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지난 7월 무역사무직의 계획과 비전을 여쭤봤던 멘티입니다. 멘토님의 정성스러운 답변을 참고로 제가 정한 직무를 위해 준비해왔고요, 추가로 질문드리고 싶은 게 생각나서 이렇게 두 번째 질문 글을 올립니다.
멘토님이 추천한 무역실무자 양성과정, 국제무역사 2급 수준의 지식함양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다만 영어와 중국어 면접 준비를 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어요. 스스로 회화에 자신이 없다 보니 면접이 아닌 연습상황에서도 식은땀을 흘리는 저를 발견했어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멘토님의 첫 번째 답변 후반부에 ‘처음부터 무역사무직으로 목표를 잡기보다는 해외 영업에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대목에서 자꾸 고민하고 주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외국어 실력뿐만 아니라 개인 성향 부분에서도 해외 영업이 안 맞는 게 아닐까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향적인 성향, 영업 분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인 시간 확보의 어려움 등의 요소로 해외 영업이 저에게 맞지 않는 직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너무 왜곡해서 인식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멘토님이 생각하시는 해외영업과 무역사무직무의 장단점이 무엇인가요? 저에겐 어떤 직무가 더 잘 맞을까요?
처음부터 무역사무직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해외 영업직에 도전해볼 것을 권유하신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전 답변에서 해외 영업을 하시다가 무역사무직으로 전환한 경우가 주변에 많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반대로 '무역사무직→해외 영업'으로 전환의 경우는 많이 없는 건가요?
제 짧은 소견으로는 중국어를 살리면서도 제가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으로는 화장품/ 미용 소품/문구류 정도가 있는데 이렇게 소비자 입장에서 관심 가는 아이템으로 종사할 업종과 산업군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접근법일지 궁금합니다. 멘토님은 처음에 어떻게 철강 업종을 선택하게 됐는지 알 수 있을까요?
또한 지원할 기업을 고르는 기준을 정했는데 분야에 일반적인 기준인 것 같아서, ‘무역’ 분야에 관련해서 특별히 고려해야 할 기준이나 걸러야 할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무역사무:해외 영업=7:3 비율로 지원하려는데, 한 직무로만 정해서 집중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이렇게 나누어서 지원하는 것도 괜찮을지 멘토님의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항상 너무 많은 고민과 질문을 동시에 드리는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하네요. 이전에 아무것도 모른 채 무모하게 취업 활동을 한 결과가 너무 힘들었고 실망스러워서 이번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하긴 해요.
취업 준비 과정이 막막하고 두렵지만 이렇게 질문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멘토님이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면 쓴소리도 해주세요. 달게 받겠습니다. 조언해주신 것들이 헛되지 않도록, 제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실행하고 도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소중한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연습과 경험이 쌓이면 외국어 회화 실력은 금방 좋아집니다
안녕하세요. 다시금 얘기할 기회가 생겨서 너무 반갑고 또 한편으로 걱정도 되고 여러 감정이 동시에 휘몰아쳤네요. 우선 고민을 너무 많이 하고 걱정이 많은 것 같아서 조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러다 번아웃 되는 건 아닐까, 심리적 압박만 커지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조금 들지만, 멘티님이라면 잘 극복하리라 믿고 질문한 부분에 대해 답할게요.
먼저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어디까지나 제 경험과 지식의 한계 속에서 조언하는 것이기에 제 말은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가이드라인에 얽매이지 말고 본인의 주관을 조금 더 살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선 멘티님의 글에서 회화 실력에 실망한 부분에 격하게 반대하고 싶어요. 주관적이지만 전 처음 무역상사 입사 시에 인사 말고는 대화를 전혀 이끌어 갈 수 없을 정도의 회화 실력을 갖추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바이어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왜 영어를 이렇게밖에 못할까?’ 끝없이 자책하고 푸념하곤 했어요.
그런데 업무를 시작한 지 2달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는 바이어와 농담을 하고 업무에 필요한 대화를 하는 데 무리가 없더라고요. 그 후에 자연스레 난이도 있는 어휘를 구사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멘티님은 회화 실력은 절대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아요. 베이스가 탄탄하기 때문에 연습과 경험이 쌓인다면 그 부분은 금방 해소될 수 있을 거예요. 회화 실력에 관한 내용은 뒤로하고 우선, 해외영업과 무역사무 직무의 장단점에 대한 짧은 소견을 남겨보도록 할게요.
해외 영업과 무역사무직의 장점과 단점
해외 영업의 장점은 우선 업무의 핵심을 다루며, 회사의 매출과 직결되는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회사의 성장과 함께할 수 있는 직무입니다. 회사의 중책이 될 수 있는 직무죠. 글로벌 세일즈를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어디든 해외 영업 부서는 기업의 핵심 부서일 수도 있어요.
또한, 영업에 따른 다양한 경험의 축적과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으로 인한 네트워크의 확장, 새로운 기회 창출이 가장 많다고 여겨집니다.
단점으로는 다른 멘토분이 말씀해주셨듯이, 해외 영업직무는 어느 국가 혹은 대륙을 담당하는지에 따라 간혹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업 간 편차가 매우 크고 대부분 업무시간 외 근무를 독려하지 않습니다.
아주 급한 사항이 아니고서는 메일로 업무처리가 모두 가능하며, 유선 연락 또한 정 반대국가여도 아침 일찍 혹은 퇴근 직전 연락에 할 수 있어서 아주 늦은 시간까지의 업무 수행은 그리 찾아보기 힘듭니다. 주변의 해외 영업 지인들은 대부분 정시 퇴근 혹은 1~2시간의 야근으로 업무를 모두 수행합니다.
아울러 잦은 해외 출장이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기업 간 편차가 큽니다. 거래처 직원과 만남과 업무 회의도 잦은 편이죠. 다양한 측면의 협업을 요하는 자리라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제 무역사무로 넘어갈게요. 무역사무의 장점은 우선 업무의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한번 짜인 서류는 대부분 약간의 수정만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포워딩 업체, 은행, 관공서 등 국내 협력업체와의 연락은 잦지만, 해외 바이어와의 직접적인 접촉은 적습니다.
또한, 커리어 상 업무를 한번 숙지해 놓으면 다양한 수출 기업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업무 수준을 요구해서 한번 배워두면 약간의 학습만으로 타 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언제든 대체 인력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비슷하게 업무의 핵심인력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서 직무에 따른 성과 인정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서포터 역할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그래서 연봉, 직책의 변화가 크지 않아요. 빠른 승진과 연봉의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자리죠. 다만 대기업의 경우는 별개입니다. 서류작업을 위주로 해서 부가적인 서류작업을 해야 할 일도 잦습니다.
공과 사, 분리하면 업무 상의 자아에 익숙해집니다
너무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으로 해외 영업직무를 권유했던 게 아닌가 싶어 조심스럽네요. 저는 어디까지나 회사에서의 대우, 내 역할, 업무의 스펙트럼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더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멘티님 고민을 읽고 나니 제가 이 부분을 조언하는 게 맞나 싶긴 하지만, 저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겉으론 외향적인 척했지만, 속으론 그런 부분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업무를 하면서 생각보다 이런 어려움에 쉽게 적응한 것 같아요. ‘나는 나고 일은 일이다’ 이런 생각으로 극복한 거죠. 흔히들 공과 사를 구별하자고 하잖아요? 그런 맥락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첫 상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상품군과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정보를 취득한 경험이 그 후에 밟게 된 커리어에서 아주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한 직장만 다닐 수 없는 시대인 것 같았기에 최대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는데 목표였고, 덕분에 다른 직무 종사자보다 빠르게 승진의 기회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 때문에 해외 영업을 추천했어요. 물론 이건 제 견해입니다.
무역사무직에서 해외 영업으로 전환한 사례는 매우 드물어요. 이런 사례가 종종 있긴 하지만 매우 특별한 케이스로 보입니다. 그에 따르는 노력도 상당해야 하고요. 일단 일을 시작하면 이에 안주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반대로 해외 영업이 적성에 맞지 않거나 성격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따른다고 판단될 때 본인 의사로 사무직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진출 산업, 기업을 고르는 기준이 입사 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좋은 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좋아하는 산업군으로 가는 것입니다. 다만 이건 일이고 앞으로의 비전을 보고 정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중국으로 미용 소품, 문구류를 수출하는 분야는 굉장히 협소해지고 기회가 많이 소실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실무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접하는 것보다 훨씬 앞장서서 시장 상황과 마주하기에 멘티님도 산업군의 발전 전망을 고려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전망이 전부는 아니에요. 새로운 산업은 계속해서 창출될 것이고 어떤 산업에서 파생될지 모르기 때문에 폭넓은 시야로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기업을 골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긴 하죠. 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소기업 중 10명 이하/매출 100억 이상의 수출 상사/그중 테헤란로에 위치하는 기업.
위 3가지가 제가 선택한 조건이었어요. ‘철강에 전혀 관심은 없고 단지 상사업무를 하고 싶다’ 이 생각만 가지고 있었어요. 운이 좋아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혹여 아무 산업이면 어때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던 기업이 제 적성이나 비전에 맞지 않았다면 많이 슬펐을 것 같아요.
제가 다녔던 기업이 정확히 5인 기업이었어요. 다만 매출이 무려 300억이었답니다. 5명 중 대표님을 포함해 해외 영업을 3명이 수행했어요. 대표님을 총괄 관리로 제외한다면 1인당 약 150억의 매출을 관리하고 영업하는 역할을 했어요.
산업의 특성상 금액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 1인 150억 원의 매출 관리는 꽤 높은 규모였어요. 타 기업의 경우 12명의 직원이 200억 정도를 하는 수준이었어요. 산업 자재의 특성상 고정 고객사가 생기면 영업보다는 관리 위주의 역할이 주가 돼요. 이런 부분도 참고하면 좋을 듯합니다.
멘티님 말처럼 기업을 고르는 기준을 두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입사 후 만족감에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큰 예외사항이 아닌 이상 정해둔 조건을 지키는 편을 추천해요.
기업 선택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희망 직무에 집중하는 게 좋아요
우선 멘티님 마음이 무역사무 쪽으로 많이 기운듯해요. 본인의 성향을 파악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공과 사를 구별하는 만큼 본인의 성격도 공과 사에 따라 분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우선 무역사무와 해외 영업을 7:3 비율로 나누는 기준을 묻고 싶어요. 기업 복지에 따른 비율일까요, 아니면 산업군에 따른 차이일까요? 그런 기준 없이 서류를 내는 건 무의미할 것 같아요.
오히려 관심이 많이 가는 무역사무직으로만 지원하는 게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멘티님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의 해외 영업직에 지원해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아직 오래 일해야 하는 나이니까요.
앞서 말했듯이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견해고 경험일 뿐이에요. 절대 정답이 아니고 취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아니에요. ‘저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삶도 있었대요’ 정도로만 받아들였으면 해요. 제 답변을 통해 멘티님의 우려만 씻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지금은 당연히 우울하고 부정적인 아우라가 강할 수밖에 없는 시기인 것 같아요. 다만 이걸 알았으면 해요. 멘티님이 쌓아온 경험이 결코 남들보다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요. 오히려 상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절대 주눅 들지 말고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 마세요.
정말 멘티님은 지금까지 준비를 잘해왔고, 값어치 있게 살아온 것 같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심심찮은 위로 정도로 받아들이지 말아 주세요. 사람이 안 되는 건 없다고 하잖아요. 제 글재주가 부족해서 정리가 안 되게 말한 것 같아요.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게 되네요. 항상 노력하고 고민하는 멘티님을 응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취업 될 때까지 많은 고민과 걱정이 계속 따르겠지만, 언제든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가시는 멘티님이 되길 바랍니다. 언제 기회가 닿아서 직접 만나게 된다면 정말 진심을 담아 응원할게요. 다른 고민이나 추가로 해소해야 하는 우려 사항이 있다면 가감 없이 전달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