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에서 화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A 대학 석사 유기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B 전자에 지원하고자 하는데 타 전공자로서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이 됩니다.

 ©Hans Reniers

현재 제가 있는 실험실은 유기촉매를 이용한 유기합성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금속 촉매를 많이 다뤄보지 않았기 때문에 반도체 연구소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와 관련 있는 Si는 다뤄보았지만 제가 다룬 부분은 TMS와 같이 Si reagent를 이용해 protection 하는 것과 같은 반응들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학사 기준으로 준비해서 외부 교육을 추가로 받고 석사에 대한 부분은 논문 작성 경험과 실험실 관리 부분에 대한 것만 간단히 어필해야 할지, 유기화학, 유기합성이라는 고리로 어필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멘토님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멘티님 석사 전공과 취업 연결이 고민이시군요. 저도 취준생 때 정말 많이 하던 고민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석사 전공은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진짜 진심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2년 동안 열정을 쏟아부어서 논문도 쓰고 실험한 것을 무시하고 간다는 것이 큽니다.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도 후회하는 일이 남습니다.

전공을 포기하면 나는 2년 동안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게 됩니다. 그러면서 불안한 마음에 이런저런 교육을 듣게 되죠.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을 준비해온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오히려 밀릴 가능성이 큽니다. 학사 기준으로 준비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조차 안타까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Hunters Race

저는 이렇게 전공을 활용했습니다

제 석사 전공은 광촉매 유리 코팅이었어요. 석사 전공을 그나마 살리면 KCC, LG하우시스 정도이고 나머지는 전혀 상관이 없었어요. SCI 논문과 특허도 쓰고, 졸업 논문도 썼지만 광촉매를 실제로 언급한 적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떤 작업을 해야 할까요? 석사 때 한 내용을 세분화하고 다시 일반화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광촉매 필름의 재료 용액을 만드는 부분(alkoxide 가수분해 축합)

-필름을 코팅하는 부분

-만들어진 세라믹 재료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부분

-광촉매 반응이 반도체 원리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적용한 부분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일반화시켜서

유기화학 - sk이노베이션 등 석유화학업체, Amkor 등 패키지 업체

필름 코팅 - LG하우시스, KCC 등 유리업체

세라믹 - 원익 QnC 등 세라믹 원부자재 업체

반도체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

이렇게 크게 나누어서 자소서를 썼습니다.

약물 합성에만 초점을 맞추지 마시고, 약물 합성을 위해 했던 일들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패키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은 유기화학입니다. EMC(Epoxy Molding Compound)를 사용하는 Mold 공정은 오래되긴 했지만 패키지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정입니다.

구글에서 반도체 패키지를 검색해 보면 까만색 물질로 덮여 있는데요. 이게 EMC입니다. 외부의 충격과 이물질로부터 칩과 회로를 보호하고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요.

열경화성 수지인 만큼 고분자 중합과 관련된 지식을 좀 더 첨가하여 석사 연구와 연결해 보세요. '패키지 공정에 대해 알아보던 중 ㅇㅇ한 합성 반응을 연구했던 지식이 패키지 Mold 공정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 같은 표현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Bethany Legg

멘티님! 취준은 자신감입니다. 내가 이제까지 해온 경험에 자신감을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해온 일의 가치를 믿으시고 좀 더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루실 수 있을 것입니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