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서울 소재의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 국제학을 부전공하는 여대생입니다. 3학년을 마친 뒤 휴학했습니다.
곧 4학년이 되는데 저는 지금까지도 제가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를 통해 잇다를 알게 되어 멘토님께 제 고민을 털어놓으려고 합니다.
NGO 단체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일이 저와 잘 맞는 길인지 고민이 됩니다. 그저 사람을 돕는 게 즐거운데, 봉사할 때마다 ‘이게 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들어요.
또 제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지 않아 위축됩니다.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휴학 기간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합니다. 이 자격증이 도움이 될까요?
지금은 어학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대외활동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곧 NGO 단체나 봉사 단체에서 인턴을 해볼 생각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는 이유로 CSR 직무나 NGO 단체의 마케팅, 사무직의 길을 택한 것이 옳은 선택일까요?
💬 권초롱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반갑습니다. 많이 고민하셨겠어요.가치 있는 답변이 되도록 질문해 주신 것에 최선을 다할게요.
꿈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마세요
4학년이 되는 상황에서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싶은지 모른다고 걱정하시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학생이고, 직무를 체험해 본 적이 없잖아요. 이 시기에 진로와 미래에 확신을 하고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힘든 일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거나 스스로 위축되지 마세요.
단,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세요.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이 내 적성에 맞는지, 일을 통해서 어떤 가치를 얻고 싶은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세요.
또 주변 직장인의 사례를 조사하고, 여러 체험을 해보면서 진로를 찾아 나가세요. 이렇게 ‘잇다’에 글을 남긴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는 노력을 하면 됩니다.
전공의 한계는 자격증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NGO에 취업하기 위해 꼭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공보다 자격증을 훨씬 우대해줍니다. 업무 현장에서 NGO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대부분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어도, 사회복지사 1급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비전공자일지라도 자격증이 있으면 우대합니다.
전공 때문에 위축된다면 자격증을 취득해 극복하면 됩니다. 이왕 공부하실 거라면 1급을 목표로 하세요. 2급 자격증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 기본으로 취득할 수 있어 큰 이점이 없습니다.
일은 즐거워야 합니다
또 사람을 돕는 게 즐겁다는 이유로, 이 업무를 택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돕는 것을 좋아하고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NGO나 사회공헌 단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직장인이 되면 하루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일하며 보내야 합니다. 혹자는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은 즐거워야 하고, 가치 실현의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일, 내게 익숙한 일, 내가 보람을 느끼는 일을 본업으로 고려하는 것은 아주 장려할 일입니다.
다만, 멘티님의 고민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있네요. 왜 하필 마케팅인가요?
멘티님의 이력에는 마케팅과 관련된 경험이나 경력이 전혀 없는데요. 조금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멘티님은 마케팅 직무에서 다른 지원자에 비해 경쟁력이 없습니다.
NGO는 일반 대기업과는 달리 신입사원을 장시간 트레이닝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합니다. 마케팅 부서에 인력이 필요하면 주로 경력자를 뽑거나, 전공자나 공모전 수상자같이 충분히 검증된 사람을 뽑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좋아하는 업계의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선택하세요
그럼 멘티님은 어떤 직업을 찾아가야 할까요? 희망 직업을 설정할 때는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바로 ‘업계’와 ‘업무’입니다.
멘티님은 현재 NGO에서 일하고 싶어 하시니 ‘업계’는 정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떤 ‘업무’를 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막연히 ‘사무직이었으면 좋겠다.’, ‘인문계 졸업자들이 많이 지원하는 마케팅을 해볼까?’ 같은 생각으로는 취업난을 뚫기 어렵습니다. 다른 경쟁자들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특화된 경험을 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업무의 선택지가 너무 광범위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 좀 더 전략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보세요.
예컨대 만약 멘티님이 NGO 마케팅 부서에 들어가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마케팅 관련 대외활동을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멘티님이 인사/교육 부서에 들어가고 싶다면, 인사/교육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인턴에 지원해서 관련 경험을 해야겠지요.
현재 대외활동과 인턴을 고려 중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분야의 활동을 할 것인지 잘 생각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업계와 업무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업계로 선택하고, ‘잘하는 것’을 업무로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방송이었습니다. TV를 워낙 좋아했고, 드라마, 예능, 뉴스 같은 영상 콘텐츠를 다 좋아해서, 막연히 방송국이나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그런데 같은 방송국에서 근무한다고 해도, 보도본부에서 기자로 일하는 것과 회계팀에서 회계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다른 성격의 일입니다.
저는 제가 남들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서, ‘업무’는 홍보를 선택했죠. 결국 미디어 회사의 홍보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만약 숫자에 약한 제가 회계팀에 입사했다면 업계는 맘에 들지만, 업무가 맞지 않아 곧 그만두었을 겁니다.
멘티님은 ‘남을 돕는 것이 즐겁다’는 생각에서 NGO 라는 ‘업계’를 선택했으니,
‘내가 이 일만큼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업무’로 선택해보면 어떨까요?
자신의 장점을 잘 생각해서 업무를 정해 보세요. 기획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라면 마케팅을,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특출나면 홍보를, 국제학을 전공해 국제 정세에 밝다면 해외사업기획을 선택하는 방식으로요. 선택지를 좁혀야, 준비 방법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제 답변이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물어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