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영업 / 영업 관리 직무를 희망하는 멘티입니다. 사실 TO가 많아서 무작정 영업 관리 직무에 지원했는데 짧은 생각이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제는 해당 직무를 더 자세히 알고 꼼꼼하게 준비하고 싶어서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아직도 영업이 무엇인지, 영업 관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기가 힘드네요.
1. 영업 관리란 자세히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직무인지 알고 싶습니다.
2. 영업 관리 담당자에게 가장 필요한 경험, 인성,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3. 후배를 채용한다면 어떤 사람을 뽑고 싶으신가요?
4. 영어 시험 정량 성적이 토익 950, 토스 7 정도 입니다. 일상 대화만 영어로 가능한 정도인데 외국계 회사에서 영어 사용률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잘 준비해서 이번엔 꼭 합격하고 싶습니다. 멘토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멘티님, 안녕하세요. 정말 반가워요. 영업 관리 직무는 TO가 많은 편이죠. 일단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어떠한 형태든지 영업활동을 기반으로 하고, 또 영업실적은 한 회사의 상품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꼽히죠. 이런 구조 때문에 영업 관리의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멘티님이 질문한 내용에 답할게요.
정보를 정제해서 영업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뤄질수록 돕는 일
우선 영업 관리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영업을 관리하는 업무를 합니다. 구체적으로 세분화하면 회사마다 다를 수는 있겠죠. 일단 영업관리자는 영업부서의 역할 중 외적인 영업활동(고객사 방문 및 홍보, 거래 성사 시 프로세스 관리, 사고/불량 건 발생 시 응대, 불만 사항 상담 등)에 수반되는 업무를 처리합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언급했듯이 내적인 영업부서 업무는 오히려 외적인 영업활동보다 더 광범위합니다. 영업사원들의 영업활동 관리(영업활동 및 결과의 문서화 작업), 실적관리 및 보고(일별/월별/연 매출 등 매출에 관련된 데이터를 리포트로 만드는 작업), 예상 월/연 매출 작성 및 실제 매출 followup(외부 영업활동을 하는 직원들이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기간의 예상 매출 작성)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또한 해외거래 또는 해외 지사와 협업 시 조율 업무(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경우 미국을 본사로 두고 세계 각국에 지사가 있어요. 각 해외 지사 영업관리자들 간의 리포트 공유, 회의 등으로 영업실적/매출 동향 등 파악) 등도 수행합니다.
다시 말해 특정 회사 내에서 다각적으로 파악되는 매출의 형태에 관한 데이터를 그냥 쌓아놓기만 한다면 그 회사의 평균 매출은 얼마인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품목은 무엇인지, 매출이 감소하는 품목이 있다면 대응책은 무엇인지, 개선점은 무엇인지 등의 향후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할 거예요.
누군가는 이 쌓여가는 정보들을 일관성 있는 기준으로 분류하고, 시각화하고, 수치화시켜서 효과적인 영업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처리해야 하죠. 그게 영업관리자의 역할입니다.
영업관리자, 개인의 능력보다는 성격이 중요
어떤 일이든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더라도 일정 기간 이상의 노력과 의지를 투자한다면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를 예로 들어보자면,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땐 머리부터 발끝까지 문과 체질인 데다 숫자 울렁증에 인터넷 말고는 컴퓨터와 담쌓은 컴맹이었답니다. 다만, 미리 갖추면 큰 도움이 되겠다 싶은 덕목들을 꼽아 볼게요.
우선 학부 시절 경영학 수업을 통해 습득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좋아요. 영업 관리 업무를 할 때 숫자, 수치, 도표, 등을 항상 접한답니다. 논리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한 순간이 굉장히 많아요. 엑셀/PPT 등 데이터를 시각화할 수 있는 도구를 잘 활용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아울러 여러 영업담당자의 의견과 정보를 반영, 수정하며 취합하고 협조를 구할 일이 많아서 센스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외국계의 경우 본사나 협업하는 해외 지사로 매출 실적이나 시장 상황을 보고하고 회의하는 일이 잦아서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다면 유리합니다.
영업관리자의 덕목에 이어 함께 일하고 싶은 후배에 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제가 후배 직원을 뽑는다면 능력이 좋은 사람보다는 성격이 둥글어 보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춘 사람, 그리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을 뽑겠어요.
다른 분들을 보며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개인의 능력이 정말 누가 봐도 특출날 만큼 뛰어나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 없이 단독으로 업무를 처리할 경우가 아니라면, 능력보다는 개개인의 성격이나 성향이 업무능력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더 많이 봤거든요.
능력이야 앞서 언급했듯 일정량 이상의 시간과 노력만 투자한다면 다들 비슷한 성과를 냅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성격과 성향은 무척 다르죠. 문제나 마찰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는지, 업무 스트레스나 슬럼프를 어떻게 다루고 극복하는지, 팀과의 협업에서 혹은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방식에 맞지 않더라도 얼마나 성숙한 자세로 잘 배우려고 힘쓰는지 등의 양상은 사람마다 매우 다른 것 같습니다.
외국어 능력, 점수 못지않게 센스가 중요한 이유
외국계 회사를 떠올렸을 때 영어 사용률이 굉장히 높아서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그렇기도 하고요, 또 그렇지 않기도 하죠. 외국인 사장이 한국에 상주하면서 매일 회사로 출근하고 보고받고 회의에 참석하는 등의 경우에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반면 사업자 등록증의 대표자에 외국인 이름이 올라 있지만, 회사가 한국에 위치한 한국지사라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한국인들과 함께 일하며 영어 사용률이 전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적기도 하죠. 그렇다 하더라도 전자 후자 모두 외국계 기업이므로 보통의 국내 기업보다는 영어 사용 비중이 좀 더 높은 것, 그리고 채용 시 영어 실력검증 절차가 조금 더 까다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외국계 회사는 기본적인 영어 이메일 작성, 외국 지사 간의 전화/화상 회의, 해외 출장 등의 빈도가 국내 일반 기업보다는 확실히 더 높아요. 하지만 부서마다 상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속한 영업부서나 본사에 직접 연락해서 일하는 개발팀 등은 업무 특성상 영어의 비중이 높습니다. 반대로 관리부서처럼 회사 내적인 업무를 관리하거나 주로 한국 고객사와 소통하는 부서는 영어 사용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물론 이 특성도 회사마다 다르겠죠?
결론을 말하자면 외국계 기업이라고 반드시 영어를 잘해야만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잘하면 확실히 플러스 요인이 되긴 하겠지만요. 저희 회사의 경우, 업무 처리 능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영어 실력이 좀 더 좋은 사람에게 업무 기회나 승진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가더라고요. 회사 차원에서도 직원들에게 지속해서 영어교육비 등을 지원해 영어 실력을 향상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전 영어 능력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전 영어 능력입니다. 토익 성적은 거의 만점이지만 입을 열면 어버버 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건 센스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다른 문화권에 있는 해외 지사 동료들에게 얼마나 무례하지 않게 부탁이나 독촉할 수 있는지, 어려운 내용을 얼마나 쉽게 잘 설명해서 오해를 막는지, 회의 시 얼마나 간결하고 명료하게 안건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저도 매번 홍콩에 자료 좀 빨리 보내 달라고 독촉하곤 하거든요.
멘티님이 질문한 것에 대한 답은 여기까지입니다. 또 상담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문의하세요. 최대한 세심히 듣고 제 의견도 나누겠습니다. 멘티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