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R 직무로 외국계 기업을 준비 중인 취준생입니다. 직무에 대한 확신 없이 관심이 가는 모든 직무를 다 조사해보고 갈팡질팡한 지 몇 달이 지났습니다. 단순히 취업을 위해 아무 직무로 직장을 다니고 싶지 않았기에 더욱 고민이 깊어만 갑니다.
저는 주도성이 강하고, 누군가를 이끌어주고, 어떤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연히 마주한 것이 HR인데요. HRM, HRD 이 두 가지 중에서 또 선택하려니 제대로 된 실무경험이 없어 최종선택을 내리기가 망설여집니다.
본래 HRD를 하고자 했으나 구체적으로 큰 기획을 해본 적이 없어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HRM은 급여 및 채용 부분을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회계나 숫자 감각이 필요한 듯한데, 제가 숫자에 많이 취약합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기본적인 회계지식을 쌓으려고 조금씩 공부 중이기는 하나, 이과적인 머리가 없는 제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Dylan Gillis
1) 현직자로서 HRM, HRD 중 어떤 것이 전망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혹은 이직 시에 유리한 쪽이 있나요?
2) HRM, HRD 준비 중인 취준생에게 도움이 될 알바 경험이나 실무 경험이 있을까요? 기회를 잡고 싶은데, 이렇다 할 관련 경험이 없어서 너무 괴롭습니다. 이른 시일 내에 관련된 알바 등을 해보고 싶어요.
3) 채용공고에 인사팀 신입 채용이라 하면, 보통은 HRM, HRD를 모두 아울러서 뽑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맡게 되는 일이 두 가지 일을 모두 하는 건가요?
두서없는 질문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외국계 HR 직무 준비 중이시라고 하였는데 아직 HR을 구체적으로 접해보지 못해 진로를 정확히 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네요. 저도 그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Mari Helin
HRM과 HRD의 특징부터 잡고 넘어가죠
우선, HRM과 HRD 특징부터 말씀드리자면, HRM은 급여, 채용 부분도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HRM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HRM은 인사 관련 모든 제도를 기획, 관리, 실행한다고 보시면 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면 인력 및 조직관리, 채용, 승진 및 보상 체계 관리,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인사제도 재개정, 그리고 급여 및 4대 보험, 근태, 연차 관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HRD는 아시다시피 임직원들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부서로써 신규 입사 시 온보딩(조직/직무 적응), 사내 커리어 패스, 리더십, 직무, 조직문화까지 관리하는 것입니다.
현직자로서 느끼기에는 HRM, HRD 모두 전망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 성향과 어떤 것이 더 잘 맞느냐를 보아야 할 텐데요. 주도성이 강하고 누군가를 이끌어 주기를 좋아하신다면 원래 사람이나 관계를 좋아하시는 분 같습니다. 이런 분들은 HRD가 더 잘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HRM은 직원을 평가하는 업무이기에 안 좋은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 때가 더 많습니다. HRM 업무에 100% 만족하는 직원은 거의 없을 거예요. 당연하게도 보상이나 복지는 무한히 원하고, 업무 강도나 워라밸이 좋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항상 날이 선 상태로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아닐 때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잦다는 것 알아주세요.) 본인과 어떤 직무가 더 잘 맞을지 꼭 고민해보세요.
©️Scott Graham
직무 역량과 학습 방법을 꼭 확인하세요
HRM을 하고자 하시면 노무사 1차 공부를 하시기를 추천해 드리고, HRD를 하고자 하시면 관련 기사나 책을 많이 접하여 애자일, 린(Lean), 플립러닝, 온라인교육, 조직문화(OD) 등 기본적인 HRD 지식을 쌓으셔야 커리어를 더욱 확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HRD 출신분들은 퇴사 후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무 경험을 위해서는 우선 인턴십이나 현장실습을 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대학생 때 현장실습을 인사 총무 직무로 한 경험이 있었어요. 사실 그때 실제로는 복사, 영수증 정리, 비품 관리가 주 업무였으나 중간중간 업무방식을 조금 바꾸어 생산성을 높였던 경험(실제 팀장님께 건의를 통해)을 자소서와 면접 때 녹아냈었습니다. 그리고 과에서 부 과대를 맡았었는데 당시 학과행사를 할 때 동기들의 협력을 이끌어 낸 점도 제 경력으로 써냈었어요.
신입사원에게 직무 난도가 높은 일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인턴십이나 현장실습, 또는 학과 생활에서 "인사"를 관리해본 경험이 있다면 아무 경험 없이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게 좋아서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와 같은 다소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분들보다 훨씬 메리트가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채용공고에 "인사팀"이라고만 나와 있다면 HRM, HRD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것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구체적으로 교육담당자, 채용담당자, 조직문화 담당자 등으로 구분하여 채용할 거예요. 저는 HRM이나 HRD 직무 중 선택하여 입사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다만 보통 중견기업 이상이 이렇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책을 좋아하신다면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피터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김용진의 "경영학사용설명서(특히 제1~3장)" 책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R은 제가 본 회사원들 중 가장 공부를 많이, 열심히 하는 분들이십니다. 멘티님도 꾸준히 평생 공부하실 각오를 해주세요.)
잇다 가입 후 제가 처음으로 작성하는 답변이라 저 또한 두서없이 부족함이 많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내용 있으시면 연락해 주시고 자신감을 가지고 조금 더 직무에 관해 공부해본 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향해 현실적으로, 과감하게 내디뎌 보시길 바랍니다.
멘토님 고민 해결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여러 상황에 답답하고 우울한 나날에 한 줄기 희망 같은 존재세요. 얼마나 감사한지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많은 멘티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눔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나중에 또 질문드리러 오겠습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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