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멘토님께 식품업계 외 타 산업계의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맞는지의 고민을 말씀드렸던 멘티입니다.

우선은 식품 업계에 집중해서 트렌드 전략 마케팅 직무에 지원하려고 하는데요. 아래와 같이 직무역량 및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freepik 

멘티의 자소서

저는 치밀한 분석력과 실무경험을 갖췄습니다. 저는 경영학을 이중 전공하며 배운 지식을 프로젝트에 적용하며 분석력을 길렀습니다. 예를 들어 한 경영론 수업에서 과제에서...동남아 시장을 분석하다 스낵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한류를 접목한 쿠키 수출 전략을 SWOT(트랜드, 수요 등)으로 분석하여 기획했습니다. (중략)... 시장 개척의 첨병으로 또 글로벌 인재로써  ㅁㅁ사에 기여하겠습니다. 

이번이 첫 취준 시즌이라 아직 자소서가 미흡하여 자소서를 이런 식으로 작성하는 게 맞는 건지 확신이 서지를 않아서요. 혹시 멘토님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나 보완해야 될 점이 있다면 냉정하고 과감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추석 연휴임에도 취업 준비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도 해외에 출장 왔는데... 와보니 괜히 연휴에 나왔다고 후회를 하는 중이네요. 

©️Africa Studio

자소서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저도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왜 이런 걸 쓰라고 할까?", "정말 왕짜증"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지금이 첫 취업 준비 시즌이라고 하시니, 자소서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몇 가지를 생각하고 자소서를 작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성해주신 자소서는 신경 써서 작성해주신 티가 많이 납니다. 아직 최종본은 아니지만 처음 자소서로는 아주 괜찮은 것 같습니다. 다만 써주신 내용이 멘티님의 실력 / 능력을 나타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아 아래 작성한 내용도 한번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frica Studio

자소서 작성의 출발점, "왜 써야 할까?"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왜 하는지 아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고, 해당 일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명확해지거든요. 자기소개서에 대한 수많은 억측과 소문들이 있지만, '면접에 자소서가 활용된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아시겠지만, 서류 전형에서 모든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어 볼 수 없습니다. 만약 회사 입사 설명회 때 이야기하는 대로 정말로 자기소개서를 다 읽는 다면 아마 왠만한 회사는 전직원이 동원되어야 할 겁니다.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어마어마하는 사람들 생각해보시면 감이 오실 것 같아요.)

어쨌든 자소서가 제대로 활용될 때는 면접 때입니다. 면접관들이 자소서를 바탕으로 질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akasarn

근데 면접관들이 "면접 전에 자소서를 성실히 읽어보냐? 하면 아니!" 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보통 면접관들은 회사 업무에 바쁜 과장 이상급의 직원들입니다. 바쁜 업무 할 시간에 면접까지 해야 하는데, 과연 미리 자소서를 성실히 읽을까요? 그래서 면접관들이 짧은 시간에 인상깊게 볼 수 있도록 자소서를 효율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락을 나눠라 , 두괄식으로 써라, 숫자를 기입해라 

짧은 시간에 스쳐지나가는데, 그 사이에 인간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1. 단락 제목 

2. 두괄식 문장 - 왜냐하면 성미 급한 면접관들은 빨리 결론을 알고 싶어 하니까 

3. 숫자 - 문장에서 숫자는 글자보다 눈에 빨리 들어옵니다.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시고 자소서 작성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voyata

과정보다는 결과를 우선하자!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결과보다는 과정이지!"라고 수없이 만화와 영화와 책을 통해서 교육 받았지만. 슬프게도 웬만한 회사들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아주 중요시 합니다. 간혹 가다가 과정을 중요시하는 회사들이 있는데, 그 회사들은 흔히 말하는 '좋은 회사'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쨌든 멘티님뿐만 아니라 많은 자소서를 읽어보면, 과정이 너무 길게 서술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를 해 몇 퍼센트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는 숫자가 우선 소개 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또 어떤 기여를 했는 지가 문단 앞에서 서술되곤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면접관이 또 인사담당자가 모든 자소서를 꼼꼼히 읽을 확률은 낮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이목을 집중시킬 실적이 문단 맨 앞에 배치되어야 합니다. 문단이 앞에 배치되면, 자기소개서에 주목도가 높아지고, 두 번째로 문장의 군더더기가 없어집니다. 실적과 결론이 문단 앞에 배치되면 막상 그 과정을 장황하게 서술할 필요가 없어지죠. 

©️goodluz

내용은 치밀하게!

더불어 멘티님께서는 자소서에 '치밀한 분석력'과 '실무경험'을 강조하셨는데요. 사실 이 분석력과 실무경험이 자소서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학교과제로 수행한 해외국가 수출 기획 관련하여 말씀드리자면, 보통 국가와 시장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선정하는 프로세스에는 타당한 근거가 필요합니다. 이미 시장을 그곳으로 정했고 스낵에 수요가 늘고 있다면 왜 쿠키를 판매 대상으로 삼았을까요?

해당 나라의 사람들이 그나마 친숙한 음식이 쿠키라서, 아니면 쿠키가 그곳에서 잘 팔리는 음식이라서? 뭔가 타당한 근거가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ChristianChan

명확한 근거가 없거나 그 근거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없는 자료 조사는 사실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트렌드를 분석하거나 시장 조사를 할 때는 명확한 팩트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차라리 이 부분에서는 이 과제를 수행하며 조사를 잘했고, 그 결과 수업에서 A 이상의 좋은 성적을 받았다. 그래서 마케팅 시장 조사 방법론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이를 실무에 적용하여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는 쪽으로 자소서를 쓰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에 방점을 찍자는 뜻이죠. 명심하세요. 과정을 드러낼 때는 더욱 치밀해야 합니다. 

©️tomertu

'내가 어떤 사람이다!'를 보여주는 통일성

자소서를 통해서 "나는 어떤사람이다!" 라고 보여주려면, 글에 통일성이 있어야 합니다.  자소서를 읽었을 때, 멘티님에 대한 이미지가 드러나야 하지요.  

하지만 이 자소서에서는 '치밀한 분석력'과 '실무경험의 근거'가 되어야 할 내용이 약하기 때문에 멘티님이 강조하신 '글로벌'이나 '시장개척'과 같은 단어들이 조금 가볍게 느껴집니다. 문단과 문단과의 관계를 고민하시고, 사례와 분석을 다시 철저히 정리해 전체 자소서의 통일성이 살려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기억하세요. 글에서 사람이 읽혀야 합니다. 

©️Nomad_Soul

결론을 정리하자면

1. 자소서는 면접용이다! 

2. 결과를 두괄식으로 쓰자!

3. 문단을 나누면 글이 명료해진다!

4. 반박 못 하도록 치밀하게 쓰자!

5. 통일성 있는 문단을 구성하자!

이렇게 써놓고 보니, 고등학교 때 논술 공부하던 게 생각나네요. 사실 저도 이 5개 바로 하라고 하면 못 할거에요. 노력하시는 모습이 멋집니다. 일단 글의 뼈대가 있으니 글을 잘 다듬으시면 더 좋은 자소서가 될 거에요! 또 필요하신 내용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시고요. 꼭 첫 턴에 바로 좋은데 취업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