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인 대학교 2학년입니다.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 잇다를 찾아왔어요.

 ©Ken Theimer

Q1. 멘토님은 언제 어떤 계기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셨나요? 연구하고 싶으신 분야가 따로 있어서 진학하신 건가요?

Q2.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전반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Q3. 대학원에서 하게 되는 일에는 어떤 게 있나요? 멘토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온라인에서 들려오는 대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그냥 힘들다.. 정도밖에 없어서요.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Q4. 대학원 과정이 끝나면 어떤 일이 하고 싶으신가요? 새로운 목표가 있으신가요?

이렇게 잇다를 통해 소중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멘토님!

안녕하세요 멘티님. 대학원 진학 관련 질문 주셨군요. 대학교 2학년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대학원은 분야 및 연구실마다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아래 제가 드리는 답변은 전적으로 제 경험 및 현재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 기반해서 답해드리는 것이므로 일반화는 하지 마시고 참고용으로 들어주세요.

©Joseph Chan

언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셨나요?

저는 대학교 3학년 1학기에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였습니다. 저희 과는 3학년 1학기 때부터 본격적인 전공 수업을 수강하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제와 시험이 끊이지 않고 고급이론을 다루는 부분이 많아졌기 때문에 힘겨운 한 학기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힘든 한 학기를 보냈지만 제 머릿속에 남은 지식은 거의 없어 굉장히 허무했습니다. 대학교 수준 수업에서는 약 70년~100년 이전의 이론을 배우다 보니 '이 지식만 배워서 졸업을 하면 내가 사회에서 전문적인 엔지니어로 평가받을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을 조금 더 전문성이 있는, 그래서 사회에서 차별성을 갖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저는 대학원을 선택했습니다. 일단 대학원을 선택한 이후 분야에 대해서는 4학년 1학기까지 공부해보면서 고민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전반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가 대학원을 선택할 때 (연구실을 고를 때) 고려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순위. 연구분야

2순위. 연구실 분위기

3순위. 교수님 성향

각 순위별로 제가 조사했던 방법 및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순위. 연구분야

연구분야의 경우, 각 연구실 홈페이지를 돌아다녀 보면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략적인 내용밖에 나와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 경우 연구실에서 나온 논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연구분야 파악을 위해 연구실에서 나온 논문을 살펴볼 때에는, 정확한 내용을 살펴보기보다는 논문의 introduction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Introduction 부분에 연구의 개요와 분야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기 때문이죠.

2순위, 3순위 연구실 분위기 및 교수님 성향

이 부분은 연구실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방법이 가장 정확했습니다. 같은 학교 출신 동문 및 선배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다들 거부감 갖지 않고 말해줄 거예요.

만약 동문 / 선배가 없는 연구실이라면 그 연구실 석사 연구생에게 메일을 보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대다수의 연구실에서는 학기당 1~2명 이상의 문의 메일을 받고 있어서 다들 랩장 (랩 관리 학생)에게 전달해서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하게 합니다. 이 경우 본인의 경력, 문의사항 등을 굉장히 예의 있게 전달하는 게 중요해요. 대학원 생활에서 학생들과의 원만한 관계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1, 2, 3순위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후보를 추린 이후 교수님들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인턴을 할 수 있었던 연구실에서는 인턴을 진행하였고, 진학을 희망했던 교수님들과는 면담을 진행하며 대학원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Dom Fou

대학원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대학원은 ‘학교+회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점 / 단점이 뚜렷해요. 장점은 본인의 일을 본인이 관리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점도 본인의 일을 본인이 관리한다는 거예요.

대다수의 학생이 집에 안 가고 밤까지 일하는 것은 실제 하는 일이 많기도 한데 그만큼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할 때는 뚜렷한 의지와 목표가 중요합니다.

질문으로 돌아가서, 대학원에서는 연구 / 수업 / 행정에 관한 일을 하게 됩니다. 연구는 본인의 논문을 쓰는 실험, 코딩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업은 대학원생도 수료해야 하는 학점이 있어서 들어야 합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대학원에서 하는 일은 연구 / 수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까지가 '학교스러운' 점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와 거의 동등한 비중을 갖는 일이 바로 행정에 관한 일입니다.

연구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연구는 학교, 기업 및 정부부처에서 지원받아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위 기관들에게 보고하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합니다. (잘못했다가는 돈이 끊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보고서 작성 / 발표 자료 작성 등 행정적인 일도 대학원생이 도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게 은근히 까다로워요. 대학원에서 하게 되는 일은 정말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수업은 다 들어서 현재는 연구 / 행정 / 연구실 회계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의 장점으로 보자면 기업과 같은 딱딱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학생들끼리 운영하는 연구실이어서 조금 더 위계적으로도, 운영적으로도 자유롭습니다. 저는 대학원 생활하면서 와인 동아리도 해보고 축제 주점에서 일도 해봤어요. 대학원 생활이라고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학교 안에서 본인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주도적으로 틀을 짜고 능동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이 기회가 저에게 굉장히 값지고 소중합니다.

대학원 과정이 끝나면 어떤 일이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졸업하고 외국의 유명 대학교에서 연구원 생활을 해보고 싶습니다. 음... 이왕 가방끈 늘리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가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가장 가고 싶은 곳은 MIT, Cal. Tech, Stanford...!! 최근에는 우주 산업에 사용될 수 있는 촉매에 대해서도 연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터무니없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요. 이렇게 해외에서 경력을 쌓고 교수직 및 정부 출연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지원을 할 생각입니다.

새로운 목표라면 연구에 대한 일을 계속 가지고 가면서 그 사이사이 문화 및 여가활동 (페스티벌 다니기, 여행 다니기, 캠핑 및 글램핑, 프리다이빙해보기, 테니스 배우기, 등) 을 꾸준히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대학원 생활에서 이런 다른 요소를 꾸준하게 하지 않고 생활 속에 매몰되면 쉽게 지치는 것 같더라고요.

멘티님이 주신 질문들에 대해 답을 드렸는데 만족스러운 답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대학원에 대해서, 진로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해 주세요! 소중한 대학생활 잘 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정말 빼곡하고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드립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답변이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값진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나중에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