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회계 쪽 직무를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본래 준비 중이던 세무사 시험에 떨어져서 아예 다른 분야인 은행 쪽을 지원했다가 잘 안 어울린다는 주위 조언에 다시 전공을 살려 회계, 세무, 재경 쪽 지원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채용 공고가 올라온 몇 곳에 넣어보았지만 서류에서 모두 탈락했네요.

 

눈에 띄는 스펙도 없고 영어 성적도 별로라 그런 것 같은데요. 영어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하고 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언을 구하고 싶은 내용은 아래에 정리해 봤습니다.

 

1.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 회계, 세무 분야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일까요? 저는 경험을 토대로 '끝까지 책임지는 연말정산 에이스', '고객 만족을 이끌어낸 서울시 세무 인턴' 이런 식으로 썼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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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회계, 세무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강조하기가 두려운 마음도 있고요. 세무사 공부를 했지만 현금 흐름표 등 아직도 잘 모르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재무 관리를 배우지 않아 여러 가지 공식에 익숙하지가 않기도 하고요.

 

2. 서류 통과를 한다면 그 후 면접을 준비하면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각 기업마다 미리 공부해 준비하고 싶은데, 너무 방대해서 어떤 것을 꼭 알고 가면 좋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3. 채용 공고를 보면 경영지원으로 인사/총무/재무를 다 하는 곳도 있고, 회계/재무만 따로 뽑는 곳도 있는데요. 제대로 배우려면 회계/재무만 뽑는 곳으로 가는 게 좋다고 들었습니다. 잘 배울 수 있으려면 *ERP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봐야 한다던데 그런 곳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리고 ERP 프로그램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가 보던데요. 더존도 ERP 프로그램의 하나인가요? 앞으로 더 유망한 프로그램이 있나요?

 

4. 보험 회사에서 재무 회계 직무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봤습니다. 업종별로 재무 회계에서 알아야 할 부분이 다를 것 같은데 보험 회사에서는 어떤 파트를 알아야 할까요?

 

5. 그 외에 어떤 조언이든 듣고 싶습니다.

 

질문 많은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을 주신다면 제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RP :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란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해 주며, 기업에서 발생하는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정보의 생성과 빠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또는 전사적통합시스템을 말한다.

안녕하세요. 질문 잘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를 질문해 주셨는데요. 하나씩 답변드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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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은 자소서에 적을 역량에 대한 것인데요. 제 후임 사원이 들어온다는 전제로 생각해보면, 커뮤니케이션, 책임감, 문서 작성 능력을 가진 분이면 좋을 듯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을 먼저 보면요. 이 역량은 영업뿐만 아니라 재경 쪽에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거 왜 안돼?", "이거 왜 이렇게 해요?"는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사실 여전히 듣고 있는 말이기도 한데요. 증빙 관리나 전표 관리를 하다 보면 생각 외로 타 부서와 다툼이 많이 일어납니다.

 

돈 문제이다 보니 서로가 민감하고 생각 외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회계나 세무 관련 지식을 모르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분들을 설득시켜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하는 것도 우리의 업무 중 하나라 할 수 있죠.

 

그다음 ‘책임감’인데요. 저는 꼼꼼함은 기본이고 이 ‘책임감’이 그 상위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직무로 입사하시면 별거 아닌 거 같은 업무라도 엄연히 결산의 일부이므로 중요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부가가치세, 원천세, 법인세 신고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가산세를 맞을 수도 있겠죠.

 

그리고 ‘문서 작성 능력’이 필요한데요. 생각보다 엑셀을 정말 많이 이용합니다. 때에 따라서 경영 실적이나 계획을 PT로 준비할 때 파워포인트를 사용하기도 하고요. 단순한 문서 작업이나 데이터를 취합하는 작업을 하는데 전혀 못하는 팀원이 있다면 지시하는 사람이나 지시받는 사람이나 서로에게 상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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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면접을 준비하면서 알아야 할 것을 질문해 주셨네요. 이건 회사마다 정말 달라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다만 기본을 위해서는 *전자공시(DART)를 참고하세요. 그 회사의 3년 치 영업 이익이나 당기 순이익 정도를 아는 건 기본이고 회계적 이슈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와 별개로 기억나는 걸 말씀드리면, 공인 회계사나 세무사 혹은 세무 공무원 준비 안 하고 왜 재경 팀을 하는지 묻는 분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이런 질문에 대비를 하는 것도 좋겠죠.

 

다음 세 번째로 배울만한 회사를 고르는 방법을 궁금해하셨는데요.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기보다, 멘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공고에 회계/재무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고 업무 내용도 분명하게 쓰인 회사가 그나마 체계적으로 틀이 잡힌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ERP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회사인지를 확인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다만 전자공시에 올라오고, 상장이 되어 있는 제조업이라면 ERP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을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죠.

 

대기업은 SAP, 오라클, 혹은 자체 구축 ERP를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회사는 더존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합니다. 참고로 ERP 정보관리사와 AT 자격증 수험용 프로그램도 더존을 사용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보험 회사의 재무 회계 직무에서 알아야 할 파트를 물어보신 건데요. 보험 회사 채용 공고를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명확한 업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회계 원리 정도만 제대로 알아도 일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물론 그 회사에 맞는 회계를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회사는 사회 초년생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않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실력을 키우시는 게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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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질문과는 별도로 멘티님께 말씀 드리고 싶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단점은 보완해 나가고 장점은 부각하기예요. 저는 장점이 없어지는 건 한순간이지만, 단점은 잘 안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요. 단점을 없앤다기보다는 보완한다고 생각하시고, 장점은 부각해서 자소서에도 쓰시고 회사 생활에서도 활용하면 좋을 듯해요.

 

둘째는 기회가 되면 현직자와 인터뷰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멘티님 프로필을 보니 세무학 전공이신데요. 선배 중에 2~3년 차나 대리 정도 되시는 분이 있을 확률이 높겠죠? 그런 분들과 얘기하면 확실히 시야나 방향이 바뀌실 거예요. 저 역시 예전에 대리급 되는 현직자와 인터뷰를 해봤는데 정말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면접 보는 실무자들의 니즈를 알 수가 있거든요.

 

여러 시행착오들을 밑거름 삼아 일 년 뒤, 십 년 뒤의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시면서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멘티님의 앞날을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전자공시 : 전자공시시스템(DART ; Data Analysis, Retrieval and Transfer System)은 상장법인 등이 공시서류를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투자자 등 이용자는 제출 즉시 인터넷을 통해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 기업공시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