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화학과 4학년 재학 중인 멘티입니다. 이번에 휴학하면서 막연히 QC(품질관리)나 QA(품질보증) 직무로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에 화학분석기사, 위험물 산업기사 자격증 두 개를 취득했는데 막상 자격증을 딴 후에 영어를 해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별다른 방향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정도 화학과가 갈 수 있는 직무를 살펴봤어요. 실험을 좋아해서 제약회사 개발이나 QC 쪽으로 가겠다고 마음을 잡았습니다.
복학하기 전까지 남은 기간에 토익 900점, 일정 수준 이상의 오픽 점수를 만들 계획입니다. 친구 말로는 AL 정도는 따야 한다는데 그 정도는 필수인가요? 또한, 한국 보건복지 인력개발원에서 온라인으로 교육해주는 GMP(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기본 교육을 수료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막연히 계획을 세웠지만, 인터넷이나 카페에서 돌아다니는 글을 보고 결정한지라 이렇게 준비해도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에 질문드리게 됐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준비하는 게 아니니까요. 만약 제 방향성이 잘못됐다면 어떤 식으로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QC 업무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품질을 확인하는 업무라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막연하고 두루뭉술하게 질문드려서 죄송합니다. 제약 QC로 취업해야겠다고 결심하지 얼마 되지 않아서 궁금한 것도 많은데, 어떻게 여쭤봐야 속 시원한 해답을 들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질문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서면으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취업을 준비할 때는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겠지만 멘티님을 위한 자리는 어딘가에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준비하길 바랍니다.
최근 제약회사가 품질 쪽을 많이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QC 쪽 채용의 기회가 많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단 QC라는 방향성을 정했으니 남은 기간 흔들리지 말고 목표에 전념하길 바랍니다.
기업이 아니라 직무를 목표로 해야 더 큰 기회를 누릴 수 있어요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우선으로 보는 것이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입니다. 그리고 지원자들 간의 스펙이 비슷할 경우 영어 점수나 기타 부가적인 사항을 보게 되는 거죠. 즉, 멘티님이 QC에 적합한 역량을 준비해 직무 적합성을 높였다면 나머지 부분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영어 점수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지만, 토익 900점, 오픽 AL은 필수가 아닙니다. 직무역량만 갖추고 있다면 영어 점수는 본인의 기준에서 적정 목표를 세워 달성해두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GMP 교육 수강은 의미 있는 취업 준비 활동입니다. 제약회사에서 GMP를 모르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GMP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그만큼 남들보다 경쟁우위를 갖게 됩니다. 거기에 HPLC, UPLC 같은 시험 장비 관련 경험까지 갖추면 경쟁력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직무를 먼저 선택하고 거기에 맞춰 취업을 준비하는 방식은 취업할 때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지원 기업은 바뀌지만, 직무는 바뀌지 않으니 어느 기업에나 지원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취업을 준비하게 리스크가 상당히 높아집니다. 만약 본인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면 대안이 사라지는 거죠.
취업은 끝이 아닙니다. 입사 후에도 계속 역량을 키워 더 큰 일을 할 수 있고, 심지어 다른 회사로도 갈 기회도 생길 겁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역량을 선택하고 역량을 단계별로 키워가는 과정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순환 근무라는 숙명, 회사 전체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세요
QC(품질관리)란 생산된 의약품의 함량, 순도, 확인 시험 등을 진행해서 최종적으로 의약품의 품질에 대한 성적서를 발급하는 부서입니다. 그래서 분석기기에 관한 경험이 있으면 품질관리 업무에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분석법에 대한 접근 자체가 일반적인 실험실에서 수행하듯이 느슨하지 않고, 성적서 발급을 위해서 GMP 아래 실험이 타이트하게 진행됩니다.
그럼 품질관리 부서의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실험 기기에 대한 부분은 자연스레 익숙해질 겁니다. 사실 문제해결 능력이 좀 더 중요합니다. 이 실험이라는 게 시험법대로 잘 진행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Troubleshooting(문제해결, 조정능력)이 중요합니다. 기기 숙련도보다는 기기의 이론을 공부하는 게 더 좋습니다.
또한 품질관리로 입사하더라도 향후 생산부서, 품질보증팀 등 다양한 부서로 순환 근무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품질관리 분야의 핵심 인재가 되는 것보다는 회사 전체에서 필요한 인재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들보다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주어진 업무에 임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습관이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기업에서 이룰 수 있는 최종 꿈은 임원이겠죠?
이번에는 이 정도로 답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추가적인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남은 기간 취업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 거두길 바랍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