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신문방송학과 졸업을 앞둔 멘티입니다. 저는 광고인이 되기 위해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왔는데, 막상 졸업을 앞두고 생각해보니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광고 관련 강의를 찾거나 책을 많이 읽었지만, 현업에 종사 중이신 AE 분들이 하는 말씀이 늘 같았습니다. ‘AE는 광고직보다는 영업직에 가깝다.' '요즘의 AE는 옛날과 다르다.’, ‘AE는 부서 간을 잇는 역할이다.' 'AE는 광고가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한다.'
사실 제가 생각했던 AE의 모습은 광고 자체의 방향과 색, 분위기를 결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다 저런 말을 들으니 진로에 대한 확신이 흔들립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카피라이팅 수업을 들었는데요. 카피라이터는 광고주나 외부인과 소통하는 것보다는 광고 자체에 집중하거나 제작팀과 협업하는 일이라고 배웠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 내가 원하던 바로 그 일이다‘는 생각이 머리를 때렸습니다. 동시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카피라이터를 지원하기에는 실무 경험이 전무해 자기소개서를 쓸 용기가 안납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카피라이터들이 국문과 전공이라는 사실도 겁이 나고요.
AE는 영업 쪽, AP는 매체 기획, 카피라이팅은 광고를 기획하는 업무라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사람마다 이야기하는 게 달라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멘토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권보라 멘토의 답변
광고회사 AE, 광고주와 제작팀의 ‘다리’
반갑습니다. 대행사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광고 대행사는 기획과 제작 부서가 나뉘어 있습니다. 기획에는 AE/AP 등이 있고 제작 쪽에는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기획 부서의 AE(Account Executive)가 주로 하는 일을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광고주의 아이디어 제안 요청이 왔을 때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설정해 솔루션을 찾아내는 역할입니다. 그 과정에서 전반적인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기획하여 문서화 하는 과정을 담당합니다. 이게 모두가 생각하는 광고 기획 및 플래닝의 업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AE의 두 번째 역할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멘티님이 말했던 '내외부를 잇는 역할' 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광고주의 미션을 받아 전략 방향을 설정하면 이를 광고주에 설득하고 그 제안이 선택되어 실행하게 되면 제작팀에 이를 전달하고 제작물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우리의 아이디어를 광고주 쪽에 효율적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캠페인을 완성하기 위해 중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광고계의 꽃’ 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AP(Account Planner) 부서는 광고 기획이나 전략적인 부분이 특화된 부서로 광고주/제작팀과의 소통은 하지 않고 말 그대로 Planning의 업무만 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좀 더 전략적인 플래닝에 본인의 능력이 특화되었을 때 이 부서에 가기도 하는데 국내 메이져 대행사를 제외하고는 이 부서를 구성한 회사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실제로 AE로 입사했다가 AP로 이동하기도, 그 반대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멘티님이 언급한 매체 관련 직무는 메이저 대행사에선 매체 플래너(Media Planner)로 따로 두기도 하는데, 저희 회사에선 AE가 매체 플랜도 함께 담당합니다.
제작 파트는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됩니다. 카피라이터는 광고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 부분을 담당하며, 기획 단계에서 캠페인 전략 방향이 설정되고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를 제시하면, 그에 맞춰 캠페인 아이디어를 내는 역할을 합니다. 좀 더 디테일하게는 캠페인 카피/슬로건/세부 제작물의 크리에이션을 담당합니다.
디자이너는 캠페인 및 광고의 키 비주얼 및 제작물의 전반적인 제작을 담당합니다.
멘티님 글을 보니 기획 쪽에 뜻이 있는 것 같아 제작 파트는 이 정도로 설명할게요,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내가 어떤 일에 보람을 느끼는지 알아보세요
멘티님 질문을 보니 전략 방향 기획,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아이디어 도출 및 캠페인 크리에이션에 뜻을 두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네요.
저는 대학생 시절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상황을 보고 타깃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도출하면서 솔루션을 기획하는 과정이 좋았고, 이를 기획서로 작성하는데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공모전을 할 땐 항상 리더 역할을 맡아서 의견을 조율하고 논의를 하면서 팀을 이끄는 역할을 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했던 AE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지금도 6년 차 AE로 즐겁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광고 회사의 팀 구성과 역할을 큰 틀에서 설명했는데, 제 답변을 보고 추가적로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지 문의 주세요. 이쪽 업계를 희망하는 후배님이라니, 앞으로 업계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럼, 열심히 준비하고,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