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해외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SCM, 구매, 해외 영업 직무 위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스펙을 조금 말씀드리자면, 토익은 900점 중후반이고요. 토스는 레벨 6인데, 아무래도 낮은 것 같아 오픽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국제무역사 1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snowing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우선 SCM과 구매 업무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이고요. 또 각 업무에서 제 스펙을 바탕으로 강조하면 좋을 만한 역량들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질문 들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멘토님의 답변 부탁드립니다.
*SCM :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SCM)란 부품 제공업자로부터 생산자, 배포자, 고객에 이르는 물류의 흐름을 하나의 가치사슬 관점에서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가 원활히 흐르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 Edward Seongwon Jung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SCM과 구매 쪽에 관심이 있으시네요. 멘티님의 스펙으로 미루어 보니 아마도 제조기업의 벤더 역할로 구매 실무를 하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구매 직무는 회사가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고 좋은 품질로 구입하는 것에 그 의의가 있어요. 멘티님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점은 모든 산업군에서 그 맥락을 같이합니다.
Ⓒsnowing
이 직무에서는 협력 업체와의 관계 유지가 필수적이며, 때로는 새로운 협력 업체를 발굴하기도 해요. 또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할 때 어떤 협력사와 거래를 맺어 나갈지에 대한 판단도 하고요. 만약 구매 쪽으로 지원하신다면 이 점과 더불어 실무 경험을 잘 녹여 풀어내시면 좋겠네요.
산업별 SCM과 구매 업무의 차이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질문에 차근차근 답변해 드릴게요. 첫 번째 질문으로는 산업별로 SCM과 구매 업무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물어보셨는데요. 제가 경험하지 않은 분야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대신 *FMCG와 자동차 업계의 경험은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SCM은 구매보다 훨씬 더 큰 범위인데요. FMCG(소비재)의 SCM팀이 품고 있는 범위를 그려 볼게요. 샴푸를 예로 든다면, 그 공급 사슬은 ‘원자재 -> 생산 공장 -> 재고 창고 -> 각 판매 거점 -> 고객’이 될 거예요.
이를 원자재 단계부터 좀 더 자세히 설명드려 볼게요. 먼저 샴푸의 원료를 누군가가 만들어 우리 공장에 납품합니다. 이때 SCM은 납품이 적시적기에 인도되는지 확인해야 해요. 공장의 스케줄 관리 또한 SCM의 업무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원료가 도착했다면 공장이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지, 영업이 지정한 기일에 맞출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해요. 생산 능력이 안 되면 가능한 방법을 찾고 차질 없는 생산을 위해 노력합니다.
ⒸDon Pablo
다음 단계는 재고 창고인데요. 제품이 팔리기 전, 재고 창고에서 관리를 잘하는 것 또한 SCM의 일이에요. 샴푸들이 박스에 잘 담겨 팔레트 위에 잘 적재되어 있는지, 행여나 샴푸 박스가 터져 폐기해야 하는 재고들은 없는지, 유통 기한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등 모든 이슈들을 항상 알고 있어야 하고요. 전사적인 소통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재고 창고의 수용량이 적절한지, 공간은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는지, 불용 재고는 얼마나 있으며 어떻게 소진해야 하는지를 영업과 함께 고민해야 하죠.
끝으로 판매 거점에 관한 내용을 말씀드릴게요. 수요가 발생하면 재고를 적시적소에 뿌려줘야 하는데요. 이때 배차는 잘 되었는지, 운송 중 이슈는 없는지, 최적의 적재율을 통해 효율적인 배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 또한 SCM의 업무입니다. 예를 들면, ‘한 팔레트 위에 샴푸를 몇 박스 싣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가?’와 같은 것이죠. 이런 고민들이 SCM이 재고 관리의 일환으로 끊임없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에요.
간략하게 이 정도면 FMCG의 공급 사슬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금이나마 아셨을 것 같아요. 이 중에서 구매 직무가 하는 역할은 각 단계에서 어떤 제품이 필요할 때 그것을 말 그대로 ‘구매’만 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팔레트 납품 단가를 낮추고 싶은데, 볼륨을 키우면 협력사와 단가 협상이 가능할까?’라든지, ‘오더피커(지게차)를 바꿔야 하는데 공개경쟁 입찰을 붙여서 가장 싸고 좋은 협력사를 골라 볼까?’ 등을 고민하기도 하고요. 샴푸 원료 원가가 10% 오를 것 같은데 왜 그런지 협력 업체와 의논하기도 해요.
이렇게 구매 직무는 전체를 논하기보다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그 부분의 전문가가 되는 느낌이 강합니다. 일부분만을 예로 말씀드린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 구매 직무는 상황 전반을 아우르는 SCM과는 차이점이 있어요.
Ⓒtirachard
'자신감 있는' 영어 실력과 소통 능력
다음 질문에서는 멘티님의 스펙을 바탕으로 강조할만한 역량이 무엇인지 물어보셨는데요. 직접 실무 경험을 했던 것을 녹여 낸다면 그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을 거라고 봐요. 다만 해외 영업을 생각한다면 영어 점수는 스피킹이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스피킹 점수와 실제 실력은 무관하므로 점수가 안 나오더라도 실전에서 쓸만한 인재라는 것을 어필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점수가 높은 사람이 아닌 실제로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해외 영업 관련해서도 조금 말씀드리자면, 여기에 중요한 것은 자신감 있는 영어(절대 높은 점수나 멋진 발음을 요구하지는 않아요)와 내가 팔아야 하는 제품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또 바이어의 입장에서 소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멘티님께서는 해외 경험에서 아마 해외 현지 조달을 경험하셨을 테니 그 부분을 풀어내면 좋을 것 같네요.
나름대로 답변을 적어 보았는데, 부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추가 질문이 있으시다면 또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FMCG :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또는 CPG(Consumer packaged goods)는 신속히 판매, 교체되고 1년(통상적으로 1일, 1주, 1개월) 이내에 소진되는 저비용 제품을 의미한다. 청량음료, 화장품, 식료품 등이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