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멘티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멘토님이 운영하시는 링크드인 모입에 가입했었습니다. 커리어 고민이 많은 지금, 멘토님을 이 잇다에서 다시 뵙게 되어 정말 반갑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IT 솔루션 영업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 SCM(공급망 관리) 직무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가지 이유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우선 공학적인 베이스가 없는 한 상경계열 출신인 제가 IT 직군에서 롱런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또한, 군대에서 CPIM(생산재고관리사) 공부를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기업들의 SCM 사례나 중요성에 관한 기사, 책을 즐겁게 보았기에 SCM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1. SCM 신규채용 현황 및 전망이 궁금합니다. 제 소신은 성장하고 있는 분야에 가야된다는 것입니다. 국내 SCM 산업은 최근 IT와 접목해 고도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프로세스가 자동화되고 고도화되면 정작 사람이 할 수 있는 몫은 줄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2. IT 분야 경험을 SCM 파트 입사 시 어필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CPIM 공부와 기업종합정보시스템 개발 회사에서의 인턴은 SCM에 근접하지만 나머지 경험은 대부분 IT 활동에 집중돼 있습니다. 

관련 인턴이나 경험을 더 쌓을 계획이지만, 멘토님이 보시기에 제 경험을 어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3. 통계 역량이 SCM 업무 수행 시 중요한지 알고 싶습니다. SCM 분야에 도움이 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해당 역량을 쌓고 싶습니다. 

4. SCM도 분야가 나뉘고 다양한 직군이 있는데, 상경계열로서 그리고 신입으로서 어떤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게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질문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멘토님의 조언이 지금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녕하세요. 예전에 링크드인에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분이 맞군요. 반갑습니다. 사실 멘티님이 질문한 내용들은 저도 최근에 심각하게 고민한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답을 찾기 쉽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지요.

이력서를 보니, 제 학창시절과 비교해서 훨씬 좋은 조건들을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멘티님 대학교에서 기업종합정보시스템 개발사와 연계하여 각종 교육을 진행하는 것 또한 좋은 장점이 될 테고요. 일단 질문한 내용에 하나씩 답변하겠습니다. 

멘티님의 말 중 ‘성장 중인 분야에 가야 한다’는 것은 100% 맞는 말입니다. 성장하고 있는 산업의 성장하고 있는 부서가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성장하고 있는 산업을 우선시하고, 그다음 부서를 고민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제 평소의 생각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산업이라는 건 직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IT/화학/자동차/헬스케어 등의 ‘Industry’를 의미합니다.

SCM 분야에서 점차 사람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많은 분이 동의합니다. 빅데이터 및 3D 프린팅 기술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겠지요.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그 좁은 문을 뚫을 것이냐 혹은 조금 돌아가며 다른 경험으로 시간을 채울 것이냐, 선택은 본인의 상황과 성향 그리고 믿음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SCM이 아닌 IT, 특히 기업정보시스템 컨설턴트와 관련한 내용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SAP 코리아에서 진행했던 세미나의 질의응답 섹션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시 ‘국내 주요 기업은 대부분 ERP(전사적자원관리) 도입을 완료했고, 기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추가 작업 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SCM 분야는 IT 없이 업무 진행이 되지 않는 분야입니다. IT 역량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업무 시작을 IT로 하냐 실무(SCM 혹은 Logistics)에서 하냐에 따라 앞으로의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 시작해 IT를 덧붙인 사람들은 IT에서 시작해 물류 업무에 투입된 사람에게 '실무를 모른다' 며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IT에서 시작해 물류 업무에 투입된 사람들은 물류 업무로 시작한 사람을 보며 '체계적이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하곤 하죠. 

개인적으로는 실무로 시작해 IT 역량을 갖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옳다/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봅니다. 현재 멘티님의 이력서상 경력은 신입으로서 SCM 분야에 어필하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멘티님의 이력서는 국내 대기업의 SCM IT팀에서 탐낼만한 경력 중심으로 채워진 것 같습니다.

통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분명히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만, 현업에서 어려운 통계를 사용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향후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레벨까지 올라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네요. 

가장 기초적인 통계 지식만 가지고 있더라도, 가지고 있는 자료를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지금까지 봤던 채용공고에서 통계 역량이 필요하다고 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통계를 중시합니다만 현업에서는 이론일 뿐이라고 치부하기도 합니다.

경영대를 나와서 현재 국내 대기업의 SCM IT 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 친구들은 학창시절에 IT 관련 역량을 쌓았고, 관련 직무로 입사했지요. 링크드인 그룹에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왜 SCM, Logistics에서 경력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답변은 정말 다양합니다.

한 회사에서만 일하거나 한 업무만 해서는 다른 업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회사의 사례를 보고,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저는 아직 이직하지 않아서 다른 회사의 사례는 링크드인 모임을 통해 접합니다. 

또한 신입 입장에서 회사나 직무를 골라서 입사하기가 사실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을 가면 특정 직무를 깊숙하게 알게 되는 장점이 있으나, 전후 프로세스는 잘 알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조금 규모가 작은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면 하나의 직무를 깊숙이 아는 것 보다는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더 잘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의 노력 차에 따라 배움의 깊이는 크게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참고로 현재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물류센터 업무를 시작하라고 할 것이고, 플래너들은 플래닝 업무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부분이든 일단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멘티님 질문 내용이 상당히 깊이 있고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나중에 시간 되면 저를 한번 찾아오세요. 차 한 잔 마시며 더 많은 이야기 나누도록 해요. 그게 어렵다면 잇다를 통해 추가 질문해도 괜찮고요.  멘티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