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K 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졸업예정자입니다. 이번 하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보고 있습니다. 현재 H 회사의 화공플랜트 전기·전자 직무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화공플랜트 직무에서 엔지니어링과 영업을 모두 경험해보신 멘토님께 아래와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반도체, 통신, 네트워크, 자동제어 등을 주로 다루는 전자공학이 화공플랜트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아가 플랜트에서 네트워크와 통신 분야의 전공자가 어떻게 기여를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저는 글쓰기, 특히 공문서 및 보고서 작성에 자신이 있는데요. 이런 역량을 엔지니어 쪽에서 매력적인 부분으로 보실지가 의문입니다. 멘토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따뜻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이렇게 알게 되어 반갑습니다. 쓴 글의 내용을 보니 아주 열정적으로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일단 제 전공이 전기나 전자 분야가 아닌 만큼, 해당 전공자 출신 엔지니어분들이 설계직무나 기타 직무에서 어떻게 일하시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그동안 함께 일하고, 옆에서 본 바를 바탕으로 최대한 아는 범위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전기팀의 주된 업무
전기 및 전자공학과 출신 입사자분들은 100% 전기설계팀이나 계장설계팀으로 입사합니다. 전기팀은 플랜트 내 전기가 들어가는 모든 설비, 기기, 자재들에 관여하는 부서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전기팀은 substation, switchgear, transformer 같은 기기들부터 벌크성 자재들인 cable과 cable tray, conduit 등을 다룹니다. 부수 설비인 lighting도 담당합니다. 이처럼 전기팀은 전기가 들어가는 모든 관련 사항에 대한 설계가 주된 업무입니다.
여기에 기기의 전력 소모량, 기기(모터) 사항은 담당팀인 타 팀에서 전달받아 검토하는 일도 합니다. 전기팀은 주로 기계와 토목, 건축과 계장 그리고 배관팀 등의 유관부서와 같이 업무를 진행합니다.
계장팀의 주요 업무
계장팀은 플랜트의 뇌를 담당하는 부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용 장치부터 자동밸브, 각종 계기류뿐만 아니라 제어기기 및 제어실, DCS, 플랜트의 운전을 위한 장치들을 설계하는 곳이 계장팀입니다.
시쳇말로, “계기 없는 플랜트는 단순한 깡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장팀도 전기팀과 마찬가지로 기계팀에서 나오는 각 기계의 계장 기기들을 검토합니다. 자체적으로는 DCS, control valve, monitoring system 등을 요구사항에 맞게 설계합니다.
멘티님께서는 전자과 나오셨다니 계장팀에 더 적합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전기와 계장 어느 팀에 가더라도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실무는 결국 새로 배우시게 될 겁니다.
플랜트 산업 보고서 작성은 90%가 영어
글쓰기 및 보고서 작성 능력은 당연히 어느 분야에서나 환영받는 매우 큰 장점입니다. 이메일을 작성할 때에도 간결하고 명확하게 송부하는 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멘토님의 능력은 강점입니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될 점은 플랜트 산업 특성상 공문 및 보고서 작성이 90% 영어로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멘티님께서는 영어 작문 실력을 키우셨으면 합니다.
노파심에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드리고자 합니다. 멘티님께서 블로그를 하시던데, 회사에서 사용하는 대내외 공문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블로그에서 글을 쓰는 것과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주로 쓰는 글에서 사용되는 어휘와 문구, 문법 등은 블로그 글쓰기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아셨으면 합니다.
물론, 멘티님의 말과 자신감을 고려해 볼 때, 평소 글쓰기 관련 실력이 있으시니, 취업 이후 한 두 번 작성하다 보면 남들보다 더 빨리 적응하고 잘 작성하실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너무 방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영어로 작문을 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싶으셔서 전공과 관련된 직무에 관심 가지는 건 아주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추가로 설명드리면, 일반적인 EPC 산업에 대한 흐름 및 직무환경, 우리 회사의 프로젝트와 포트폴리오 등을 미리 관심 갖고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하면 취업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취업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힘내시고, 건승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