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 쑥스럽지만, 질문을 주셨으니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간략하게 조언 드려볼게요. 어디까지나 제 사례이니 참고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Tetiana SHYSHKINA

보좌관, 특별히 필요한 스펙이 있을까요?

국회에는 300개의 의원실이 있고, 각 의원실에서 인턴을 임용할 때 요구하는 가치 역시 저마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보통 대학생에게 요구하는 스펙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죠. 학벌과 학점, 그리고 정치적으로 연관된 경력 또는 전공 정도가 스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상임위원회 업무는 전문성이 필요해서 각 상임위원회 분야에 맞게 전공자를 뽑기도 합니다. 

저는 위 해당 사항에 모두 맞지 않았습니다. 열정만 보고 뽑는 분도 계시죠. 물론 그에 따른 좌절과 실패는 오로지 도전자의 몫일 뿐입니다. 전 인턴 시작할 때 이력서만 100여 개 정도 썼었죠.  

덧붙여 정규 직급을 달고 있는 보좌진의 경우 인턴 경험이 없다면 변호사, 현직 고위 공무원, 노무사, 회계사, PD 등 홍보대행사 경력자가 많고, 당직자의 경우가 아닌 이상 임용된 사례를 본 적은 없습니다. 아! 국회 업무는 국회 외에서 하는 경우는 없기에 일반적으로는 인턴을 거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보좌관의 워라벨이 궁금합니다. 

역시 300개 의원실, 저마다 스타일이 다릅니다. 의원님이 요구하는 업무량과 보좌관 등 상사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워라벨이 전부 제각각 다르죠. 한 가지 확실한 건 업무 자체가 늘 다이나믹하게 발생하다 보니 주말 근무나 야근이 잦습니다. 국감 때는 2주 정도 밤을 새우기도 하고요. 모르기는 몰라도 워라벨에 만족하는 보좌진은 흔치 않을 겁니다. 물론 의원실 중 정규 업무시간을 정해 주 5일제 운영을 지속하는 곳도 있습니다. 지인이 그런 의원실에 근무하기는 하다만, 다섯 개의 의원실을 거쳐온 저는 아쉽게도 그런 의원실에서 근무해 본 적이 없습니다.

 ©️Ian Schneider

보좌진의 고용 안정성은?

고용과 사직은 오로지 의원의 의지에 달려있기에 하루아침에 잘리기도 하고, 승진이 되기도 합니다. 고용 안정성은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낮은 편이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고용과 해고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고든 램지처럼 ‘유 파이어’ 하면 바로 잘리죠. 다만 그만큼 철저한 능력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장기근속하시는 분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저를 예로 들자면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도망가 본 적은 있지만 잘려본 적은 없습니다. 

마치며

혹시 멘티께서는 정치인을 꿈꾸고 계신가요? 현실적으로 보좌관은 정치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지만, 통계적으로 보좌진이 정치인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덧붙여 보좌관이 되려는 이유를 스스로 떠올려 보고 또 다짐하고 이 직업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보람이 됐든, 사명이 됐든 확실한 이유가 있을 때 버틸 힘도, 성장할 힘도 생기기 마련이죠. 질문에 답변이 됐을까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또 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고민이 조금 해결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