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해외 영업과 무역에 관심을 갖고 취업을 준비하는 멘티입니다. 진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최근 이쪽으로 길을 정했기에 아직 정보가 많이 부족했는데, 이렇게 멘토님을 만나 뵙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 세 개를 적어보았습니다. 바쁘신 줄 알지만, 답변해주신다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1. '구매'팀은 주로 어떤 일을 하며,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구매팀과 해외 영업 팀의 업무가 어떻게 다른 지도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니, 직무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현재 인턴에 지원하는 중이지만, 아무래도 '현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멘토님께 '진짜 현업'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구매팀에 소속되어 실질적으로 하는 업무는 어떠하며, 구매팀과 해외 영업 팀의 차이점이 어떠한지 알고 싶습니다. 이전에 다른 회사에 지원한 적이 있었는데, '구매'와 '물류'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부족했던 것 같아 이를 보완하고 싶습니다! :)
2. '구매' 혹은 '물류'라는 부서에 지원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부분은 인성적인 면과 스펙 적인 면, 둘 다 알고 싶습니다. 보통 현업을 이해하지 못하면 두루뭉술하게 해당 직무에 대한 이미지 (ex: 영업-커뮤니케이션, 재무-꼼꼼함)로만 판단하기 마련인데요. 실제로 구매 부서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어떠한 역량을 지니고 계시는지, 어떠한 기본 베이스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졸업 유예생이다 보니 마음이 너무 급합니다. 적어도 방학인 8월 말까지 무역 2종+토익 950 이상+OPIC 취득+JPT 고득점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취업에 대한 보장이 없다 보니 두렵기만 합니다. 구매팀으로 지원하게 된다면, 흔히들 말하는 '기본 스펙'은 어느 정도를 갖춰야 할지 궁금합니다.
3. 멘토님의 지원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회사를 선택하게 되셨는지, 혹은 취업을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하셨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말씀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저는 어문학 전공자이다 보니 업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이 부족하여 이를 어떻게 보완하여 어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멘토님께서도 무역학을 전공하셨지만, FPCB 제조업체에 지원하시면서 어떠한 점을 어필하셨는지 알려주신다면, 제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역에 대한 실질적 지식을 쌓기 위해 현재 국제수출입통상 아카데미에 지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멘토님의 멘토링 가능 분야에서 '해외 수출입 물류 업무'과 '원산지 관리'를 보고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멘토링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며, 그럼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김연정 멘토의 답변
안녕하세요, 멘티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멘티님이 궁금해하셨던 질문 위주로 답변을 드릴게요.
구매팀의 일상
회사 내에서의 구매팀의 업무는 회사 내 필요한 물품 (원자재/부자재/장비/소모품 등)을 매입하는 데 있습니다. 주로 단가 네고를 하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업체를 소싱하여 회사의 이익을 도모하는 일이죠. 또 재고관리, 해외 지사 (생산공장)로의 원부자재수출 및 완제품 수입, 국내 외 고객사로의 제품 납품 등의 일을 하는 곳이 구매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 같은 경우 구매팀 내에 출하관리 부서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물품 매입뿐만이 아닌 제품 및 원부자재의 출하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해외지사로의 원/부자재 및 소모품들의 수출 진행과 해외지사 측 구매업무 지원을 합니다. 그리고 해외지사에서 본사로 완제품을 납품 시에 진행되는 수입 관련 업무 대행과 고객사로 송부되는 원산지확인서 발급 및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요.
회사별로 그리고 맡은 업무별로의 일과는 천차만별인데요. 제 일과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오전에는 당일 진행하는 수입 건 관련한 업무 대응 (수입서류 확인 & 수입신고 등)과 해외지사 혹은 해외 고객사로의 제품 및 원부자재 수출을 진행합니다. 여기서 수출이란 화물패킹부터 수출서류 작성, 물류회사 컨택 (포워딩 회사), 거래 관세사를 통해 수출신고 진행 등을 통틀어 얘기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해외지사로의 PO 발행(오더), 해외지사의 구매업무 대행 및 당일 진행된 수출 건의 수출현황 정리와 다음 날 진행 예정인 수출 건 확인 후 수출계획 수립을 실행합니다.
구매팀과 해외 영업팀의 결정적인 차이는?
구매팀과 해외영업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매팀은 회사에서 제작하는 완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품 (원자재/부자재/장비/소모품 등)을 "구매" 하는 부서이고, 해외영업팀은 자사의 완제품을 해외의 타사로 판매하는 영업전략 수립 및 판매의 실행을 하는 부서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구매팀 : 회사에서 제작하는 제품의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부서 해외영업팀 : 자사의 완제품을 판매하는 부서
구매 혹은 물류에 필요한 역량은? - 인성
일단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기본' 이란 기업에서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량, 바로 '인성'을 갖추는 것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인성 중에서도 '성실함'과 '책임감'은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업무에 투입해야 하고, 꼭 필요한 실무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면 신입이 아닌 경력사원을 뽑습니다. 신입을 뽑는 이유는 실무적 경험이 부족하고 서툴러도 회사라는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고, 회사의 업무를 분담했을 때 본인의 업무에 끝까지 책임 의식을 가지고 성실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생성해내는 아이디어를 원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엄청나게 화려한 스펙으로 중무장해있다 해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회사(광고회사나 스타트업 회사 등)가 아닌 대부분의 한국 내 기업(특히 구매/물류 직무는) 기본적인 성실함과 책임감이 없는 사람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구매 혹은 물류에 필요한 역량은? - 스펙
스펙면에서 필요한 역량은 지원하는 회사별로 달라지는데요, 만약 멘티님이 외국계 회사를 지원하고자 하신다면 외국어 회화 능력은 반드시 갖추셔야 합니다. 특히 전공을 살리셔서 일본계 기업에 취직을 원하신다면 JLPT N1은 기본적으로 갖추셔야 하고 회사별로 JPT까지 요구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일본계를 노리신다면 N1과 JPT 800점 이상 및 일상회화가 가능한 정도의 회화 능력까지 준비하셔야 합니다.
토익은 물론 점수가 높을수록 좋기는 하다만, 고득점을 받는다고 하여 취업을 보장해주는 보증수표가 되지는 않습니다. 토익 900점 이상 보유하고 계신다면 사실 토익은 더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최근엔 토익보다도 실제적인 영어 회화 능력을 더욱 중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오픽과 같은 실제 영어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공부를 하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멘토님의 지원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저는 오로지 성실함만으로 현직장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학생 때 지식경제부에서 주관하는 글로벌 무역인 양성사업단 (G.T.E.P)을 하여 1기를 수료하였고, 해당 사업단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박람회에 전시자로서 참여도 해봤습니다. 또 기타 등등 국제무역인이 행하는 대부분의 일의 간접체험을 해보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체험에 불과했다는 것을 졸업하고 나서 뼈저리게 깨달았지요. 여러 번의 공채 낙방을 통해서요
졸업을 하고도 3~4개월을 놀다시피 하다가 더는 집에 눈치가 보여 안 되겠다 싶었던 찰나, 기간 한정 (약 6개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무직 인턴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업무는 서류정리나 전화응대 등 보통의 잡무들뿐이었지만 무슨 일이 주든 최선을 다해 꼼꼼히 해내려고 노력했고, 그런 면을 높게 평가해주신 당시의 상사분께서 해당 업체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려던 즈음, 현 직장에 저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운이 좋았던 면도 있지만, 당시의 저를 되돌아보아도 절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며
멘티님께서 어떠한 이유로 국제무역 쪽을 진로로 결정하셨을지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어떠한 이유든 간에 본인의 진로를 확고히 정했고, 실제로 해당 직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국제수출입통상 아카데미에까지 지원한 열정!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무역 지식이 전무하다면 이번에 지원하신 국제수출입통상 아카데미를 통해 기본적인 이론에 대해서는 확실히 숙지하시는 걸 권해드려요. 또 굳이 국내 기업만 고집하시는 게 아니라면 정부에서 주관하는 ‘정부 해외 인턴 사업’ 중 하나인 해외 물류 인턴이나 '월드잡'에서 주관하는 각종 해외 인턴사업 (Ex. K-Move) 등에 지원해보셔서 해당 업무를 직접 경험해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이론적인 지식도 갖추고 해당 분야에 대해 실제적인 경험까지 갖춘다면 다른 어떤 지원자들보다도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졸업을 유예했고, 그래서 이것저것 마음이 급하신 거 절대적으로 공감 가고 이해도 되지만 그렇게 급하고 절박할수록 사람은 때때로 실수를 하게 됩니다. 절대로 늦으신 거 아니니까 지금 생각하신 대로, 마음먹으신 대로 하나씩 차분히 준비해 나가시길 바라요.
취준생일 당시의 저도 직장만 구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되고 끝날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어요. 직장을 들어가는 순간,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도 없는 전혀 다른 일상이 시작되더라고요.
취업을 고생의 종착역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멘티님이 원하는 업무,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잠시 거쳐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서 마음 편히 하나씩 준비하신다면 꼭 좋은 결과 있으실 거예요. 조금씩, 천천히!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