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멘티입니다. 멘토님께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셨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멘토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Africa Studio
저는 심리학을 전공하지만, 작년 겨울부터 UX1)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동일 분야로 취업을 희망하고요. 하지만 관련 특강이나 스터디에 가보면 저를 제외한 대다수가 디자인 전공자이며 커리큘럼도 디자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UX 디자인의 경우, GUI2)나 UI3)와 달리 디자인 전공이 필수는 아니라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또 저는 관련 분야를 더 공부하고자 다음 학기에 대학원을 진학할 예정입니다. 저의 전공인 심리학을 활용하여 사용자 경험 분야에 접목하고 싶어 인지심리학 쪽으로 갈지, 실무를 배울 수 있는 HCI4) 랩 쪽이나 융합전공의 대학원으로 갈지 고민입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후 현업에서 활동 중인 멘토님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 UX : 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과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
2. GUI : Graphical User Interface. 사용자가 컴퓨터와 정보를 교환할 때, 그래픽을 통해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3. UI : 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람과 컴퓨터 시스템·프로그램 간 상호작용을 의미. 그러므로 UI 디자인은 사용자와 컴퓨터 · 프로그램 간 의사소통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 환경, 기술 요소를 통합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4. HCI : Human Computer Interaction. 인간과 컴퓨터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 인간과 컴퓨터가 쉽고 편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작동시스템을 디자인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다루는 학문으로서 이 과정을 둘러싼 중요 현상들에 관한 연구도 포함한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전공자가 아니라서 고민이 많으시군요.
©️SeventyFour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어도 UX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일단 UX 분야 자체가 디자인에서 발전된 형태이기 때문에 디자인을 제외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이너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요. 하지만 UX는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는 작업이기에 사용자를 연구하는 분야인 ‘심리학’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라고 실망하지 마세요. 오히려 디자이너가 갖지 못한 부분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추가로 국내 유명 UX 회사의 'PXD1)의 비전공자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UX 분야에 접어들게 되었나? (http://story.pxd.co.kr/942)'라는 글과 디자인 비전공자로서 UX 입문하기(http://story.pxd.co.kr/696)를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비슷한 고민이 많아 도움 될 것 같습니다.
심리학 전공자가 가질 수 있는 강점은?
UX는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단순 디자인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꼭 프로답게 멋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 생각을 표현만 할 수 있으면 됩니다. 다만 실무에 있다 보면 툴을 다룰 일이 많아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파워포인트 정도는 숙지하면 좋습니다.
디자이너의 특징으로는 직관적 사고방식이 있습니다. 반면 심리학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결론으로 수렴하는 사고방식을 많이 배우죠. 둘의 차이는 단순히 예쁘고 멋지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상호보완할 수 있는 차이입니다. 디자이너가 직관에 의존할 때 심리학을 전공한 멘티님의 논리를 뒷받침한다면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강점으로 어필하면 좋을 것 같아요.
©️Poring Studio
대학원 진학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대학원 진학의 경우, 인지심리학도, HCI도, 융합 전공도 다 좋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미 심리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인지심리학으로 가시게 된다면 나중에 UX 분야로 넘어오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보다 심리학으로 학사를, HCI로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더 뽑힐 가능성이 클 수 있겠죠. 인지심리학은 순수학문에 가까워 현장에 접목하기 어려울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HCI나 융합 전공을 추천합니다. 사실 어딜 가든 전공보다도 교수님과 대학의 네임밸류가 좌지우지하는 부분이 많죠. 개인적으로 아는 분을 추천하자면 연세대학교 HCI 랩의 김진우 교수님, 정보대학원의 조광수 선생님, 학교로는 카이스트나 성균관대학교 정도가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순수 연구를 원하신다면 응용 분야가 아닌 인지심리학을 가는 것이 맞겠죠.
잘 고민하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틀린 답은 없습니다. 멘티님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