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학을 졸업하고 공채 준비에 한창인 취업 준비생입니다. 지금은 L 사에 지원을 해 놓은 상태인데요. 최근에는 H&A 사업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평소에는 막연하지만 해외 영업 직무에 대한 꿈을 가져왔었습니다.

 

저는 멘토님께 세 가지 질문을 들고 싶습니다.

 

첫째는 해외 영업 직무에 관한 질문입니다. 해외 영업 직무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나요? 또 해외 영업에 필요한 자격증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해외 영업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포럼이나 세미나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둘째는 렌탈 사업 부문에 관한 것입니다. IoT와 더불어 B2C 렌탈 부문도 신성장동력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L 사 렌탈 사업부의 크기나 전망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셋째는 자기소개서의 지원 동기에 대한 고민입니다. 저는 지원 동기에 '제 직업관은 상생을 추구하는 기업인데, 여기에 부합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지원했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L 사에 지원할 때는 지원 동기 부분에 이런 내용을 씁니다. '환경을 생각하면서 지속가능한 이윤 추구를 하기 때문에', '개발 도상국에 인프라를 제공하면서도 이윤 추구를 동시에 달성하는 win-win을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는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겐 양질의 합리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등 상생을 실현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등의 내용이죠.

 

그런데 취업 스터디의 스터디원들은 기업은 이윤 추구가 제1의 목적이므로 이런 상생이니 *CSV니 하는 말은 쓰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취업 준비생의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맞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멘토님께 자문을 구합니다. 지원 동기란에는 정말 SCV나 사회적 가치, 상생과 같은 내용을 쓰면 안 되나요?

 

저의 긴 질문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시겠지만 답변 주신다면 저와 같은 취업 준비생에게는 정말 소중한 조언이 될 거예요. 소중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CSV :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 경제/사회적 조건을 개선시키면서 동시에 비즈니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기업 정책 및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지금쯤이면 한창 공채가 시작되고 있겠네요. 멘티님도 힘내시면 꼭 원하시는 기업에 채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릴게요.

먼저 첫 질문이었던 해외 영업 직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직무가 보통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그런 멋있는 업무는 아닙니다. 대기업 해외 영업 직무를 예로 조금 자세히 얘기해 볼게요.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해외 영업을 관리하는 직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동남아나 중국의 노동비가 싼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이후에 배로 선적해서 담당하는 해외 법인 창고에 도착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나서 판매와 매출 이후 손익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직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각각의 과정에는 책임지는 유관 부서가 있지만 결국 총괄 책임은 해외 영업에 있죠.

 

해외 영업에서 가장 잘 관리해야 하는 부분은 매출, 손익, 재고 이 세 가지입니다. 이를 잘하기 위해 챙겨야 하는 부분은 상품 기획(PRM), 생산, 선적 납기, 판가(가격), 경쟁 현황, 유통 관리이고요.

 

이 중에서 앞의 세 가지인 상품 기획, 생산, 선적 납기에는 각각 유관 부서들이 있기는 하지만, 매출과 손익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안 하기 때문에 해외 영업에서 계속 챙겨야 하고요. 나머지 판가, 경쟁 현황, 유통 관리가 해외 영업에서의 메인 업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ra.photo

제가 생각하기에 실제로 해외 영업 직무를 수행할 때 중요한 업무를 세 가지로 나눠 본다면 이렇습니다.

 

첫째, 각 과정을 담당하는 유관 부서가 잘 돌아가는지 이슈 챙기기. 그 국가에 맞는 제품이 기획되었는지, 신모델 출시일에 맞춰 개발은 잘 되고 있는지, 고객(유통)이 요청한 배송에 맞춰서 공장은 생산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배나 항공은 제때 선적이 되는지 등을 확인하고 챙겨야 합니다.

 

둘째, 매출, 손익, 재고에 대한 법인의 창구 역할. 현직자들은 반성문 쓰기라고 하는데 이게 제일 스트레스인 부분입니다. 매출, 손익, 재고 각 목표에 대해 미진한 사유, 만회 방안, 추진 방향, 전략 방향을 끊임없이 법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본사에 전달되도록 보고해야 합니다.

 

셋째, 이 부분은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요. 그 시장에서 통할만 한 신모델 개발이 되도록 만드는 상품 기획(PRM), 그 신모델에 맞는 광고, 스토어 내 광고물 만들기, 신모델 출시일에 맞춰 제품 소개(유통 상담)가 그것입니다.

 

첫 번째 업무를 위해서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원만한 성격이 중요하고요. 두 번째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잘 풀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업무를 잘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센스가 있어야 하고, 회사와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필요합니다.

 

멘티님이 추가로 물어보신 세미나와 자격증은 특별히 챙겨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주변 현직자들 만나보고 그 회사의 사업에 대한 향후 비전이나 트렌드, 조직 문화 등을 물어보고 기억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 질문해 주신 내용에 대해서는요. 일단 해외 영업에는 렌탈 사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세한 얘기보다는 전체적인 개요 정도만 말씀드릴게요. 렌탈 사업은 한국 영업 본부 B2B에 속해 있는데요. 주로 정수기, 안마기 같은 제품으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고 크게 회사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할 사업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는 가전에 대한 IoT 접목, 자동차 부품, 에너지(태양열 전지, 수처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렌탈은 부수적으로는 있겠지만 핵심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Khakimullin Aleksandr

지원 동기에 대해 고민해 주신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멘티님이 말씀하신 부분들이 자소서에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자소서를 볼 때 가장 많이 읽어 보는 곳이 지원 동기와 포부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지원자들의 회사에 대한 애정도와 관심도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원자가 자소서에 쓴 이윤 추구 논리나 철학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얼마나 우리 회사에 대해서 공부했는지, 관심이 있는지에 대한 척도로만 쓰이는 거죠.

 

대신에 조직 문화, *CSR, 상생, 소통 같은 기업 문화에 대한 것을 써주면 좋습니다. 다만 이게 핵심이 돼서는 안 되겠죠. 중요한 것은 이윤 추구를 쓰든, 상생을 쓰든 공부를 해서 디테일이 들어가야 한다는 거예요. 아래에 예를 들어 볼게요.

 

예1) L 전자를 중남미 시장 점유율 1위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L 전자의 LCD TV는 중남미지역에서 15년 연간 기준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이미 1위인 상태에서 L 전자가 포커싱하고 있는 OLED TV의 판매를 적극적으로 늘려 프리미엄 시장 비중을 확대해 손익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 예시에는 멘티님이 직접 쓴 내용을 보기로 들었는데요. 아래처럼 구체적인 예를 추가하면 어떨까요.

 

예2) '개발도상국에 인프라를 제공하면서도 이윤추구를 동시에 달성하는 win-win을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 ‘15년 3번에 걸쳐 나미비아에 놀이터를 설치해준 '파랑새 사업'을 보면서 L 전자의 0000 한 부분을 배웠고’ 등

 ⒸLeszek Czerwonka

이렇게 지원 동기나 미래 포부에 디테일함을 살리기 위해서, 저는 늘 멘티님들에게 시간을 내 아래 세 가지를 수시로 검색해서 노트해 놓으라고 말씀드립니다.

 

1. 가고자 하는 산업 : 전지, *ESS, 에너지 산업 등을 검색해 나오는 기사를 위주로 노트합니다. 그러면 그 산업의 미래 트렌드를 알 수 있고, 어느 기업이 어떤 쪽으로 집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 가고자 하는 기업 동향 : L 화학 전지, L 화학 ESS, L 화학 에너지 등을 검색해 봅니다. 그러면 산업 분야 중에서도 L 화학이 집중하는 분야, 지역을 알 수 있고 미래 비전, 트렌드 파악이 용이합니다.

 

3. 가고자하는 기업의 라인업 기업 동향 : L 캐미컬 전지, L 캐미컬 에너지 등을 검색합니다. 그러면 L 화학과 비교하여 어떤 점에서 다른지, 여기에 장점은 무엇인지, 여기는 어떤 트렌드로 움직이는지 파악할 수 있고요. 그러면 내가 왜 L 캐미컬이 아닌 L 화학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스토리가 정리됩니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회사는 지원자들의 총명함도 보긴 하지만 그것보다 기업에 대한 로열티와 열정, 그리고 센스를 더 우선합니다. 지원자에게 전문 지식을 원하지는  않지요.

 

제 답변이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더 궁금한 게 있으면 다시 질문 주시고요. 멘티님이 선택한 길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 건승하세요.

 

*CSR :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이 지역 사회 및 이해 관계자들과 공생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윤리적 책임 의식.

*ESS : 에너지 저장 시스템 (Energy Storage Sys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