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직 1학년인데 벌써 진로를 정하고, 준비하시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습니다. 현직자로서 멘티님께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드릴게요.

먼저 게임 업계가 학벌, 학과를 중요하게 보는지 물어보셨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일부 대기업들이 학벌을 평가 요소로 여기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업체는 학력을 전혀 따지지 않고, 고졸도 상당히 많습니다. 

전공 역시 전혀 상관없습니다. 게임 개발에 물리가 필수로 들어가기는 하지만, 직군에 따라 달라요. 단순히 게임 개발이라고만 정하지 마시고, 게임 개발에 포함된 수많은 직군 중에서 본인이 가장 희망하는 분야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보일 겁니다. 

그리고 해외 유학 역시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2016년부터 VR을 개발 해왔지만, 한국의 VR 게임이 기술적으로 외국에 전혀 뒤쳐지지 않거든요.

다만 개발을 하더라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아주 작아서 업체들이 별로 살아남지 못하는 거죠.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 상황이라서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기업에 지원을 해주기도 합니다. 

게임 개발을 큰 범주에서 보면 게임 기획, 그래픽, 사운드, 사업부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야별로 또 세부 직군이 있고, 그 안에서 디테일하게 업무가 나뉘다 보니 일일이 설명해드리기에는 너무 많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게임 그래픽은 아트디렉터, 원화가, UI 디자이너, 모델러, 애니메이터, 이펙터, 스프라이터 등으로 나뉘고, 회사에 따라 맵퍼나 배경 프랍 작업자 등 굉장히 세부 역할이 많아요. 따라서 이 중에서 본인의 세부 목표를 정확히 결정하시고 준비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멘티님이 물리학과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시려면 게임 기획, 시스템 기획, 액션 기획 쪽으로 가시거나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를 지망하시는 것이 좀 더 수월할 거예요.

게임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사물에는 물리가 적용되므로 물리 지식이 있는 사람이 이를 기획하고 개발해야 합니다. 

예전에 제가 레이싱 게임을 개발했을 때, 자동차 물리에 수백 가지의 수치가 적용됐을 정도로 물리학은 게임 개발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순히 속도, 가속도뿐만 아니라 공기 저항이나 바퀴의 탄성, 회전각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니까요. 

이러한 측면에서 물리학과라면 기획 쪽으로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재 게임 업계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대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중소 규모의 회사들이 사라져가는 추세예요. 

앞으로 게임 산업 자체는 발전하고 매출도 점점 올라가겠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일부 대기업만 살아남는 업계가 될 것 같습니다. 

멘티님께서는 물리학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어필하시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리학이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하지만, 의외로 전문가가 많지 않거든요. 저도 일하면서 물리책을 다시 공부하면서 작업을 했던 경험이 있어요. 

꿈을 잃지 마시고, 항상 노력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