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학부 4학년생입니다. 평소 주변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할 때 제가 문화 분야 기획 업무나 서류 작업에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아 미술관이나 예술 공공기관을 마음에 두고 취업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Mari Helin

어느 날 교수님께서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무원 공채 시험을 봐서 들어가 공직자가 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공직생활에 대한 열망이 커져 이렇게 질문드려요.

워낙 고된 시험이다 보니 진입을 결심하기 이전에, 5급 고시에 최선을 다했을 때 진행할 수 있는 업무와 저와의 적합성을 알고 싶습니다.

Q: 일반행정직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장 선호도가 높은 부서로 알고 있는데요. 만약 2차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을 경우, 추후에 부서 이동을 통해 문체부로 옮기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거의 문체부에만 관심이 있는 상황에서, 5급 고시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기에 부서 이동의 가능성이 궁금합니다.

멘토님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서 이동은 기본적으로 1:1 트레이드

문체부가 성적이 높은 건 사실이에요. 간혹 하위권의 성적으로 온 사람이 있기는 한데(저예요..) 그건 면접을 잘 봤거나, 여성분이 너무 많아서 정책적 배려를 통해 입사한 경우에요(저예요)

그리고 부처 이동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다만, 부처 이동의 경우 1:1 트레이드가 원칙이기 때문에 본인의 부처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보다 쉽게 옮길 수 있어요. 희망자가 없다면 일방 전입을 해야 하는데 그 경우에는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Arno Senoner

사명감 달성이 보람이 되는 직업입니다

제가 드린 답도 고민해 보시고, 저는 무엇보다도 공직에 들어오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명감이 필요해요. 꼰대 같은 말이겠지만. 단순히 문화기획을 하고 싶으면, 문화기획자로 활동해도 됩니다. 그게 더 재미있어요. 사립 미술관이나 재단에서 행사 기획하는 것도 보람차고 재미있어요.

근데 공무원은 재미가 우선인 직업이 아닙니다. 너무 바빠서 현장에 가기도 어려워요. 일에 치일 때가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월급이 월등히 많은 것도 아니고요. 세종시 내려오기 전에 청사가 완성이 되지 않아서 문체부가 이곳저곳에서 살던 적이 있는데, 그때 제 사무실이 서울역 뒤편에 국립극단 사무실에 있었어요. 하지만 거기 있는 1년 동안 국립극단 연극 한편 못 봤어요. 연극 보러 오시는 관람객만 많이 봤어요.

그래도 장점 하나는 확실해요. 내가 만든 보고서 하나, 기획 하나로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당시에 제가 사회문화 예술교육을 담당했는데, 초등학생들에게 예술 캠프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었어요. 그 캠프에 잠깐 현장 보러 갔었는데,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그림 그리고 노래하는 모습 보면서 엄청 힐링 받았거든요. 그때 여름휴가도 못 가고, 매일 야근에 지쳐있다가 그 모습 보면서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 곳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정말 국민들 삶에 문화 예술이 하나씩 더 있으면 좋겠다는 사명감이 아니었으면 일은 지금보다 더 고됐을 겁니다.

그래서 멘티님도 ‘내가 왜 공무원이 되려고 할까?’ ‘공무원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도 힘들고, 공무원이 되어서 일하는 것도 힘들어요. 절대 쉬운 길이 아니에요. 그래도 사명감이 있으면 조금 더 힘내고 즐겁게 근무할 수 있을 거예요.

더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주세요.

멘토님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다른 어디서도 못 들을 조언이었는데, 덕분에 막막함이 많이 해결되었어요 주신 답변 자주 들여다보게 될 것 같아요. 바쁘셨을 텐데 시간 들여서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