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연구직을 꿈꾸고 있는 학생입니다. 지방 4년제 대학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화학과 화학공학 대학원 진학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에 진학해 기초제형에 대한 연구를 하고 나중에는 제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 고민과 질문이 많지만 그 중에 몇 개를 추려 멘토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webnique

 1. 대학원 교수님마다 세부전공이 다양한데, 화장품 전공분야의 교수님은 별로 안 계신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 간다면 어떤 전공이 화장품과 제일 연관성이 높을까요?

2. 화장품 연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격증이 있을까요? 또 지금부터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요?

3. 멘토님은 일본 화장품 회사에서 연구직을 수행하고 계신데, 한국에서 석사 졸업 후 외국 화장품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까요?

고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일본에 있는  S사에 2012년 입사 했고요. 저도 화장품 연구를 꿈꾸며 한국에서 여러 준비를 하다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화장품 연구원이 꿈이어서 화학과에 진학했고, 연구원은 무조건 석사 이상을 요구하는 한국 실정에 맞춰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석사 때는  유기화학을 전공했습니다. 화장품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거 같아 유기화학을 선택했고, 합성도 재밌었죠. 

 ⒸWAYHOME studio

 그후 1년 반 정도 식약처에서 연구생 생활을 하며 기능성화장품을 분석했습니다. 그러다 박사과정을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오고 어찌어찌 하다 여기 S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맨티님처럼 재가 만든 화장품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입사해 보니 실정은 다르더라고요. 대기업 화장품 연구는 내가 원하는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회사의 전략과 마케팅에 맞춰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게 꿈이시면 대학원에서 화장품 관련 지식을 공부한 다음 창업하는 게 빠를 듯합니다. 생화학을 전공하셨으면 화학 분야 전망은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 같네요.

 Ⓒkatemangostar

 

저는 대학원을 선택할 때, 화장품 원료인 레티놀에 포커스를 두고 빛에 안정한  화장품 원료의 합성개발이라는 저 나름의 연구안을 만들어 기초 합성 교수님께 컨택 했습니다. 

 

박사 과정에서 주로 한 연구는 유기 촉매를 이용한 친환경합성법이었습니다. 그런 내용으로 S사 면접을 봤고요. 먼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어떤 랩, 어떤 교수님께 컨택 하는 게 좋을지 전체적인 스토리가 보일 듯하네요.

 

한국 화장품 연구원의 채용 기준을 보면, 화장품 관련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화학, 화학공학, 약학 등이 많고요. 약학을 전공하면 좀 더 높게 평가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굳이 화장품 전문분야를 전공해 선택지를 좁히지 마시고 크게 열어 놓고 전공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Lana U

 

한국에서 연구직을 생각하시면 석사 학위뿐 아니라 넘어야 할 장벽이 많습니다. 요즘은 중국어학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니 중국어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 듯 싶어요.

지금 아시아 화장품시장에서 중국의 잠재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고,  인건비를 줄이려고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경향이 많아서, 중국어를 할 줄 알면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될 겁니다.  

 

또 화장품의 경우 원료 기준이 나라별로 다르고 특히 중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차이가 많기에 그 부분을 공부해 두면 화장품 연구원으로 도움이 될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외국으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학연에 취중하는 한국보다 공평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요. 하지만 외국에 취업하기 위해 외국어는 필수이며 수준은 소위 말하는 비지니스 레벨이어야 합니다.

외국 화장품기업의 경우, 연구소가 있는 나라가 있고 공장이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연구직을 생각하시면 연구소가 있는 나라의 언어를 필수로  준비하시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두서없이 적다 보니 길어졌네요. 진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