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화과를 졸업하고 작업과 취업 준비를 하는 멘티입니다. 카메라를 만지고 뭔가를 찍는 게 마냥 재밌어 뚜렷한 대책 없이 졸업하니 막막한 기분에 두서없이 질문 여러 개를 드립니다.
우선 K사 공채 시 보도국 촬영 기자와 영상제작국 촬영 감독을 나눠 뽑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Y사 보도국에 계시다가 K사 영상 제작국으로 옮겨가신 이유가 궁금하네요. 저도 저널리즘과 영상 제작, 두 분야에 모두 관심이 있어 고민 중이라 멘토님 답변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일하시면서 느낀 장단점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도국 촬영 기자와 영상 제작국 촬영 감독 경험을 모두 가지고 계신데, 입사 지원 시 준비해야 할 것에 있어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촬영 기자는 시사/상식 공부를 더 해야 한다거나, 영상제작국 촬영 감독은 영상미학 공부를 더 해야 한다거나 등이요. 더불어 어학 및 한국어 능력평가 시험과 같은 '스펙'의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합니다.
마냥 공채 준비를 하는 게 옳을까 싶어서 일단 당장은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하는가도 고민입니다.
보도국과 영상제작국 모두 촬영 보조의 경우는 인원을 상시 뽑던데, 촬영 보조 경력이 공채에 있어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혹은 도움이 될 만한 다른 경험이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이 외에 멘토님께서 공채 및 입사 준비를 하면서 중점적으로 준비하신 것들에 대해 귀띔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우선 제 경험부터 말씀드려야겠군요.
같은 카메라, 다른 태도
저는 사회 첫 출발을 촬영 기자로 시작했어요. 처음 들어가서 느낀 점은 '보도국은 군대구나' 였죠. 수습이란 신분은 회사 내에서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신분 같았고, 선배들의 고압적인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드라마에서 보아오던 그런 사회생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거든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하루하루. 대학 때 시간을 자유롭게 쓰던 그때가 한없이 그립고 앞의 일들이 까마득해 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입사하는 사회초년생들이 대부분 느끼는 감정과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차 보도국 문화와 취재의 과정들이 손에 익고 눈에 익을 때가 되니까 1분 1초를 다루는 신속 정확한 뉴스 전달을 해야 하는 사명감이 가슴 깊숙이 전해지면서 정말 일하는 기쁨과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특히 Y 사는 타사보다 빠르고 정확한 걸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편집이 다 되어있지 않더라도 중요한 사건은 메인뉴스 큐시트에 제 순서가 올라가 있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등줄기에 땀이 흘러요. 편집을 모두 마치고 서버가 있는 층으로 계단을 뛰어 올라가 등록하고 불과 몇 초 차이로 뉴스에 나가면 그때야 가슴이 뛰고 그랬던 좋은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보도국의 일도 적응 후엔 행복하고 기뻤어요. 그런 차에 폭발 사고 현장 리포트를 나갔는데 그곳에서 피해자 유가족들 인터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오열하는 그분들 앞에 단지 일로써 다가가야 하는 제 모습이 본래의 제 모습과 이질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만큼 보도국의 일도 적응 후엔 행복하고 기뻤어요. 그런 차에 폭발 사고 현장 리포트를 나갔는데 그곳에서 피해자 유가족들 인터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오열하는 그분들 앞에 단지 일로써 다가가야 하는 제 모습이 본래의 제 모습과 이질적으로 다가왔어요.
직무에 따라 면접의 질문도 달라져요
제가 시험 볼 때 막 촬영 감독과 촬영 기자 시험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같은 시험 문제였고요. 준비하는 과정은 비슷한데 촬영 기자의 경우는 조금 더 현장성 있는 질문이 많았고 보도로서의 가치관을 묻는 물음이 많았어요.
촬영 감독의 경우 카메라 이론과 감독의 자격에 관한 질문이 많았어요. 아랑에 보면 질문과 대답을 복원해놓은 곳이 있는데 참고해 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장단점이라면 글로 말씀드리는 것보다 장점이 각각 훨씬 많겠지만 한가지씩 말씀드리자면 촬영 감독은 예술적인 감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고 촬영 기자는 버라이어티한 생활의 현실주의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동기들 스펙을 비교했을 때 학점은 3.5 이상 토익은 850 정도인 것 같아요. 물론 낮은 친구도 있고 높은 친구도 있는데 다다익선이겠죠? 촬영 보조의 일은 크게 공채에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요. 차라리 본인 카메라를 가지고 이야기가 있는 곳을 찾아보세요. 하나하나 직접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큰 스펙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촬영 보조보다는 자신의 철학이 담긴 영상이 더 좋은 스펙일 수 있어요
질문에 충분한 답변이 되었나요? 두 직무 모두 가치 있는 일이지만 개인의 성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충분히 고민해 보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