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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외주업체 직원이 아닌 동료를 뽑는 일입니다
삼성전자 · 설비기술
11일 전
💬 멘티의 질문

멘토님, 올해 8월 졸업을 앞둔 기계공학과 학생입니다. 24년 상반기, 생산/제조 부문 설비기술 직무에 지원했으나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습니다.


©Kaitlyn Baker


제 경험으로나 스펙적으로나 전혀 부족하다고 생각은 안 했는데,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고 객관적으로 그 원인을 분석해 보고 싶어서 질문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성했던 자소서의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저는 웨어러블 로봇 연구에 참여하면서 로봇의 파라미터 최적화 알고리즘을 만들어 동력 성능을 개선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품질 향상에 기여하겠다', '설비 자동화를 위한 기술을 연구하면서 엔지니어의 피로도를 개선하고, 일관성을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데 기여하겠다'라는 포부를 어필했습니다.


더불어 현장실습 경험을 더 자세히 풀어냈습니다. BM을 통한 장비 관리 능력과 파이썬으로 현재 제어 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성능을 개선한 경험, 마지막으로 공학적 문제 해결 역량을 어필했습니다.


로봇과 반도체 설비는 분명히 다르긴 하지만, 현장실습을 통해 쌓은 데이터 분석 경험과 이를 바탕으로 제어 성능을 개선해 본 경험을 어필했기에 충분히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펙적으로도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요.


그럼에도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나와서 제 자신을 뜯어고치고 싶습니다. 반도체 관련 경험이 일절 없기는 하나, 설비기술 엔지니어는 공정에 대한 지식보다는 장비의 정비나 제어, 데이터 분석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권예찬 멘토의 답변


멘티님


우선 기본적인 전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어느 떨어지신 분들도 부족해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취업이란 게 수능 볼 때처럼 정시로 대학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깐요.


비교를 해보자면 정시보단 수시라고 생각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수시에서 떨어지신 분들이 학교생활에 부족해서/덜 열심히 해서 떨어지는 건 아니니깐요. (수능처럼 몇 점 커트 이런 게 아니라 사람이 직접 하는 것이니깐요)


소재는 괜찮아 보입니다만, 글 쓰는 방법이 잘못되었었을 수도 있고요 (가독성 문제라거나, 두루뭉술하게 나 이것도 경험했고 저것도 경험했다 등) 아무래도 졸업예정자라면, 자소서를 많이 써보진 않으셨을 텐데 위 자소서 문제가 실패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멘티님이 스펙이 부족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어딜 가나 날고 기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예로, 멘티님 자소서를 보기 전에 더 좋은 스펙을 가지신 분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스펙이 좋다고 합격하는 건 아닙니다. 경험/스펙이 괜찮다고 생각하셔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더군다나 앞서서 관련 회사 현직자들(장비사 다니고 있는 사람들 등)도 있을 테고요.


정말 멘티님의 말씀처럼, 스펙/경험이 좋은 사람만 뽑는 거라면(스펙/경험이 괜찮은데 왜 떨어졌지?처럼 본인의 떨어진 이유를 스펙/경험에서 찾고 계시니) 당연히 앞선 분들이 다 뽑히겠죠? 멘티님이 아무리 뭘 해도 관련 회사에서 실무를 하고 있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으니까요. 멘티님보다 더 낮은(?) 스펙/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붙으신 분들이 계실 테고, 더 좋은(?) 스펙/경험임에도 떨어지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Kelly Sikkema


채용, 외주업체 직원이 아닌 동료를 뽑는 일입니다. 

멘티님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 팀원을 모집한다고 하면, 그 사람이 기본적인 것을 알고 있나? 성실하나? 이야기가 잘 통하나? 등을 보고 팀원을 선택하지, 이 사람이 토익이 몇 점인가 이런 걸로 보고 뽑지는 않잖아요?


즉, 스펙/경험보다는 좀 더 본질적에서 찾아보려고 해보세요. 자소서는 말 그대로 자기를 뽑아달라고 적는 것입니다. 여기서 스펙/경험들은 자기를 뽑아야 하는 근거라고 생각해 보시면 되겠네요. 근거가 있으면 설득력은 높아지겠지만,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이지 설득 그 자체를 완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정도면, 자소서를 어떻게 해야 되나?라고 생각이 드실 텐데요. (만약 자소서가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선배님들(어느 회사던 일을 하고 있는)이나 현장실습 당시 포닥 정도 되는 분들한테 자소서를 보여줘 보세요. 그다음 일분 정도로 짧은 시간만 보여준 뒤, 무슨 내용인지 아시겠나요?라고 여쭤보세요. 무슨 말/내용인지 모르겠다고 하면 다시 적어야 합니다.


실제로 회사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자소서를 보는 게 아니라 시간이 날 때 자소서를 보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 뭔 소리를 하려고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면 멘티님이 뭘 적던 안 읽힙니다. 그러면 당연히 떨어지게 될 테고요.


사업의 본질을 놓치지 마세요

설비기술 엔지니어가 반도체 공정보다 데이터 분석/정비/제어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으나 S사는 반도체 회사입니다. 반도체 공정을 알아야 합니다. 설비 업무에서 다루는 설비는 반도체 장비입니다. 면접에 가서도 반도체 공정을 모른다고 당당히 말씀하셨을까요? 회사는 일을 잘하는 외주업체 직원이 아닌, 같은 지식으로 효율과 발전을 함께 고민하는 동료를 모집하는 일입니다. 꼭 주의해 주세요.



따끔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멘토님 답변을 보고 스스로 많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멘토님이 충고해 주신 부분 잘 보완해서 꼭 원하는 기업에 합격하겠습니다


<응원>

제가 말씀드린 부분이 100% 정답이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멘티님이 보시면서 버릴 건 버리시고, 보완해야 될 부분 보완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느 기업이 되었던 원하는 회사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권예찬 멘토
삼성전자 · 설비기술
연구/설계
안녕하세요~ 현직장까지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 관련이 없는 직무&산업인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매칭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네요.
이러한 점들과 회사생활을 하며 자소서&면접을 준비했던 경험에 대해, 정답은 아니지만, 작은 조언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이 없으신 분들한테도 저의 이러한 경험들과 팁들이 유용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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