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얼마 전 일본 전자 벤더사를 취급하는 대리점 회사에 기술영업으로 입사한 신입사원 멘티입니다. 주변에서 취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들 축하해주지만, 정작 실무를 겪어보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외국계 회사에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는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대리점에 들어오니 일본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어 고민입니다. 이 경력을 이직에 사용할 때, 큰 메리트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대리점에서 이렇게 2~3년 경력을 쌓고 지사로 옮겨야 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외국계 지사에서 경력을 시작해야 좋을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취업을 축하드립니다. 고민은 많아도, 일단 거기까지 가시는 데 수고 많으셨어요. 그럼 바로 답변 시작하겠습니다.
외국어 활용 → 산업군에 대한 인사이트와 경험
대리점이냐, 외국계 지사 입사냐. 질문을 단순히 ‘A or B’로 대답하기보다 좀 더 근본적인 물음으로 전환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민을 정리하자면, 안정적인 커리어 설계를 위해 현재 직장에서 계속 일해야 할지, 나가서 새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는데요.
대리점에서 입사한 후 지사로 옮긴 케이스가 있냐고 현직자에게 물어보면, 아마 딱 잘라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경력 이직은 철저히 능력의 문제이므로 모든 가능성은 개인에게 달려있거든요.
즉, 경력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다가오는 기회와 선택은 멘티님이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리점에서 일하다가 해외로 나가는 사람, 지사에서 일하다가 국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람, 국내 기업에서 경력공채로 공무원이 되는 사람. 인생 경로에서 내리는 판단은 무엇이 절대적으로 더 낫다고 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멘티님과 마찬가지로 신입사원이나 대학생들은 보통 “그 회사에서 내가 가진 외국어 능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실제 경력직 취업 시장으로 들어가 보면, 외국어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외국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산업군과 제품에 대해 얼마나 지식을 쌓았고, 필요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산업 인사이트’를 많이 쌓아왔다면 경력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거죠.
따라서 이러한 인사이트와 역량만 갖춰진다면, 그 사람의 출발 지점이 대리점이든, 해외 지사든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외국어 활용 여부보다 내가 회사에서 해당 산업군에 대해 얼마나 깊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특정 회사 출신을 선호하는 곳도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헤드헌팅으로 경력직을 채용할 때, 이런 식으로 뽑기도 하는데요. 이는 특수한 케이스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난 이것만 해야지’ 한계 짓는 태도를 버리세요
추가로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커리어’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흔히 안정적이라고 불리는 공직 사회에서도 조직 문제로 인해 그만두거나,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전문직 역시 ‘개업’의 형태로 치열한 경쟁 싸움을 해야 합니다.
즉, “난 이것만 하면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어”라는 태도를 버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공부하려는 열정과 근성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예를 들어 “나는 마케터가 될 거니까 마케팅 공부만 해야지”, 혹은 “나는 재무 담당이니까 이것만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직장 생활을 한다면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자신의 분야라고 오만하게 착각하게 되면, 하고 싶은 것만 익히려고 하니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 보면 경영학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심리학, 수학, 외국어, 정책학, 법학 등 정말 다양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직무를 뛰어넘어 자기 발전을 위해 한계 짓지 않고 여러 학문을 배우는 거죠.
이렇게 미리 준비하고, 경력을 쌓아가신다면 다음 기회는 분명 멘티님께 찾아올 것입니다. 그 스텝이 대기업이 될지, 외국계 지사나 본사가 될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멘티님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외국계 회사 취업을 위한 세 가지 팁
마지막으로 외국계 회사 취업에 필요한 몇 가지 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링크드인을 확실하게 관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링크드인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SNS와 비슷한데요. 다양한 업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지망하는 회사의 소식과 인맥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경력이 3년 이상 쌓이면, 링크드인을 통해 제안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옵니다. 외국계 채용은 국내 공채보다 ‘인맥’이 훨씬 작용하는 편입니다. 링크드인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같은 업계의 40~50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다음은 외국계 채용 공고가 많이 뜨는 피플앤잡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원하는 직무의 공고가 뜨면, 주로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준비하는 게 현명합니다.
특히 2년 차가 된 다음부터는 국/영문 이력서를 미리 작성해두고 업데이트를 계속해놓으세요.
공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리 하시는 게 좋습니다. 입사 초반에 업무 틈틈이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놓으세요.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에서 좋은 커리어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앞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질문을 남겨주세요. 어떤 선택을 하든, 멘티님은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