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KCC 건설의 구매 부서를 지망하고 있는데, 티오가 굉장히 적고 기업에서 산업 관련 전공자를 우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현직에 계신 멘토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Andrey Popov
2. 구매 부서에서 일하려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3. 비전공자도 구매부서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 김종규 멘토의 답변
구매 업무 플로우와 구체적인 구매유형의 분류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렇게 인연이 닿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취준하는 입장에서는 실무를 하고 있는 현직자의 조언이 아마 절실하게 필요하실 것 같아요. 멘티님께 도움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답변하겠습니다.
ⒸYuriy Golub
먼저 구매 부서에서 하는 업무를 말씀드릴텐데, 사실 굉장히 길고 복잡해서 명쾌하게 풀어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번호를 매겨서 간단하게 구매 업무의 플로우를 나열해 볼게요.
1. (현장 등 요구 부서의) 구매의뢰 접수 2. 구매 대상품 분석 3. 시장 분석을 통한 구매 대상 업체 선정 4. 구매 대상품의 특성과 시장 상황에 따른 구매유형 선정 5. 가격 분석 (최저가 경쟁입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협상 과정이 포함) 6. 구매 품의 및 계약 7. 계약 업체의 제품 생산 8. 제품 운송 9. 현장 입고 및 출고 10. 대금 지불
이 중에서 4번에 쓰여진 구매유형에 관해 부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구매유형은 입찰 형태에 따라 경쟁입찰과 제한입찰으로, 계약 형태에 따라 단가계약, 수의계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경쟁입찰은 해당 상품이 규격품이고, 제조업체가 많을 때 이뤄집니다. 다수의 공급사를 대상으로 동일한 구매사양서를 발송해 최저가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인 거죠. 이 방식은 업체별 상황에 따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매 담당자의 업무가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제한입찰은 경쟁입찰과 달리 고사양의 기술을 요구하거나 소수 업체가 과점하는 시장일 경우 취하는 방식입니다. 검증된 소수의 업체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양날의 검인데, 업무 효율성이 높은 동시에 금액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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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가계약과 수의계약을 설명해 드릴게요. 두 계약은 품목의 특성에 따라 결정되는데, 정기적으로 구매하거나 단가 변동이 많은 품목일 때는 단가계약을, 특허 품목이거나 특수 기술 사양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의 형태로 구매를 진행합니다.
구매의 3요소를 적절하게 수행하는 것이 핵심 역량
흔히 구매의 3요소를 Q, C, D 라고 합니다. 바로 Quality(품질), Cost(금액), Delivery(납기) 입니다. 따라서 이 3요소를 적절하게 끌어내는 것이 바로 구매 업무의 핵심 역량이겠죠? 여기에는 분석력, 협상력, 시장조사 능력이 해당됩니다.
먼저 분석력은 품질 영역에서 제품 사양과 관련 법률을, 금액 영역에서 업체가 제출한 금액의 적합성을, 납기 영역에서 공급업체 제작 시기와 현장 투입 시기를 판단하는 데 필요합니다.
또한, 협상력은 적절한 단가를 업체와 조율하기 위해서, 시장조사 능력은 좋은 품질을 유지하고자 우수한 공급업체를 찾아내기 위해서 사용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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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부서의 티오는 적은 편
말씀하신 것처럼 구매 부서의 티오는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구매뿐만 아니라 인사, 총무, 회계, 재정, 전략기획 등 대부분의 경영지원 부서는 생산, 영업 같은 라인 부서보다 부서 인원 자체가 적습니다. 그래서 생산이나 영업 직무를 수십 명 씩 뽑을 때 경영지원은 1명 뽑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가능성이 작아 보이시나요? 한 가지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드리자면, 회사가 주력으로 구매하는 품목에 따라 상경계열 위주로 뽑는 곳이 있다는 겁니다. 시장 표준 자재나 소비재를 구매하는 회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기계 설비나 부품 등의 분야처럼 별도의 엔지니어링 지식이 필요하다면 관련 전공자를 뽑습니다. 따라서 유통업이나 건설업은 보통 상경계열 출신의 구매 담당 직원을 뽑고, 플랜트나 제조업에서는 이공계열을 채용해요.
물론 건설업에서도 건축, 토목 등에서는 전공 계열을 뽑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마다 차이를 보이니까 채용 공고를 잘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