 시절에도 스펙, 스펙 했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더 심할까요. 취업이 어려운 것은, 비단 멘티님만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사회적인 문제도 있어서 제가 '이렇게 하면 취업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의견을 말하자면, 어쩌면 뭔가 특징적인 부분, '차별화 포인트'가 없어서 아깝게 떨어진 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기획자로나 디자이너로나 애매한 상태에서 졸업했습니다. 그 당시에 다른 친구들보다 대외활동 경력이 많았음에도 스스로 자신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남은 열심히 생활하는 졸업반에 아이돌이나 따라다녔으니 그 상실감은 더했죠. 그런데 오히려 소셜미디어 쪽으로 취업을 하려고 하니, 아이돌 팬사이트를 운영해 봤다는 게 저의 차별 포인트가 되어 취업이 쉬웠습니다. 면접을 볼 때마다 그쪽 질문을 많이 받았고, 합격 하고 나니 그런 부분을 높이 샀었다고 하더라고요.

홍보, 마케팅 대행사들이 대체로 영어, 학벌 등의 스펙을 많이 따지긴 합니다. 특히나 K PR 회사처럼 홍보 분야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회사는 더더욱 많이 보죠.

하지만 시야를 조금 넓게 갖고 둘러보면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많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정량 스펙보다 그 사람이 지원한 직무에 얼마나 맞는지, 우리 회사에 이 사람이 뭘 해줄 수 있는지를 더 먼저 보는 편인 것 같아요.

포토샵 등의 기술을 배워서 나쁠 것은 없지만, 먼저 그 기술을 내가 지원하는 분야에서 써먹을 수 있는가부터 생각해보세요. 소셜미디어가 아니고서야 마케팅/홍보 전문가를 뽑는데 포토샵을 잘한다고 뽑아줄 회사는 아마 적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량적인 스펙은 스피킹 위주의 영어점수를 올리는 정도만 하고, 수많은 경쟁자 가운데 나를 빛내줄 '나만의 차별점'을 어떻게 만들지를 더 심도 있게 고민해보세요.

'저는 홍보 쪽으로 이것도 해봤고, 저것도 해봤어요. 그러니까 딱 맞죠?'보다는, '홍보인이 되고 싶어서 이런 활동을 했는데, 덕분에 내가 이런 스킬을 갖게 되었고, 이 스킬이 당신네 회사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느낌이 되면 더 좋을 것 같네요.


turgaygundogdu


소셜미디어 감각을 키우는 방법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 감을 키우는 법을 공유할게요. 우선 저 스스로가 인터넷 문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또래보다 PC통신을 일찍 경험하기도 했고, 오프라인 관계보다 온라인 관계가 편하다고 느낄 정도로 온라인과 오랜 역사를 같이했어요.

그리고 일단은 무엇이든 엄청나게 봅니다. 일하다가도 재밌어 보이는 게 있으면 보고, 돌아다니면서도 봅니다. 워낙 유치하고 병맛스러운 문화를 좋아하는 탓에 그런 게시물을 많이 보고, 커뮤니티도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에요.

집에 오면 잠들기 전까지 예능프로그램 보다가 틀어놓고 잠들기도 하고요. 그래선지 또래보다 20대들의 언어를 좀 더 많이 아는 편인 것 같습니다.

소셜미디어랑 상관없이 인문학, 사회학책, 인터넷 기사도 많이 읽습니다대부분의 사람이 소셜미디어를 그저 수단, 도구로만 생각하는데 그게 소셜미디어의 근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디어가 일방향 미디어에서 다방향 미디어로 진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예전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의미하죠. 홍보/마케팅이란 그 다양한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해서 내 물건을 사게 하느냐의 문제인데, 사람을 포용하려면 먼저 그 사람을 알아야 하겠죠.

그 많은 사람을 다 만나며 돌아다닐 순 없으니 인문학책으로 그런 분야의 지식을 쌓습니다. 글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글을 쓸 수 있게 된 데에는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보통 한 달에 책을 5~8권 이상은 사서 읽는 것 같아요. 머리가 나빠서 읽은 걸 기억을 잘 못 한다는 게 흠이지만요.

답변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장황하게 쓰다 보니 분량이 꽤 기네요. 읽는데 지루하진 않았을까 걱정됩니다. 26살이라 빨리 취업하고 싶다고 했죠? 저는 인턴 기간을 제외하면 28살에 취업했습니다. 저희 팀에는 남자분이긴 하지만 저와 같은 나이의 인턴 분도 있는 걸요.

너무 조바심 가질 필요 없어요. 보통 26살에 취업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쯤 초조해하는 취업준비생분들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26살이면 딱 취업하기 좋은 나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더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게 많은데 일단은 여기까지만 답변을 하겠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또 잇다를 통해 질문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정애지 멘토
SM C&C · 홍보팀
마케팅/MD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2011년 다트머스대학 졸업 축사에서 꿈은 늘 바뀌기 마련이니 특정 직업이나 커리어 목표로 꿈을 정의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실패를 하고 실망을 해야만 비로소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이 보이게 되고, 그제서야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지요. 실제로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퇴출되는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케이블방송에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오히려 공중파에 있을 때 보다 더 큰 성공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잉여, 루저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남들이 '한심하다'고 여길만한 일도 많이 저질러 왔으며, 이 순간에도 전공과 직업을 밥 먹듯이 바꿔가며 이렇다할 성공을 이루지 못한 채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결국 성공의 자리에 올라가는 사람은 한번 쯤은 실패와 실망에 좌절해 본 잉여, 루저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은 무엇도 아니지만, 스스로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믿고 있고, 언젠가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성공을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매우 복잡한 방법으로 살아왔지만, 방향을 잃었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저는 저처럼 자주 흔들리고, 넘어지고,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절대로 자신을 포기할 수 없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멘토라는 이름보다는 서로 부족한 삶의 과정을 나누고 고민하며 함께 자랄 수 있는 공생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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