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취업 준비를 생각하고 있는 30대 멘티입니다. 지금은 수산 영업 직무를 맡고 있지만, 원래는 MD가 되고 싶었어요. 수없이 도전하다 조금 더 빠르게 취업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현 직장에 입사했죠. 취업하면 좋을 줄만 알았는데 그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아 고민과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pexels

그러다 MD 직무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늦더라도 바르게 가는 것이 빠르게 가는 것이라 생각하여 상반기에 신입으로 MD 직무에 지원해 보려고 합니다. 특히 저는 수산 MD 쪽에 관심이 많아 아래와 같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게 맞는지 확신이 잘 서지 않아요. 우선 제 계획은 이렇습니다.

- 농산물 품질 관리사 공부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이라 상반기 이후 취득 가능)

- 식자재 / 식품 관련 블로그 운영 (다음 달부터 조금씩 진행)

- 어학성적 취득(토익스피킹 기간 만료로 재취득)

- 현재 농산물 지식 정리 및 공부 중

당장 생각해 본 건 이 정도인데, 과연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더 도움 될 만한 활동이 있을까요? 그리고 혹시라도 너무 늦은 건 아닐지.. 궁금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취업을 하면 좋기만 할 줄 알았다는 멘티님의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저도 요즘 같은 고민에 빠져있답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멘티님의 적성을 일찍 깨달으신 것이기도 하니 축하드립니다. 이제 하루빨리 적성에 맞는 직장으로 이직하시기를 바랄게요. 다만, 이직에 성공하셨다 해도, 상상하시던 일과는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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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스러운 신입의 모습으로 어필하세요!

자 이제 멘티님의 계획을 살펴볼까요? 먼저 말씀하신 시험은 한 번에 붙도록 잘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블로그의 경우, 다음 달이 아닌 지금부터 바로 운영하시기를 추천 드려요. 가능하면 유튜브 등의 영상 매체도 함께 운영하세요. 

또 멘티님은 축산 쪽 경력이 있으시고, 농산 쪽에 관심을 갖고 계시네요. 그런데 이 둘은 조금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자칫 감점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괴리를 염두에 두시면서, 가능한 한 전문가적 지식을 갖춰 두시는 게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농산 관련 업계 용어 ▲유통 value chain ▲계약서 작성 방법 ▲도소매 및 경매 과정 ▲주요 산지와 유통 단지 ▲각 상품의 보관·유통 및 매장 관리 방법 ▲셀링 포인트 등을 숙지해 두고, 이를 활용해 경력직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죠.  

‘관심 있다’ ‘시험에 통과했다’ ‘블로그를 운영해 봤다’ 정도는 대학생 신분에서만 가능합니다. 멘티님께서는 잠깐이지만 사회 경력이 있으신 만큼 대학생 지원자들보다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어필하셔야 합니다. 

©️9dream studio

지원 회사, 전문가로의 성장 가능성을 따져보세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이지만 강한 회사의 MD 직군에도 꼭 지원하세요. 온라인 MD도 좋고, 마켓컬리 같은 스타트업 기업의 MD도 좋습니다. 

제가 과거 L 마트에 재직하며 느꼈던 것은, 이곳의 MD는 전문가가 아니라 단순 회사원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상품과 산지, 업계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회사의 정책, 임원의 성향에 맞춘 보고서를 작성하고 업무할 뿐 MD로서의 전문가적 소양을 절대 키울 수 없었죠. 특히 3~5년 강제 순환 보직이 있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쌓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만약 제가 멘티님의 입장이 된다면, 저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 MD(하나로마트, 메가마트 혹은 온라인 MD)로 취업해 관련 분야를 5년 이상 경험한 후, 창업하거나 업계 인맥으로 독립하는 경로를 계획할 거예요. 자기 사업, 자기 전문성을 쌓는 코스를 밟으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필요한 소양을 갖추어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죠.

©️Stock Rocket

마치며

글을 마치며 멘티님께서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것들을 다시 한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직 성공에 집중하세요. 당장 이직하는 게 중요합니다. 단, 현재 경력과 희망 직무에 차이가 있으니 가능한 경력직다운 느낌과 지식을 필히 갖추어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리더가 되고 싶으시다면 커리어 관리는 물론이고 업계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MD만 20년 한 사람은 MD만 맡고, 다양한 부서를 20년 동안 경험한 사람은 경영을 맡습니다. 멘티님께도 이런 갈림길에 서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될 거예요.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미리 생각하셔서 차근차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단계 발전할 기회가 찾아온다면 항상 추구하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MD를 희망 직무로 정하셨지만, 컨설턴트나 연구소, 대학원 등 멘티님께 열려있는 기회는 많습니다. 꼭 한 가지 길만 생각하시지 않으셔도 좋을 듯합니다.

잘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