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제작 꿈을 키우고 있는 멘티입니다. 저는 웹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무대 미술과 관련이 없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Camille Roux

1, 대학원 진학이 필요할까요? 무대미술은 인맥이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대학원에 가서 공부해서 회사와 연계되는 게 방법일까요?

2, 무대 제작 관련 인턴십이나 배울 수 있는 체험, 아카데미가 있을까요?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티님! 여행 중에 질문을 받아 답변이 좀 늦었습니다. 일단 저는 공연예술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무대미술 분야가 아닌 기획/제작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여 멘티님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드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다만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조금이라도 나눠보고자 합니다. 

©Kyle Head

공연예술 대학원, 실력과 네트워크 둘다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먼저, 대학원 진학에 대해서 물으셨는데요. 공연예술계는 무대미술 분야뿐 아니라 인맥에 의해 채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급하게 사람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단기적으로라도 한번 손발을 맞춰보고 잘 맞으면 지속해서 관계를 맺으며 본격적으로 함께 일하게 되니까요. 또 이왕이면 필드에 나가 있을 때 후배들을 더 끌어주려고 하는 게 있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대학의 무대미술과에서는 포토샵, 캐드, 스케치업 등의 디자인 관련 수업뿐 아니라 음향, 조명, 의상 등의 분야도 조금씩 다 다루는 걸로 알고 있어요. 각 분야의 협업을 통해 하나의 무대가 완성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관련 지식이 다 필요하기 때문이죠. 

멘티님의 일이 무대 디자이너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무대 디자이너에게는 기본적으로 대본 분석 능력이 필요합니다. 연출자가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을 가장 효과적으로 시각화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부분에서는 훈련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네요. 

그 기회는 학과에서 전공과목으로 실습하거나 선배 동기간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을 수도 있고, 아니면 현직자의 작업 크루로 참여해서 점차 커리어를 넓혀가는 방식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대미술 전공으로 대학원에 간다고 해도 바로 기업과 연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크루나 어시스턴트로 참여하고 점차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대본 분석력 등을 키워가면서 메인 디자이너로 이름을 올릴 수가 있게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무대디자인 능력이 있다면 전공자던 비전공자던 결국에는 실제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구축한 네트워크가 가장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무대예술, 이런 교육 기회도 있어요

무대예술전문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아르코 무대예술아카데미’가 있습니다. 입문자부터 종사자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매달 교육이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온라인 교육과 집체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니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한 번 살펴보시고 자세한 진행 상황에 대해 문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지방 도시보다는 서울에서 문화 예술 공연이 더 많이 진행되니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더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계신 지역을 기반으로 꾸준히 공연을 올리고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정식 교육기관까지는 몰라도 무대 제작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에서라도 조금씩 일을 시작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