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목표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멘티입니다.
졸업 후 틈틈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지원서를 내밀고 면접을 보러 다녔고, 큰 대기업 2차 면접 경험도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취준 실패 경험을 통해 저는 스타트업에 바로 투입될 능력은 부족하고, 적성검사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올해 대기업과 유명 IT기업을 위주로 가능한 많이 지원했고, 몇 개의 대기업에서 인적성, 코딩시험 및 면접 기회를 받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취업 스터디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요. 큰 대기업에 합격한 친구들은 의외로 모두 실무나 이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학점이나 어학 점수가 높았습니다. 저는 이미 졸업해서 낮은 학점을 개선할 수는 없습니다. 또 실무 능력과 경험보다 스펙, 이론, 코딩 시험이 더 중요한 것 같아 큰 좌절감이 듭니다. 주변에서는 "힘내라", "계속하면 될거야", "열심히 하면 될 거야"라는 말을 해주지만, 다른 조언을 구하기 어렵고 힘이 되지 않습니다.
©️unsplash
저는 '경력 같은 신입'이 되기에는 자신이 없어요. 바라는 건 제대로 된 OJT1)를 받고 그 회사의 그 분야를 시작으로 성장하면서 시야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열심히 배울 자신이 있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답장을 계속해서 받습니다.
잘 모르는 특수 분야에는 지원하지 못하고, 전산, IT, 개발, IT 기획 심지어 IT 실무서 편집자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희망 분야를 ‘웹’이라고 하면 경쟁자가 많으니, 하나를 밀고 갈 자신이 없어서 무작정 넣고 있어요.
취업해서 달라진 모습으로 살아보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교육과 세미나를 가고, 누구와 상담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조금이나마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 OJT : 업무 및 산업현장 또는 기업교육등에서 직무간 훈련(영어: On the Job Training, 직장내 훈련, 현장 훈련)은 직무 중에 이루어지는 교육훈련이다. 현업에서는 흔히 OJT라고 줄여 부른다. 직무 이외의 시간 또는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직무외 훈련(Off-JT)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취업, 지름길은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질문을 읽고, 어떤 말씀을 드릴지 쭉 고민해 봤습니다. 하지만, ‘지름길은 없다’ 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unsplash
SW 개발자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하셨는데, 경험을 해보셨다면 이 직업은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건 깨달으셨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멘티님이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선, 본인이 가고 싶은 회사의 분류를 정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여러 가지 분류가 있을 것 같은데, 모든 기업이 동일한 인재를 원하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면, 대기업 같은 경우에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는 없을지라도 일정 기간 교육을 통해서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요. 중견기업 같은 경우는 보다 실무 위주겠지만 마찬가지로 인력이 부족해서 바로 투입될 인원을 뽑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교육 기간은 가질 거에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같은 경우는 질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력 같은 신입’을 원하겠죠. 그러니 어느 곳을 타깃으로 잡고 취업 준비를 하느냐도 준비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Aleksandar Grozdanovski
실무 능력 암기보다 확실하게 이해했음을 어필하세요
대기업 같은 경우는 학점이 낮다면 면접에서 불리할 수 있어요. 질문을 보니 경험을 해보신 듯하네요. 이 부분은 제가 항상 안타까운 부분이에요. 대부분 취업 준비하는 분들 보면 특히 엔지니어 쪽으로 방향을 잡으신 분들일수록 학점보다는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고 착각하시기가 쉬워요. 대부분 기업에서 학점을 중요시 하는 건 얼마나 성실한가 혹은 자기 역할에 충실한가를 보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학점은 일단 높을수록 유리한 게 맞습니다.
만약 학점이 낮다면 당시에는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으나 지금은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면접에서 유독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이 많았을 수도 있어요. 실무에 가면 대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내용들이 안 쓰일 것 같아도 굉장히 크게 작용합니다. 알고리즘, 자료구조, OOP 등등 저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러니 면접에 갈 때 대학에서 과목을 수강할 때 처럼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지원하려는 분야에 필요한 지식에 대해서는 최소한 알고 가는 게 좋아요. ‘이것도 코딩을 할 수 있느냐’ 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정확히 이해를 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퀵 소트 코드를 외우는 게 아니라 ‘퀵 소트에 대한 이해’를 하시면 좋습니다. 어떤 식으로 정렬을 하는지 왜 빠른지 최악의 케이스는 어떤 경우가 있는지 등이요.
실무를 중요시하신다면 더더욱 이런 기초를 중요하게 물어볼 소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면접이나 자소서에 열심히 가르쳐주면 배워서 잘하겠다는 느낌을 주시면 안 됩니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추고 있고 거기에 OJT라는 실무교육을 받았을 때,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기업이 원합니다.
학점이 낮다면 내가 그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당시에는 낮았으나 지금은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요
©️ADragan
본인의 강점 분야를 선택해 준비하세요
그러니 본인의 역량을 먼저 파악하시고 그 부분에 대해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일단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쟁자 중에 내가 뽑힐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해요. 그냥 두루두루 다 어느 정도 아는 건 경쟁력이 없겠죠. 대학 생활 중에 진행했던 여러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본인만의 분야를 찾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그냥 SW 개발자로 채용하기보다, 크게 구분해서 Client/ Server로 나눕니다. 그중에서도 Client면 플랫폼별로 혹은 Server면 Front-end인지 Back-end 인지로 나누어서 채용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본인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기준으로 강점이 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예를 들자면, 학부 시절 Android App에 대한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했는데요. 면접 때 주로 그와 관련된 얘기만 했어요. 중간중간 직접 해봤기에 알 수 있는 내용들을 말하고, 저 스스로를 최대한 표현하고 실제 경험들을 잘 녹여냈습니다.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으로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면접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상 질문을 많이 준비해도 그중에 안 나오면 당황할 수밖에 없어요. 예상 질문이나 기출 질문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기 얘기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도 큰 준비입니다. 목표 잘 세우시고 본인의 분야도 한번 잘 고민하셔서 어떤 기업이 되었건 멘티님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회사에 취업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같은 개발자로서 그리고 먼저 취업을 한 선배로서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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