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칼럼 #1 취업서류 ] 이력서, 경력기술서, 자기소개서 vs. Resume와 Cover Letter
저는 요즘 회사 내 자리 이동을 위해 Resume를 수정하고 인터뷰(면접)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팀의 모자란 인원을 뽑기 위한 면접도 진행하고 있지요. 이번 기회에 국내에서 흔히 요구하는 이력서, 경력기술서,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미국에서 취직 및 MBA 지원을 위한 Resume, Cover Letter와 비교해 볼까 합니다. 해외 인턴쉽/취업이나 해외 MBA를 생각하고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와 미국의 취업문화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신가요? 여러분의 그런 궁금증을 가볍게 풀어 보겠습니다.
1. 국내 취업을 위한 서류: 이력서, 자기 소개서, 경력/경험 기술서
1) 이력서
취업이나 이직/전직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서류일 겁니다. 저도 한국에서 취업과 이직을 준비할 때 작성 했었지요. 그렇지만 미국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필요없는 서류입니다. 성별과 출생연도, 가족관계와 사진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에서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있을 편견과 비합리한 혜택이나 불이익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MBA 수업 중 한국에서는 주민등록번호와 사진 (요즘은 없어지는 추세라지요?), 출생연도, 가족관계를 이력서에 기재한다고 하니 그곳 학생들과 교수님이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2) 자기소개서
차별화된 스펙이나 적확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남들과 다른 개성과 특징을 보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1년을 회계사 시험 준비로 보내고 막상 취직하려 하니, 대단한 경력 사항도, 토익점수도 없었습니다. 운동권 연관된 학술동아리 활동과 어머님 일을 도운 것이 고등학교, 대학교 과외활동 경험의 전부였던 저는 쓸 내용이 없어 대신 자기 소개서 형식을 파격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채용된 후에 들은 바로는 남들과는 너무나 다른 저의 자기소개서가 흥미로워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하더군요. 지금 돌아보면 작은 벤처회사였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후 동일 회사내 직무가 바뀌거나 다른 회사로 스카웃되는 과정에서는 자기소개서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더 자세한 내용은 최근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경험이 많은 다른 멘토 분들의 조언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3) 경력/경험기술서
경력기술서는 이직이나 전직을 준비하는 경우에 많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경력기술서를 작성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훑어본 경력기술서의 양식이나 샘플은 미국의 Resume와 매우 흡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Resume 부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경력/경험기술서가 저처럼 낯설으시다면 참조: http://tip.daum.net/question/63655260
2. 해외 취업 및 MBA 응시를 위한 서류: Resume, Cover Letter
1) Resume
해외 취업이나 해외 MBA을 준비중이라면 꼭 작성해야 할 서류 중 하나가 Resume 입니다. 저도 미국 MBA 지원과정에서 영문 Resume를 처음 접했습니다. MBA 합격 후 이제 Resume 작성은 당분간 안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웬걸요, MBA 첫 팀 활동이 바로 Resume 작성과 수정 연습이었습니다. 1년간 매주 이력서를 다시 작성하고 팀원들과 인터뷰를 연습한 시간은 미국에서의 구직 경험이 전무한 제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수업은 해외에서 유학온 학생이라서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MBA 신입생은 필수적으로 받는 수업이었습니다. 미국 고등학교, 대학교에는 Resume 작성을 과외수업처럼 첨삭 지도해 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한 Resume 작성법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보다 좋은 회사에 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원하는 직업과 회사에 맞춰 잘 정리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MBA 과정에서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 수업을 바탕으로 MBA 학생들은 여름방학 인턴쉽 지원을 위해 기본적으로 3개에서 5개의 다른 버전의 Resume를 준비합니다 .
어느 나라이건 대기업의 경우는 Resume는 리쿠르팅 전문 팀에서 먼저 확인하고 해당 직종과의 연관 경력/경험이나 기술과의 유사/관련성을 기준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지 결정합니다. 요즘은 채용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Resume에 사용된 단어를 분석하여 직무별 후보자를 추려 리쿠르팅 팀에게 추천하는 단계에까지 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이해하면 응시 직무에 따라 다른 Resume를 작성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Resume가 단순히 경력만 나열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채용팀이 Resume상 적확한 인재라고 판단하면 그 다음은 해당 직무/팀에서 확인하고 인터뷰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 때에는 차별적인 내용이 Resume에 기재되어 있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수십 명의 Resume를 확인하고 면접을 진행했던 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채용팀에서 보내온 Resume가 일정 수를 넘게 되면 길고 의미없는 경험/경력으로 가득한 Resume는 대략 훑어본 후 넘겨버리게 됩니다. 훑어보는 과정에서 특이하고 흥미로운 경험, 경력이 있거나 간결하고 결과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Resume를 추려 인터뷰 단계로 진행시킵니다. 참고로 이상적인 Resume의 길이는 앞뒤 1장 정도 입니다. 요즘 저도 Resume를 수정하면서 경력사항을 아무리 줄여도 앞뒤 1장으로는 부족하여 어떤 항목을 내쳐야 하나 고민중이지요.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지고 있네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 Resume 작성에 관한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Cover Letter
우리나라의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Cover Letter는 보통 앞면 1장을 넘지 않습니다. 앞서 Resume에서 눈치채셨겠지만, 길이보다는 내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Cover Letter는 형식적으로는 지원자 자신을 소개하는 서류이지만 왜 채용 팀이 지원자의 Resume를 읽어야하는 지 설득하고자 하는 것이 숨어 있는 주된 목적입니다. Resume에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항목별로 기술했다면, Cover Letter에는 지원자의 전반적인 자질과 경험, 기술이 얼마나 직무에 적확하고 기업문화에 일치하는지 요약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직무기술이 명확한 전문직이나 대기업에서는 Cover Letter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도 합니다. 실제, 저는 이제껏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Cover Letter를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리쿠르팅 팀에서는 받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걸러진 지원자들의 서류가 제게 올 때는 Resume만 전달되더군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후 Cover Letter 작성에 관한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