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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서른이 넘었는데 도전해도 될까요?
특허법인 다옴 · 변리사 / 사무소 경영
3달 전
💬 멘티의 질문


31살 직장인입니다. 화학을 전공하였고 지금은 전혀 다른 분야(행정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변리사를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고민이 생겨 질문 남깁니다.


©Yolk CoWorking - Krakow


1. 대체로 20대에서 도전하는 시험이라고 들어서 좀 늦은 나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공부를 해본 상태도 아니어서 시기가 늦진 않은지 여쭤봅니다.


2. 대략적인 시험 준비 기간이 3년에서 4년까지 본다고 하는데 정말 그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건지 여쭙고 싶어요. 저는 이미 여러 시험들(재수, 공무원 시험 등등)을 준비해 보면서 시험 준비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있다 보니 너무 길어진다면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드는 게 사실입니다.


3. 저는 화학전공자이긴 하지만 관련 공부를 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 대학 당시에도 관련 공부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는데 변리사가 되어서 화학 분야 등 전문분야가 있어야 한다는 걸 보았습니다. 꼭 이공계 분야에 전문분야를 두어야 하나요?


아예 이 분야에 관심이 없다가 최근에야 좀 찾아본 상태라 아는 게 부족합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요즘이라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세일 멘토의 답변


용기 내어 적어주신 질문을 몇 번 읽어보았습니다. 진로 고민과 미래의 불안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렇기에 할 수 있다는 희망차고 읽는 이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다소 포장된 답변보다, 변리사 10년 차에 접어드는 현직자의 솔직한 답변이 질문자님의 고민 해결에 훨씬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여나, 제 표현이 과하거나 직설적이라 다소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겠다는 점 양해를 미리 바랍니다.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에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함으로써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31살, 늦은 나이일까?

만약 누군가 '31살에 시험을 붙을 수 있냐'라는 질문을 했다면 "가능하다"라고 쉽게 대답하겠습니다. 하지만, '도전하기에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은 [늦음]을 정의하는 시각 차가 있어 정답이 없다 하겠습니다.


핵심은 “변리사를 몇 년에 반드시 붙겠는가”에 대한 나의 시각 문제입니다.

-대체로 20대 분들이 도전을 많이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31살의 도전은 늦습니다.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는 대부분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입니다.(저 또한 그랬고, 합격자 약 200명 대부분 나이대가 이 정도입니다). 그런 면에서 31살의 도전은 살짝 늦은 감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변리사 시험을 2년 만에 붙으면 33~34살입니다. 합격 나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늦지가 않습니다. 참고로, 변리사 업계는 늦게 붙었다고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고, 기존에 걸어왔던 인생에 보태어 폭넓은 시각과 인연을 가지고 변리사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경력이나 연륜, 내공에 변리사를 덧대는 거죠.


혹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신 적 있을까요? 

- "나의 2~3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다니시는 직장에서 2~3년 다니는 나의 모습과, 2~3년 뒤 변리사가 된 나의 모습을 서로 떠올려 보시며 서로 비교해 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변리사로서 정장 입고 서류 가방 들고 다니며, 문서작업하는 나의 모습에 두근거림이 있을 겁니다.


변리사 얼마나 되고 싶나요?

사실 이 질문이 '31살이면 늦은 나이인가요?'란 질문의 내면일 수 있습니다. 변리사 도전하기에 늦었다 안 늦었다 여부는 의미 없는 질문과 답변이라는 거죠.


‘나이가 많아서’라는 이유로 내가 숨는 것은 아닐까, 혹시 시험공부 동안 힘들 때 나이를 스스로에게 들먹이며 자기합리화하는 것은 아닐까, 뭔가 빠른 길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는지 스스로 체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못난 생각이 있다면 청소하고 변리사 시험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말씀드리는 이유는, 마인드가 잘못되어 방향이 잘못된 상태로 시험에 뛰어들면서 장수하는 사람을 꽤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시험 뛰어들기 전 마인드 다잡고 시작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시험은 '멘탈'싸움입니다. 수험생들 몰라서 붙고, 알아서 붙고 하지 않습니다. 누가 수험 기간 동안 꾸준했고,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로 시험장에 그냥 들어갔고, 남들 아는 거 나도 잘 쓰고, 남들 못 쓴 거 나도 같이 못쓰면 붙는 시험입니다. (보통 떨어지는 수험생은 남들 아는 거 못 쓰고, 남들 못 쓴 거 맞추려 매진합니다)


©Jon Tyson


대략적인 준비기간이 3~4년이라는데..

전체 흐름을 예상하는 차원에서 일정부터 말씀드립니다. 변리사 시험 1차는 2월 즈음 보고 2차는 7월 즈음 보고, 11월 즈음 합격 발표가 있습니다. 1차 합격하면 같은 해 2차(이걸 동차라 함)와 다음 해 2차(이걸 기득이라 함, 어원은 모름)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즉, 1차 합격 시 2번의 2차 시험을 치를 수 있으니, 한 바퀴가 약 2년입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대략적인 준비 기간”같은 건 없습니다. 남들이 얼마나 걸리는 통계 따위가 멘티님의 수험 기간의 길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남들이 2~3년 만에 붙든, 5~6년 만에 붙든 친구가 붙든, 반대로 친구가 떨어지든


“난 한 바퀴만 딱하고 떨어지면 이 시험 포기한다” 생각을 가지시면 됩니다. 그리고 과녁을 10점을 겨냥해야 9점이라도 맞추듯이 "1차 합격하고 그해 2차 바로 합격" 하려고 무리를 해야 2년째 붙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2년을 잡고 공부하시는 분들 꽤 오래 하거나 고시 포기합니다)


질문을 읽다가 한 가지가 걸립니다. '이미 여러 시험들에서 시험 준비에 두려움이 있다'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정의(define)이고 생각의 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걱정부터 하며 시험과 기싸움에서 지고 시작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모든 변리사 수험생이 가지는 불안이기도 한데, 나만 특별히 불안하다는 과의식이 아니길 바라며, 동정하기엔 이 시험이 '고시'라는 너무 잔인한 시험이라 못되게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뿌리뽑고 독해지시길 바라며)


오직 합격/불합격만 있습니다. 과정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붙으면 추억이고, 떨어지면 악몽입니다. 누구나 보는 수능도 아니고 내가 선택한 시험인지라, 떨어지면 어디 가서 말도 못 하고 이해해 주지도 않습니다. 평생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이 남아 사는 고시 낭인 또는 다른 직장으로 시험 포기한 사람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아깝게 떨어지면 고시에 중독되어 계속 놓지 못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시험입니다.


그래서 제안 드리는 말씀은, '너무 길어진다면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관점만 바꾸면 '길어지면 내가 힘드니까 2년에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로 질문을 바꾸어 스스로와 문답하며 찾아가시기를 꼭 바라겠습니다.


비장한 각오나 특별한 동기가 있어야 합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시는 지극히 결과(합격/불합격)만이 남는 잔인한 시험이라 그렇습니다. 저는 변리사가 뭔지 모르고 우연히 변리사 시험에 뛰어들었다가 합격했고, 제가 아는 분은 친구 따라 뛰어들었다가 합격했고, 다른 분은 그냥 전문직이 멋있어 보여서 도전했다가 합격했고, 또 다른 분은 돈 많이 번다고 해서 도전하여 합격했습니다. 물론 본인이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심각한 사연에도 불합격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도전하는 동기와 합격/불합격과 관련 없습니다. 다만, 애매한 마음가짐, 떨어지는 메타인지, 자기 과의식, 자기합리화같이 마인드가 안 좋고 멘탈이 약하다는 이런 내면의 체력과 관련된 부분은 분명 합격/불합격과 관련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자기의 부족함을 계속 마주하는 '메타인지(자기 객관화)'를 키우는 쪽으로 공부하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무엇을 아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 정리노트만 보며 마음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면 시험에 떨어집니다. 반면 무엇을 모르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오답노트를 정리하면 합격에 한 걸음씩 가까워짐이 느껴집니다. 모르는 부분을 메꾸려면 스스로의 부족함과 불안에 마주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용기가 시험장에서의 자신감이 될 겁니다.


이 글이 멘티님에게 용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따뜻하게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방향을 또렷하게 잡아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어요. 첨부해 주신 영상도 꼭 참고하겠습니다! 후에 좋은 소식이나 다른 문의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박세일 멘토
특허법인 다옴 · 변리사 / 사무소 경영
전문/특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후회되지 않는 선택은 없기에, 후회가 덜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고민을 누군가에게 정리하여 말할 수 있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아무도 속시원하게 답해주지 않을, 스스로 괴상하다 생각한 질문이라도, 심지어 해결되지 않을 질문이라도,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털어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잇다'라는 진로고민 해결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인생을 진지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제 답변이, 멘티님의 고민이라는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변리사업이나 수험관련 컨텐츠를 유튜브에 종종 담고있습니다.
멘티님들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유튜브채널 : 사업도우미 사도
https://www.youtube.com/@sa_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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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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