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산업공학을 전공해 품질 관련 직무를 줄곧 준비하다 얼마 전 희망 직무를 변경한 취업준비생 멘티입니다. 구매 직무가 제 가치관과 목표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 구매 직무에 지원하고 있어요.

준비하면서 구매 직무 내에서도 ‘Q(품질, Quality), C(비용, Cost), D(납기, Delivery)’ 중 Q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품질 직무를 준비했던 경험과 연결해 보다가 궁금한 사항들이 생겨서요. 관련해서 질문드립니다.

©️SimplyDay

1.구매 부서에서 신뢰성 검사 등 QC 부서에서 하는 일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품질을 측정하고 관리하는지 궁금합니다.

2.구매 직무는 협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협상 프로세스를 통해 ‘Q, C, D’를 맞출 수 있을까요? 각 제품, 회사의 역량 데이터를 보며 직접 맞춰가는 건지, 아니면 그 외 다른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3.구매 직무 지원자가 품질 관련 역량을 어떻게 강조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현직자 멘토님의 답변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월말에 마감과 워크샵 일정이 겹쳐 답변이 늦어졌어요.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죄송합니다.

구매 직무는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큰 범위 내에서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일단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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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로 나뉘는 구매 직무

구매 본부는 ‘협력사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일’을 하는 부서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멘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동차 산업에서는 ‘Q, C, D’가 정말 중요해요. 구매 부서는 크게 'C'를 담당하는 구매팀과 'Q, D'를 담당하는 개발팀으로 나뉘는데요. 팀별 업무를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구매팀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가격과 업체의 품질, 실력 등을 평가해 업체를 선정하고 가격을 결정해요. 원가 표준을 기반으로 개발비 및 제품비를 협상하고, 협력사의 능력에 기반해 업체 선정을 담당하죠.

개발팀은 ‘PROTO → PILOT 1, 2 → 양산’의 과정을 담당합니다. 협력사들을 관리하고 품질과 일정을 조율하며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듯해요.

개발팀 내에서 Q를 담당하게 되면, 프로젝트 도면을 보고 제조 타당성을 검토해 업체가 도면 Spec을 맞출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업무를 담당해요. 도면 변경을 연구소와 협의하는 등의 일도 함께 맡습니다. D를 담당하게 되면 조립 날짜에 맞춰 단품 등을 일정한 시간 내에 공급하는 등의 일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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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C, D’ 협상 프로세스는?

앞서 구매 본부의 업무를 '협력사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일'이라고 정의했었는데요. 그 이유를 ‘Q, C, D’ 각각의 측면으로 분류해 말씀드려 볼게요.

첫 번째로 C, 비용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단가는 낮을수록 좋아요. 반대로 협력사 입장에서는 단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기 때문에 협상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 때문에 원칙상 단가를 책정할 때는 '표준'이 무조건 우선시됩니다. 그러나 무조건 '표준'만 들이대는 것은 아니에요. 제품의 형상이나 연간 생산 대수 등 특이 조건을 전부 고려해 단가를 책정하게 됩니다.

즉, 회사와 협력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절충선을 찾아 협상을 진행하게 되는 거죠.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은 만큼 많은 고충을 겪기도 해요.

다음으로 Q, 품질입니다. 제품 납품 전, 협력사에서 만든 제품들을 검사 측정실에 보내 검증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NG 제품이 사용상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납품하지 않는 게 원칙이에요. 사용상 문제가 없다면 연구소, 품질팀과 회의를 통해 도면을 도면 Spec 등을 변경하는 협상을 진행합니다.

이때 개발팀이 물건을 투입하게 만드는 '창'이라면, 품질팀은 NG 제품은 무조건 안 된다고 막는 '방패'의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창과 방패의 입장을 조정하기 위해 이 과정에서도 협상력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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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D, 납기입니다. 저는 ‘Q, C, D’ 중 'D' 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은 Q, C와 달리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수치이기 때문이죠.

아무리 싸고 품질이 좋은 제품이더라도 일정을 못 맞춘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요. 만약 협력사에서 다양한 이유로(장비 고장, NG 등) 기존에 협의했던 일정보다 지연됐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따라서 외부적으로는 협력사들과 OK 품질의 제품을 최대한 빠르게 개발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내부적으로는 연구소나 생산팀이 언제 제품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판단해 최대한 언제까지 제품이 들어가면 되는지 확인해야 해요. 또한 정말 일정을 못 맞출 경우 다른 팀들과 상의를 통해 조립 일정을 변경하는 협상력도 갖춰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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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도만의 공정관리 능력을 강조하세요

마지막으로 품질 역량을 어떻게 강조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드려 볼게요. 구매 본부에서는 기계공학, 전기·전자, 재료 등 전문성을 띠는 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

멘티님의 전공인 산업공학은 공학의 마에스트로 느낌이 강하죠. 따라서 특별한 한 가지 능력을 어필하기보다는 공정관리 능력이나 공장 경험 등의 다양한 경험을 어필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매 본부의 업무는 힘듭니다.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그만큼 자기 일에 프라이드를 갖고 일할 수 있어요. 정말 멋진 일을 하므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멘티님도 구매 본부의 일원이 되길 응원할게요. 화이팅입니다!

상세한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구매 직무의 현업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본 기분이에요. 사실 전공 수준에서 배우기로는 막연한 느낌이 있어서 걱정이었는데 멘토님 덕분에 현업의 직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한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