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저는 L 캐피탈에서, 정확히 말하면 리스 부문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멘토입니다. 

 

멘티님도 느꼈겠지만, 캐피탈회사 정보가 정말 없는 편이죠? 저도 공개된 정보가 너무 없어서 예전에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질문에 하나씩 정리해서 답변해볼게요!

 

캐피탈사의 업무내용 및 업무수행에 필요한 역량만 칼같이 잘라서 답하고 이해시키는 건 어려워서 캐피탈사의 주요 업무영역을 함께 설명할게요. 최대한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수준에서 말하겠습니다. 이해도를 높이고자 제가 몸담은 회사를 기준으로 말하는 점, 이해 부탁드려요. 

캐피탈사의 업무 영역은 생각보다 많아요. 크게는 영업 부문/심사 부문/IT 부문/ 경영총괄 부문 이렇게 나눌 수 있겠네요. 영업 부문도 해당 회사의 사업영역에 따라 개인금융/기업금융/리스금융/부동산금융/신기술금융/기타 이렇게 나뉘지 않나 싶어요.

 

멘티님이 관심 있다는 자동차 금융은 전통적으로 캐피탈 회사가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사업 영역입니다. 물론 자동차 금융을 취급하지 않는 회사도 있고요. 자동차 금융은 경우에 따라 개인금융이나 리스금융에 속해 있을 수도 있고, 따로 자동차금융파트로 분류해서 운용할 수도 있지요. 분류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이 정도로 할게요.

 

자동차 금융 연관 직무는 국산 또는 외국산 차량 제조사와 자동차 금융상품 업무제휴를 기획하는 벤더(Vendor)영업, 그리고 다양한 자동차 금융 영업 채널 발굴, 관련 상품 개발, 해당 상품 취급기획 및 심사 등이 있습니다. 회사마다 차이가 큰 부분이라 큰 틀에서만 설명했습니다.

 

멘티님이 말한 사무가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무영역은 어느 파트에나 다 있는 분야입니다. 저 역시 영업팀 소속이지만, 일반적인 영업 업무 외에 딜(deal)을 구조화하고,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등의 사무업무도 합니다. 아마도 멘티님이 질문한 내용은 경영총괄 업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영총괄 부문은 어느 회사에나 있는 관리부서입니다. 캐피탈사의 경영총괄 파트는 전략기획팀/인사팀/회계팀/자금팀/총무팀/인재개발팀 등으로 구성되며 업무내용은 팀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캐피탈사의 영업 업무는 워낙 다양하여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개인금융파트의 영업은 리테일 대출 상담사를 관리하거나 상품개발 기획 등의 일을 합니다. 

 

리스나 기업금융 분야에선 리스 상품 개발 또는 업체 발굴, 중소기업 대출상품 개발 및 *구조화 금융 상품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만약 회사가 다른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면 거기에 맞는 영업 업무가 있을 겁니다. 

 

대학 시절 AFPK부터 관련 과목을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캐피탈사에서는 CFP 자격증이 크게 쓰이지는 않습니다. 

 

멘티님도 알겠지만, CFP는 개인자산관리에 목적을 둔 자격증입니다. 굳이 이것을 더 필요로 하는 곳을 찾는다면 은행이나 보험사 등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취업 준비를 할 때  ‘이 자격증이 있으면 이 회사에서 이런 업무를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곤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자격증은 취업할 때 '이 친구가 이만큼 더 노력했구나' 정도의 지표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자격증이 회사의 특정 포지션에 대한 보증수표가 되진 않더라고요. 

 

L 캐피탈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밝히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그 중에서도 재무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런 성향 덕에 S 전자 재무팀에서 인턴을 했고, 일반 기업에 원서를 넣을 때도 대부분 재무 관련 부서에 지원했었죠.  

 

금융권 입사만을 노리진 않았지만 금융권 취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증권사에 들어가서 개인 돈을 부으며 실적을 맞추느라 끙끙대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두려움이 앞섰죠. 

 

그러다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리만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캐피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L 캐피탈에 1년 먼저 입사한 친구의 영향도 있었지만, 알면 알수록 실속 있는 업종이라고 느꼈거든요. 

 

시중 은행에 입행한다면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공부하고 실적 올리는데 포커스를 맞춰 정해진 업무만을 처리하게 되겠지만, 캐피탈에서는 은행 영업점이라면 절대 할 수 없을 수준의 다채로운 업무들, 이를테면 고객데이터 분석/상품개발/마케팅기획 등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직급에 비해 다양한 권한을 부여받고 업무에 임할 수 있어서, 개인적인 성취도도 훨씬 높을 것 같았죠. 이런 요소에 매력을 느껴 캐피탈에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은 주변 어떤 친구들보다도 만족스러운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캐피탈업종의 특징과 본인의 성향을 잘 연결한다면 괜찮은 지원 동기를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캐피탈사의 현황과 전망이라, 질문 내용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질문인 것 같네요. 답변은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니 참고만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캐피탈사는 업종 전체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힘든 대내외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비단 캐피탈뿐만 아닌, 금융권 전반에 걸친 위기의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원인을 꼽자면 금융감독원 및 각종 기관의 규제 및 법정 이자율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한 신규 투자 감소와 이에 따른 기업금융 취급액 증가율의 둔화, 그리고 그에 동반되는 연체율 증가 등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일부 캐피탈사에서 부실채권이 대량 발생해 캐피탈 업계 전반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타 금융업권이 자동차 금융, 기계 금융 같은 캐피탈 고유 업종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죠.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게 캐피탈사의 당면 과제입니다. 구조화된 금융 상품 취급,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등 타 금융권과의 적극적인 *신디케이트론 취급, 국내에선 다소 진출이 미흡했던 신기술금융 등 캐피탈업계의 고유 강점을 부각 시킬 수 있는 사업 부문에 주력을 다해야겠죠. 일반 은행은 구조화 금융에 접근하기 힘드니까요.

 

이런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녹이려면 각 캐피탈사만의 강점을 분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캐피털사마다 개인금융/기업금융/부동산금융/신기술금융 등 주력 영업 분야가 다르니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지원 회사에 적합한 지원동기를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멘티님이 질문한 내용 중에서 나름 아는 부분을 이것저것 설명해봤는데 답변이 적절했을지 모르겠네요. 혹시 추가로 더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물어보세요. 취업 준비 잘 하시고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힘들더라도 지치지 말고, 너무 서두르거나 조급해 말고, 본인에 대한 믿음을 갖고 여유 있게 하는 겁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멘티님이 꼭 원하는 회사에서, 꼭 원하는 직무에서 일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구조화 금융: 자금조달과 운용, 리스크관리를 위해 발행자 또는 자산의 소유자가 기존의 금융상품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 금융상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화하는 금융공학기법.

*신디케이트론: 다수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