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기획자를 꿈꾸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저는 IT 서비스 기업 광고 사업부 전략기획팀에서 5개월간 근무한 인턴 경험이 있어요. 대학에 다닐 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여 콘텐츠, 캠페인 등을 기획한 경험을 했고, 고객 리서치를 통해 웹 서비스를 기획한 경험을 했습니다.

©Patrick Perkins

다만 전반적인 경험들이 마케팅을 목적으로 이루어졌기에 개발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나 실제 서비스를 제작한 경험은 없는데요. 제 생각에 앞선 경험 중 서비스 기획 관련 경험으로는 인턴 근무 중 (1) 플로 차트 제작 (2) 화면 설계서 작성 (3) 유저 리서치 (4) 유저 저니 맵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 기획의 전 과정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로 포트폴리오 혹은 자기소개서에서 어떤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 혹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어떤 경험을 추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과거 마케팅 직무를 희망했지만, 회사에서는 기획자로서 역량이 더 맞는다고 판단하여 기획 업무를 맡긴 것 같아요. 서비스 전 과정을 경험해 보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기획자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멋지게 보여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대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분들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멘티님의 가장 큰 고민은 시작부터 종료까지 전체 기획과 같은 큰 단위 경험이 아니라, 일부 파트별 기획을 경험했다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요. 멘티님이 열심히 해서 성취한 경험이 아니라 함께 한 선배 사원이 다 했다는 것으로 오해를 받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는 것도 이해돼요. 다만 제가 보기에는 대학시절의 경험과 인턴 근무 중 경험한 기획 관련 내용으로만도 충분히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도록 해요. 멘티님과 함께 경쟁하는 지원자들은 대부분은 경험이 없거나 있어도 공모전과 인턴 경험 정도인 신입 지원자들일 거예요. 그렇다면 내용보다는 표현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가장 중요한 역량을 어떻게 강조하여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해집니다. 한번 ‘기획자의 업무 프로세스 8단계’를 풀어볼까요?

©Marvin Meyer

💻 지금까지 했던 경험들을 한번같이 기획자 업무 8단계에 맞춰서 정리해 보죠!

1. 시장조사, 고객 조사

-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여 성공한 경험

- 유저 리서치

2. 요구사항 정의

-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여 콘텐츠, 캠페인 등을 기획한 경험

- 플로 차트 제작

- 화면 설계서 작성

3. 기획서 작성

- 고객 리서치를 통해 웹 서비스를 기획한 경험

- 교내 창업 경진 대회에서 앱 서비스를 기획한 경험

- 유저 저니 맵

4. 내부 파일럿 회의(개발자, 디자이너)

5. 개발, 디자인

6. QA(서비스 오픈 전 테스트)

7. 서비스 오픈

8. 고객 불만사항(VOC) 파악, 고도화

멘티님. 쭉 읽어보니까 어떤가요? 이미 신입 직원에게 많이 요구하는 핵심 역량에 관한 경험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요?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때, 자소서, 면접에서도 고객/시장 리서치, 요구사항 정의, 기획서 작성에 대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당당하게 밝혀도 됩니다. 만약 면접관이 서비스 운영에 관한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해서 질문을 한다 해도 사실 기죽을 게 없어요! 기획을 담당하였고, 짧은 인턴 기간 동안 선배 사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운영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면서 운영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보았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Volodymyr Hryshchenko

참고로 신입에게는 1번 프로세스부터 3번까지의 역량을 요구해요. 4번부터 8번까지의 프로세스는 회사에 들어와서 경험할 수 있는 타 부서와 협업을 통해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전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신입에게 해당 부분 역량 검증은 팀워크를 발휘한 경험으로 대신 체크해요. 그래서 기획자 채용공고에 그렇게 팀워크,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거에요.

서비스 기획자는 아무래도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기획안을 만들어가면 다양한 소통을 하는데요. 개발자는 개발이 어렵다고 반대, 디자이너는 화면 기획안 초안이 복잡해서 반대하잖아요. 기획자는 이렇게 여러 도전적인 상황을 겪기 때문에 면접관 역시 해당 부분을 논리적으로 기죽지 않고 잘 이야기하는지 검증하려고 할 거예요. 또 어떻게 개인이 팀으로써 성과를 만들어 냈는지도 궁금해할 겁니다.

가지고 있는 경험이 충분하기에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기보다 기존 경험들을 잘 정리하면서 준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답변 감사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정성스러운 답변에 정말 감동받았어요! 모두에게 해 줄 수 있는 일반적인 답변이 아닌, 제 상황을 하나씩 고려해서 최적화된 답변을 해 주셨어요. 전반적인 방향성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솔루션을 함께 제시해 주셔서 더욱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기존의 경험들을 엮어서 계속 도전해 보겠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