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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 실력이 뛰어나면 구매 업무에 도움이 되나요?
KCC건설 · 구매부
약 5년 전
💬 멘티의 질문
안녕하세요 멘토님! 구매 직무를 희망하는 취준생입니다. 중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했고, 국제정치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을 했어요.

아무래도 중국에서 10년 정도 살았고, 전공이 사회/상경계열이다 보니 제가 경쟁력 있는 분야는 해외영업과 구매라고 판단해서 두 가지 직무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영업은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어느 정도 알겠는데, 구매 직무는 저에게 너무 생소해서 멘토님께 질문을 드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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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가 이번에 삼표그룹 구매팀에 지원하는데, 이 업계에서 구매팀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그리고 구매팀에 들어가서 어떻게 저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비전도 조금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구매 직무 채용 시 대부분 중국어, 영어를 우대하던데, 언어에 강점이 있으면 이것이 실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자소서 문항을 작성할 때, 언어적 역량을 직무와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중국과 중국어를 잘 아니까 현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설비를 구매해오겠다’라는 답변은 어느 유학생이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차별화된 내용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제가 지원하는 삼표그룹과 멘토님이 일하시는 KCC가 같은 업계라고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됐는데, 소중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정보가 부족해 힘들어하는 취준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 김종규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 주신 글 잘 읽어봤습니다.

조언을 드리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KCC건설의 모기업인 KCC는 종합 건자재를 취급하는 회사입니다. 반면 멘티님께서 언급하신 삼표그룹은 시멘트, 레미콘 등 건설 기초 소재를 취급합니다. 알고 계신 것과 달리 KCC와 동종업계에 있다고 하기 힘들어요.

사실 그냥 넘어가도 될 실수이지만, 진정성 있는 태도와 정확한 기초자료를 갖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짚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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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본적인 영역에서 오류가 있다면 자소서 평가나 면접 시 자칫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어요. 물론 취준생의 입장에서 자세한 내용까지 알기 힘들 수도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라면 사업영역을 명확하게 공시해놓습니다.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정보를 알아야 해요. 면접관은 지원자에게서 해당 산업과 회사에 관한 이해, 즉 입사 지원을 대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능력과 자질만큼 중요하게 보니까요.

또한, 사원에게는 분석한 기초자료의 정확성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상위 직급이 내리는 중요한 결정은 대부분 하위 직급이 집계한 데이터를 근거로 이뤄지므로 아무리 유능한 상사여도 밑에서 잘못된 정보가 올라온다면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겠죠.

사소해 보이는 오류였지만 이렇게 두 가지 이유로 말씀드립니다. 기초적이면서 굉장히 중요한 자세이므로 더 신경 쓰시면 좋을 것 같네요.

구매요청서 작성부터 시작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구매 업무는 말 그대로 회사가 사업을 수행할 때, 필요한 기자재를 구매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중에서도 주요 설비, 원자재 등 기업의 주요 지출에 해당하는 품목들의 구매 업무를 독립시켜 구매팀이라는 별도의 부서로 운영하는 거죠. 사무용 비품 등 소소한 물품의 구매는 보통 총무팀에서 주관합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조업을 예로 들면, 구매 업무는 최종 판매재를 구성하는 모든 원료와 이를 제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설비, 관련 기자재, 비품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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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사 직원이 개별 공장에서 무슨 품목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알 수는 없겠죠? 그래서 부서, 현장, 공장 등의 주체가 각자 필요한 해당 자재, 설비의 구매의뢰를 요청하면, 구매팀이 이를 접수하는 것부터 구매 업무가 시작됩니다. 

이러한 구매요청서에는 해당 품목과 상세한 규격, 수량, 납기, 예산 확보 여부 등이 기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드리자면, 일단 규격은 필요한 설비가 어떤 성능을 갖춰야 하는지, 원자재는 어떤 크기, 재질이어야 하는지 등의 정보를 뜻합니다. 이는 인문상경계열 출신의 본사 직원보다 이공계열 출신의 생산 직원이 더 자세히 아니까 현장에서 직접 구매 사양을 적어서 올리는 거죠.

다음으로 수량은 각 단위에 맞춘 개수를 의미하며, 납기는 해당 물품이 언제까지 필요한지 날짜를 적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데 쓰이는 지출이 회사 승인을 받은 예산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예산내역을 첨부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구매의뢰 요청은 해당 구매품을 사용할 부서에서 규격, 수량, 승인 예산을 첨부해 구매 전문 부서로 의뢰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구매의뢰가 요청되고 나면 구매팀의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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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업무의 진행 순서

구매팀은 구매의뢰를 접수하고 나서 해당 구매건의 내용을 분석하고, 알맞은 구매 유형을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구매 유형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경쟁입찰은 구매 물품의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공급자가 많고, 특수한 사양이 아니라면 다수의 업체에게 견적을 받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제한입찰은 공급자들은 있지만, 특수한 사양일 경우 소수의 업체에게만 의뢰하는 구매 유형이에요. 

마지막으로 소수의 독과점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때는 아예 일정 기간 특정 업체와 단가계약을 맺어 해당 기간 동안 올라오는 구매 건을 모두 동일 단가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특허 품목이나 발주처의 지정을 특정 업체와 단독으로 진행하는 특수한 형태도 있어요.

구매팀은 이렇게 구매 유형을 결정하고 나서, 해당 업체에 견적 의뢰를 보냅니다. 여기에는 현장에서 올라온 규격, 수량, 납기가 명시돼 있고(예산은 내부 문서이므로 삭제), 구매팀 기준의 결제조건(현금, 어음), 결제방법(월말 정산, 최종 납품 시 결제 등)을 기재합니다. 

업체들은 명시된 조건에 맞춰서 견적을 제시하며, 구매팀은 이를 취합해 적정 사양의 최저가 업체를 선정합니다. 이후, *위임전결규정에 따라서 *품의를 거치고, 해당 업체와 계약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계약을 진행할 때는 해당 공급사가 계약을 무단으로 파기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수익자를 구매자로 한 계약이행보증증권을 보증기관에 요청하며, 이것을 접수하면 구매가 마무리됩니다. 

결론적으로 구매팀의 업무는 ‘구매의뢰 접수 - 견적 의뢰 및 접수 - 구매품의 - 계약’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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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구매 직무는 전문적인 업무를 많이 합니다. 해외 자재를 구매할 때 공급자와 구매자의 자재 인도시점을 결정해 물건을 받고, 대금을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 어떤 운송수단으로 물건을 옮기고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 국경을 넘는 통관은 누가 담당할 것인지, 특정 시점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누구의 책임이며 보험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구매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안을 결정하고 감시해야 하는 거죠.

또한, 견적 의뢰를 위해 해당 품목의 전문 업체들을 매년 조사하고 갱신해 명부를 작성해야 합니다.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수시로 조사해야 좋은 계약을 맺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등록된 업체 중에서도 부도나 계약 불이행 위험이 있는 업체들 역시 수시로 걸러냅니다. 

어학 능력의 이용 가능성은 무궁무진

구매 업무의 설비/원자재 영역 모두, 어학 능력이 아주 요긴하게 사용됩니다. 

먼저 설비 영역을 말씀드리면, 일반적으로 설비 구매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MR(Material Requisition)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국제규격을 준수하기 위해 영어로 작성해야 합니다. 즉, 영어를 모르면 설비 구매를 하기 어려운 거죠.

게다가 해외 설비를 구매할 때는 설비 스펙, 계약, 운송, 대금 지급과 관련된 모든 서류가 영문으로 쓰여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설비 업체들이 많이 생겼지만, 좋은 사양의 설비는 아직 유럽과 일본이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설비뿐만 아니라 원자재 구매 시에도 어학 능력이 많이 요구됩니다. 한국은 원자재 부국이 아니므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원자재 부국인 중국이 근처에 있으니 중국에서 물품을 많이 구매한다면 당연히 중국어도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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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외 프로젝트가 생겨도 멘티님처럼 어학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해집니다. 만약 삼표그룹에서 중국에 공장을 짓게 된다면, 구매한 물품을 중국에 보내야 하므로 운송, 통관 등 중국 관공서를 상대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해야 하겠죠? 그러면 당연히 중국어를 갖춘 직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원자재와 설비 구매팀의 주요 구매 품목

제가 알기로 삼표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은 시멘트, 레미콘입니다. 그렇다면 삼표그룹의 구매팀은 위에서 설명했던 업무 과정을 거치면서 시멘트, 레미콘에 필요한 원자재, 설비를 구매하겠죠? 주요 구매 품목에는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질, 점토, 실리카, 산화철, 그리고 레미콘의 원료인 시멘트, 골재(자갈/모래), 물, 혼화재 등이 있을 거예요. 원자재 구매팀은 이렇게 기본적인 재료들을 구매합니다.

반면 설비 구매팀은 시멘트를 만들기 위한 각종 설비를 구매합니다. 흔히 원재료들을 갈아서 가루로 만드는 Mill, 여기에 열을 가해 원하는 속성을 첨가하는 Klin, 이를 냉각시키는 Chiler, 분배 이송 설비, 포장 설비 등 엄청나게 다양한 설비들이 있습니다. 

또한, 시멘트, 레미콘 사업은 자재 집약적 산업입니다. 노동, 자본보다 원자재의 비중이 커지면, 공장과 원자재 생산 장소가 최대한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거리가 멀어지면 당연히 운반비가 비싸지니까요. 

따라서 삼표그룹이 운반비를 줄이기 위해 원자재 부국인 중국에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고, IT나 고부가가치 소량 품목을 취급하는 산업보다 구매팀의 업무가 더 많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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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직무에서 살아남는 법

어느 직무에서나 확실하게 보장된 길은 없습니다. 본인이 하기 나름이죠. 정해진 대로만 하고, 주어진 것에 안주하면 발전하기 어려울 겁니다. 

반면 구매 전문가로서 해당 구매 품목을 기술자만큼 상세하게 알고, 시장 구조와 업체에 능통하며, 어학능력을 바탕으로 국제 거래 및 운송/통관에 능할 수 있다면 절대로 굶어 죽지는 않을 거예요.

한편, 선진국에서는 구매 직무를 전분 분야로 두고 전문가로 육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는 그렇지 않거든요.

답변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혹시 또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멘티님의 꿈을 응원합니다!



*위임전결규정 : 위임 전결에 관한 직책별 전결사항을 규정한 문서. 위임전결은 기관이 가진 권한을 다른 보조기관이 대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품의 : 사전적 뜻은 웃어른이나 상사에게 여쭈어 의논한다는 의미. 보통 회사에서는 회사 업무 처리에 지출된 또는 지출될 예정인 물품의 목록을 적어 상사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문서를 말한다.

김종규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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