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님, 안녕하세요. 저는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IT 기업체에서 데이터관리직 인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분기에 취업하지 못해 실무경험을 해보려고 인턴 일을 하는 것인데요. 개발직이 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를 내고 정보 찾는 일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했을 때도 개발보다 기획 일이 더 재미있었고요. 그래서 IT 기획자를 진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기획자는 신입을 많이 뽑지 않아, 개발 직군으로 입사한 후 부서이동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IT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역량을 쌓을 수 있을까요? 또 말씀드린 것처럼 IT 기획으로 부서이동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지금 진로를 변경해도 좋을지, 하던 일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현직에 계신 멘토님께서 현실적인 판단으로 조언해주셨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솔직하고 편하게 답변을 해드릴게요.

 

우선 IT 기획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기획 일은 아주 다양하고 회사에 따라 성격이 달라집니다. IT 기획 업무는 IT 전문 업체에서 하지만 일반 회사의 IT 부서에도 합니다. 따라서 기획자의 소속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죠.

 

저처럼 일반 회사의 IT 부서에 속해있다면, IT 유지보수 전문 업체와 계약을 맺고 업무를 맡깁니다. 대신 전체적인 회사 시스템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요.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며,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기도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신규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평가한 후 이를 진행하기 위해 임원을 설득하는 일도 합니다. 결국 IT와 관련해서 회사의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돼요.

 

IT 전문 업체는 하위 부서로 기획, 개발, 운영 등 세부적으로 더 나뉩니다. 보통 일반 IT 회사에서는 사용자를 분석해 트렌드와 그들의 니즈를 파악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기획하죠.

 

예를 들어 IT 회사에서 마케팅이나 제조 전문 회사를 아웃소싱한다면, 해당 회사의 사용자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든지, 공장의 온도, 습도, 화재를 감지하는 IOT 서비스를 제안, 기획하는 것입니다.

 

두 회사에서의 기획자 역할이 많이 달라 보이죠? 정리하면, 일반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하면 IT 전략기획 성향이 강한 업무를 맡게 되고 IT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하면 인사, 회계, 생산 등 특정 분야의 서비스 기획을 맡게 될 거예요.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에 답을 해볼까요? IT 기획 업무를 하기 위해 어떻게 역량을 쌓으면 좋을지 물어보셨는데,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일단 저는 많은 스터디에 참여했습니다.

 

사용자를 관찰하고 분석해서 서비스를 기획하는 스터디에 참여해 꾸준히 공부하시면 좋겠어요. 또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전에 적용하는 도전을 해보세요. 기획서를 혼자 작성해 보면 나중에 면접에서 답변할 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회사에서는 실력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 지원자가 회사의 방향과 비슷한 경험과 노력을 했는지를 평가하죠. 게임을 만든 경험이 있다면 게임 회사에서 좋아할 것이고, 메신저를 만든 경험이 있으면 일반 개발 업체에서 좋아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멘티님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기획 직무로 입사하기까지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입니다.

 

또 부서 이동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물어보셨는데, 이 문제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개발자 출신 기획자가 차별성이 높고 업무상 대화하기 좋지만 그만큼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개발이 적성에 맞지 않다면 힘들더라도 계속 기획자의 문을 두드리기 바랍니다. 지금 멘티님이 IT 직무를 두고 흥미와 적성을 검토하는 단계라면, 개발직보다 기획직으로 도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식품제조업체에서 개발직으로 업무를 시작했고,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서 파트너였던 IT 계약 회사에 관련 업무를 넘기고 기획 업무만 맡게 된 케이스입니다.

 

멘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기획자 직무는 대기업보다 스타트업 및 신생 기업에서 기회가 많이 주어질 거예요. 꼭 대기업을 목표로 하시는 게 아니라면,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에 지원해 경력을 쌓으시는 방법도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일하며 적성에 맞는지 확인할 수도 있을 거고요.

 

답변이 멘티님께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글을 마무리하며 드리고 싶은 말씀은, IT 계열로 취업을 원한다고 해서 너무 좁게 활동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세요. 기획자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을 만나면서 배우고 자신을 개발해야 해요. 저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진로를 명확하게 정할 수 있었어요.

 

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질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