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이론 < 업계 분석 대상
안녕하세요 멘티님. 취준하시느라 많이 힘드시죠. 보내주신 질문 잘 읽어봤습니다. 단순히 이번 면접만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원가 기획 직무를 선택하신 만큼 앞으로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릴게요.
먼저 멘티님은 공부했던 회계 이론만으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실무 지식을 어필하는 것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네요. 제 생각에 원가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계 이론보다 ‘내가 분석 대상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의 여부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원가 회계를 이론적으로 공부하면 실무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요.
예를 들어 멘티님이 지원하신 자동차 부품 회사를 생각해볼게요. 그렇다면 해당 회사에서 만드는 부품의 종류와 자동차의 구조, 그것들이 사용되는 방법, 현재 자동차 업계의 이슈, 중요한 기술 등을 먼저 파악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원가 회계 이론은 그다음에 사용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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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회사의 주력제품 공부가 중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하는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경쟁사의 원가를 분석하는 일입니다. 최근에 저는 중국 저가 스마트폰을 완전히 분해해 모든 부품을 분석하고, 재료비를 산출하는 업무를 담당했었어요. 아시다시피 화웨이나 샤오미 같은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잖아요.
만약에 제가 분석 결과로 ‘샤오미의 A모델은 얇은 두께에 저가 CPU를 쓰고, 인치는 크지만 해상도가 낮은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원가를 줄였다’라는 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합시다.
부품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올바른 결론을 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보고서를 작성하면 선임자에게 온종일 혼 날 가능성이 큽니다. 보고서에서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아시겠나요?
그것은 바로 부품을 단순 분석하는 것에 그쳤다는 거예요. 보완하자면, ‘중국 현지 생산제품은 스마트폰의 해상도보다 큰 화면을 좋아한다, 저전력 CPU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배터리 용량을 줄여 원가를 낮췄다’라고 원가 분석을 한 뒤에 이 제품의 개발 의도는 무엇인지, 주 타겟층이 누구인지, 판매 전략은 무엇인지 경영 전략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멘티님이 지원하신 회사가 자동차 부품회사니까 회계 이론에 앞서 자동차 부품을 공부해야겠죠? 자동파 부품 회사 말고 다른 회사를 가더라도 원가 회계를 담당한다면 그 회사의 주력 제품을 먼저 공부하셔야 해요.
제 조언이 진리라고 확신하지는 않지만, 직접 실무를 하면서 느낀 바를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멘티님, 면접 잘 보시고 취업하신 회사에서 행복하게 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