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티님 안녕하세요. 질문이 쉽지 않아서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할지 고민하다 늦어졌네요. 최대한 제 소신대로 답변을 드렸으니, 선택하심에 있어서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자신 만의 가치 : 회사 생활의 원동력
저는 멘티님보다 더 옷에 관심이 없는 비전공자였으며, 빅벤더라는 곳이 단순 무역회사라고 생각하여 취업한 케이스였습니다.
ⓒTirachard Kumtanom
제 이야기부터 전해드릴게요. 저는 사실 가고 싶었던 분야로는 취업이 되지 않아, 사내 문화만 보고 입사해야겠다고 생각하여 태평양 물산에 입사를 했었고, 태평양 물산이 빅 벤더이기 때문에 운 좋게 브랜드로 이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시작이 구매팀이었고 1년 정도 구매팀에서 담당을 하다가 영업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따라서 영업 일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에 적응하고, 생소한 원부자재 및 무역 업무에 대해서 배우고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이게 저에게는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운 좋게도 최초 입사했던 친정팀이 제가 원했던 기업문화를 많이 보여주셔서, 앞으로의 회사 생활에 있어 큰 희망이 되었습니다. 회사란 것이 이렇게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문화를 가질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었죠.
어디로든 취업하는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가치에 목적을 두고 취업한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업계를 한정할 때 멘티님처럼 옷에 관심이 있거나, 단순 연봉이 끌려서, 아니면 저처럼 사내문화에 꽂혀 회사에 지원할 수 있지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회사 생활을 버티게 하는 힘은 바로 위와 같은 입사 시 생각했던 조건입니다.
연봉이 높은 회사일수록 통상 업무 강도가 셉니다.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강도는 각각 다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나 댓글(?) 보다는, 앞으로 멘티님이 붙잡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담당 업무는 각 회사 별, 바이어 별, 팀 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비전공자이든 전공자이든 모든 새로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멘티님은 벤더를 직접 경험했던 분이기 때문에 입사에 크게 겁내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패션이 좋아서 일을 계속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저처럼 다른 부분을 보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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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핏, 패턴
말씀하신 것처럼 업무 프로세스는 동일합니다. 다만 아이템이 우븐이기 때문에 사용되는 원부자재가 좀 다르지요. 스웨터가 아닌 이상, 통상 벤더에서 말하는 니트와 우븐은 동일한 흐름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셔츠를 담당하게 되신 만큼 다른 아이템보다 더 신경써야 하는 것이 핏과 원단입니다. 바이어 특성 따라 원단이 아예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직접 핸들링하지 않는 경우는 있으나, 핏은 영업 사원이 많이 신경 써야 문제가 적습니다. 그리고 샘플 핏을 직접 확인하다 보면 패턴과 같은 부수적인 것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말씀드린 것처럼 바이어와 팀별로 업무가 다르니 이 부분은 참고만 해주세요
ⓒPasuwan
우븐의 전망
개인적으로는 우븐의 인기가 적어도 내수에서는 니트를 앞지르는 느낌입니다. 제가 지금은 해외 바이어와는 떨어져 있어서 해외 쪽은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우븐은 무엇보다 다운에 대한 소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체적으로 파트가 커지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입었을 때 더 포멀한 태가 나는 것은 우븐임에 틀림없고요. 한국의 경우 최근에 리넨과 같은 시원한 느낌의 아이템 붐이 일면서 때아닌 리넨 셔츠 붐이 일기도 했죠.
이런 부분을 봤을 때 우븐은 지속 성장 가능한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전과 다른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경되고 있는 부분뿐이겠지요.
저는 아직도 의류가 의식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의류 산업의 전망이 어둡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산업의 전망과 회사의 전망은 방향이 좀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긴 답글이 되었습니다만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추가적인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질문 남겨주세요.신입사원으로서 화이팅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